배우가 되길 후회한 적 없어, 다시 돌아가도 똑같은 선택할 것
2년만에 돌아온 뮤지컬 <앤 ANNE>는 올해 실력파 신인배우들을 대거 캐스팅하며 신선함과 탄탄함을 바탕으로 많은 관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뮤지컬 <앤ANNE>는 캐나다의 소설가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빨강 머리 앤>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극중 걸판여고 연극반이 공연할 작품이 <빨강 머리 앤>으로 정해지면서 걸판여고 학생들과 걸판남고 학생들, 선생님이 <빨강 머리 앤>의 장면을 연기하며 앤의 여정을 그리게 되는 뮤지컬이다.
앤의 상상력과 주변 인물들의 우정과 따뜻함을 통해 원작의 메시지를 전하며 “따스한 위로와 용기를 주는 고마운 작품”, “관심과 사랑이 아이가 성장함에 있어서 얼마나 중요한 건지 또 한 번 깨닫게 되는 작품”, “앤은 동심 속의 고향이기도 하지만 아이들에게는 희망의 가치를 전달해 주는 좋은 공연”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본지는 이번 시즌 서울 공연에 새로이 합류한 최태이 그리고 이예슬 배우를 만날 수 있었다. 최태이 배우는 이번 작품에 극중 '앤1' 역을 맡았으며 이예슬 배우는 린드 부인과 필립스 역할을 맡았다.
다음은 이들과 나눈 일문일답으로 앞서 진행된 인터뷰 < [인터뷰] '앤ANNE' 이예슬·최태이, "사랑과 위로 전하고 싶어요" >와 이어지는 내용이다.
Q. 극 중 극중 앤2(권수현/박슬기) 그리고 앤3(송영미/김이후/전해주) 배우가 함께하고 있는데 각각 어떤 느낌이 나는지 이미지화를 해도 좋을 것 같고, 아니면 연습 혹은 공연을 하면서 느낀 점에 대해서 이야기해 주면 좋을 것 같다.
최태이 네, 우선 앤2의 수현 배우는 한창 예민하고 변화하며 사춘기를 겪고 있는 앤을 잘 보여주고 있는 것 같아요. 앤이 처음으로 상상이 아닌 얼굴을 마주하며 대화할 수 있는 동갑내기 친구가 생겼거든요. 그토록 원하던 친구가 생겼다는 건 앤에게 큰 사건이자 특별한 만남이라고 생각해요. 친구를 만나 자신에게도 변화가 일어나고 그것을 인지하지 못하는 앤의 모습도 함께 보이는 것 같더라고요.
그리고 슬기 배우같은 경우에는 놀이동산이 생각나요. 처음 가본 곳에서 호기심으로 가득 차 시선이 향할 수밖에 없는, 그런 곳에서 나의 친구를 만났고 그 만남을 잊을 수 없어 매일매일 울며 그곳을 그리워하는 어린아이가 생각납니다.
앤3 역할로 넘어가서 영미는 사랑을 통해 불안했던 마음이 편안해지고, 한층 더 단단해진 앤 3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아요. 불멍을 한 것처럼 따뜻하고 편안하며, 장작을 태워 주변을 빛내고 더불어 자신도 활활 타올라 빛을 내고 있더라고요. 또한 오랫동안 앤 작품을 함께 했기 때문에 여유도 있고 앤 1을 했을 때, 매슈와의 첫 만남 함께 했던 그 순간을 잘 알기에 역할을 몰입하는 데 도움받고 있는 게 보였어요.
이후 배우님은 현재 시점으로 공연을 1회만 한 상황인데, 첫 느낌을 말하자면 차분하고 성숙된 느낌이 잘 보였던 것 같아요. 특히 매슈가 죽었을 때 그 슬픔을 감당하기엔 너무 벅차서 이 마음을 어찌해야 할지 모르는 감정을 <안녕, 앤>이라는 노래를 통해 잘 보여주고 있거든요. 그 이후로 더 성숙해진 앤의 모습이 보입니다.
마지막으로 해주 배우님 같은 경우에는 “매슈는 없는데 난 여전히 상상을 하며 즐거움을 느껴”라는 대사에 잘 맞는 앤 3이 아닐까 싶었어요. 말썽꾸러기에서 길버트 앞에서 수줍음을 보여줄 수도 있는 아이로, 그리고 여자가 된 앤3과 가장 가깝지않았나 싶어요. 그리고 앤의 천진난만한 듯 여리고 엉뚱한 모습도 함께 보여서 좋습니다.
Q. 뮤지컬 <앤 anne>이 가지고 있는 힘은 뭘까?
최태이 내가 유난인 건지, 이상한 사람인 건지 의심이 드는 그런 순간들, 그걸 괜찮다며 나의 존재를 인정해 주는 사람들. 나 자신을 돌아보게 만들며 더불어 희망을 주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Q. 다른 역할로 무대에 오를 수 있다면 어떤 역할을 해보고 싶나
최태이 저는 앤3 역할요. 자신을 처음으로 사랑해 주었던 매슈가 죽었을때, 사랑을 알고 마음 안에서 흐르는 슬픔이 앤에게 어떻게 와닿고 표현될지 궁금하더라고요.
Q. 배우가 되겠다는 생각을 한 계기가 있을까. 언제 처음 배우가 되겠다고 마음을 먹었을까.
최태이 중학교 3학년 때, 티비를 보는데 뮤지컬 광고를 보고 “재밌겠다!! 해보고 싶다” 호기심으로 시작하게 됐습니다.
Q. 후회가 됐던 적은 없을까
최태이 힘든 적은 많았지만 후회한 적은 없었던 거 같아요. 다시 돌아가도 배우를 택할 거 같거든요.
Q. 반대로 배우가 되기를 잘했다고 생각했을 때는?
최태이 배우로 살아가다 보면 마음이 말랑말랑해지기 쉽기 때문에 그만큼 삶을 유쾌하게 살아가기는 어려운 거 같아요. 상처받기 쉬운 마음이랄까 하지만 인물을 만나 분석하고 표현하기까지 과정을 돌아보면 물음표를 자기 자신에게 가장 많이 던지게 돼요. “나라면 어땠을 거 같은데? 나는 그런 경험이 있었나? “ 내가 몰랐던 나의 모습, 과거의 기억, 슬픔, 행복, 분노 등등 다양한 감정을 진하게 알게 되고 그 과정을 통해 삶을 살아가는데 감사함을 느끼게 돼요.
Q. 어떻게 보면 이제 발을 내딛고 있다. 배우로서 욕심나는 작품이나 배역이 있을까
최태이 보통 사람들은 이해하기엔 어렵지만, 그 인물에 공감하게 만드는 연기를 하고 싶어요. 이 인물의 감정이 “왜 이럴 수밖에 없나? 저런 상황이라면 나도 저럴 수 있을까?” 예를 들어 영화 <죄 많은 소녀>에서 영희라는 인물이 자신은 죄가 없다고 결백하다고 말하지만 주변에선 의심으로 영희를 죽음으로 내몰고 있어요. 그 과정이 순탄치 않고 보는 이들까지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 만큼 고통스러운 장면이 많이 보입니다. 그 감정선을 관객들이 함께 따라가며 집중할 수 있게 하고 싶습니다. <멜로가 체질>처럼 대중들이 흔하게 알고 이해할 수 있는 상황과 감정을 표현하며 “ 아!! 저 느낌 뭔지 알지!” 하고 이마를 탁 치게 하는 연기도 해보고 싶습니다.
Q. 한해 목표를 세우는 편일까. 내년 목표가 있다면?
최태이 목표를 정하기보단 매 순간을 최선을 다해 살아가려는 편이에요!
Q. 없거나 목표를 세우는 편이 아니라면 해보고 싶은 일도 좋다.
최태이 심리상담사, 연출, 작가, 여행사 등등 감정을 깊게 들여다볼 수 있고 시야를 넓힐 수 있는 그런 일을 하고 싶어요.
Q. 취미는?
최태이 취미라는 게 딱히 없는데 만들어 본다면 빵 만들기랑 클라이밍을 하고 싶어요. 샐러드를 빵에 넣어 먹는 걸 좋아하기도 하고 재밌을 거 같아요. 클라이밍은 길을 만들어 한 걸음씩 옮겨 간다는 게 게임같이 느껴지고 운동도 되니 일석이조가 아닐까요.(웃음)
Q. 마지막으로 나만의 재테크 방법이 있을까?
최태이 사실 재테크를 할 만큼 고정적인 수익이 없… 또래 친구들이 할 만한 청약이나 그달에 벌어들인 돈을 모아두는 편입니다.
뮤지컬 배우 최태이 프로필
2021년. 뮤지컬 <앤ANNE>. 앤1 役
2019년. 뮤지컬 <친정엄마>. 세라 役
2018년. 뮤지컬 <미싱>. 소정 役
2017년. 뮤지컬 <넌센스>. 로버트 앤 役
2020년. 단편영화 <인플레이션>. 금주 役
2019년. 장편영화 <잔칫날>. 알바생 役
2017년. 드라마 <아버님 제가 모실게요>. 합창단 役
2020년. 뮤직비디오 장오월 <월정리해변>. 주연 役
사진 촬영 : 이미지훈스튜디오
장소 제공 : 대학로 아이엠 아르띠스타 카페 (서울 종로구 대학로8가길 129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