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은행 공격 경영 은행권 긴장
씨티은행 공격 경영 은행권 긴장
  • 신동민 기자
  • 승인 2005.07.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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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에 PB강화...시장 선두 나설듯

씨티은행이 본격적인 공격 경영을 추진하고 있어 은행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세계 최대 은행인 씨티은행이 현재 한미은행과의 합병을 마무리하고 대대적인 마케팅을 펼칠 경우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로 올라서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씨티은행의 뛰어난 마케팅 능력은 금융업계에서는 전설로 통하고 있다. 세계 최초로 금융자동화기기(CD/ATM)와 은행 무인점포를 개설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또한 현대적 의미의 금융서비스인 신용대출을 개발해 시장을 석권했고 미국은행 최초로 해외에 지점을 개설해 세계화를 추진한 것도 씨티은행이다.

현재 씨티은행은 트래블러스 그룹과의 합병으로 세계 최대 종합금융기관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가장 탄탄한 글로벌 네트워크와 경쟁력을 지닌 초우량 금융기관으로 평가받고 있다. 무엇보다도 종합적인 위험관리 체제 도입으로 위기관리 능력이 가장 뛰어난 은행으로 꼽히고 있어 국내 시장에 본격적으로 영업을 나설 경우 은행권의 판도변화는 자명한 일이다.

시티은행이 한미은행 노동조합의 거센 반발로 아직 한미은행과의 합병이 완료되지 않고 있으나 조직 정비가 마무리되어 본격적인 영업에 나설 경우 이를 견제할 국내은행이 없는 점이 문제이다. 최근 시티은행이 고금리 마케팅을 실시하고 있지만 국내은행의 경우 외환위기 이후 부실을 털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어 이에 대처할 여력이 없다는 것이다. 특히 PB업무의 경우 세계 1위의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시티은행이 이 부문에 공격적인 경영을 나설 경우 아직 걸음마 단계인 국내은행의 PB서비스로는 씨티은행의 경쟁상대가 되지 않는 점도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현재 시중은행들이 정부의 부동산투기억제정책에 따라 주택담보대출의 금리인하 혜택을 폐지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규제가 닿지 않는 씨티은행의 경우 오히려 금리 우대 폭을 확대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씨티은행은 ‘파란 파라솔 페스티벌’을 통해 이 기간에 ‘에이스 장기담보대출’을 받는 고객에게 초기 6개월간 대출 금리를 0.7% 포인트까지 할인해주고 있고 5000만원 이상의 대출을 소개한 신규·무실적 부동산 중개업소에 상품권을 증정하는 방식으로 대출모집을 적극 적으로 장려하고 있다. 또한 시중은행들이 금리를 낮추고 있는 시점에서 시중은행 금리보다 약 1% 높은 연 4.3%의 이자를 주는 특판예금을 내놓아 수신 금리 경쟁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금융업계의 한 전문가는 “시티은행의 영업스타일로 볼 때 초기 시장선점을 위해 풍부한 자금력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단기간 내에 시장을 선점한다”면서 “시장을 선점한 뒤에는 고객들에게 비싼 수수료를 챙겨 이익을 취하는 영업 전략을 구사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PB업무의 경우 최근 씨티은행은 병원 창업을 원하는 예비 의사들을 대상으로 ‘닥터론’ 상품 등 다양한 상품을 내놓아 PB영업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씨티은행은 글로벌네트워크, 상품판매 노하우, 다양한 수익원을 통해 자산관리를 체계적으로 잘한다고 이미 강남권의 거액 자산가들에게는 정평이 나있을 정도로 독보적이어서 이에 대한 대처에 국내 시중은행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증권업계 한 전문가는 “한미은행과의 조직 통합이 마무리 될 경우 고금리 정책과 거액자산가를 대상으로 하는 PB업무 본격적인 영업이 시작될 경우 현재 이에 맞설 국내 은행은 없다”면서 “특히 은행들이 정부의 눈치를 보고 있는 상황이고 아직까지 예대마진에 의존하는 구조라서 씨티은행의 경쟁자로서 나설 은행은 전무한 상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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