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임재혁 그리고 윤성경, "더 깊어진 연기와 노래 기대하길 바라"
올해 5월, 10년만에 새로운 창작진의 손을 거쳐 돌아온 창작뮤지컬 <슈샤인보이>가 관객들의 호응에 힘입어 지난 11월 24일 재개막했다.
창작뮤지컬 <슈샤인보이>는 신데렐라 스토리를 현대 배경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대기업에 다니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있는 구두 수리공 상구와 대기업 회장의 외동딸이자 진실한 사랑을 꿈꾸는 민희, 그리고 누구보다 성공하고 싶은 야망가 태수라는 인물이 출연한다.
'극단 성'은 "작품을 처음 구상할때 <장화 신은 고양이>를 제목으로 잡았다"며 "주인공은 성공으로 인도하는 고양이 역할을 극 중 상구의 조력자이자 가족인 할아버지로 설정했다. 현실과 동화 속 이야기를 오가는 이야기를 구성했다. 상업극과는 또 재미로 다가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본지는 극 중 구두 수리공 상구 그리고 대기업 회장의 외동딸 민희 역을 맡은 배우 임재혁과 윤성경을 만나 이번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이들이 바라본 뮤지컬 <슈샤인보이>은 어떤 작품일까.
다음은 이들과 진행한 일문일답으로 공연과 관련된 내용이 포함되어 있음을 밝힌다.
Q. 반갑다. 두 배우 모두 본지와 처음 만났는데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윤성경 안녕하세요. 저는 이번 작품 뮤지컬 <슈샤인 보이>에서 민희 역할을 맡은 윤성경이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더 할까요? 음... 제가 요즘 자기소개서에 쓰는 게 있는데 교회보다 절을 더 좋아하는 윤성경이라는 말이 있어요. 왜냐하면 사람들이 교회를 다니냐고 너무 많이 물어보셔서 그래서 요즘에 인사를 하거나 소개를 할 때 교회보다 절을 더 좋아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임재혁 다음으로 제가 할까요? 저는 그냥 저를 좋아하는... 교회도, 절도 좋아하고 저를 좋아하는 배우 임재혁이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Q. 상반기 공연 이후 빠르게 돌아온 것 같다
임재혁 네, 정말 감사하게도 올해 상반기 공연을 봐주셨던 분들이 많기도 했었고 다들 재밌게 잘 봐주셨었거든요. 그래서 연출님이나 제작사 대표님, 프로듀서님이 이 작품을 조금 더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셨었던 것 같아요. 이 따뜻한 작품을 조금 더 관객들에게 보여주자는 생각을 하셨었고, 그렇게 돼서 이번 공연까지 오게 된 것 같습니다.
윤성경 저는 연출, 제작사 분들을 조금 알고 있었거든요. 사실 이 작품 말고도 다른 작품들도 같이 했었어요. 그래서 이런 작품이 있고, 무대에 올리겠다는 이야기가 나왔을 때같이 하겠냐고 물어보셔서 바로 하겠다고 해서 참여를 하게 됐었거든요. 그렇게 올해 첫 무대를 올렸었는데 끝나고 보니까 조금 아쉬움이 남더라고요. 그래서 뭔가 아쉽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다시 공연을 올리겠다고 해서 바로 참여하겠다고 말했어요.
Q. 어떻게 보면 재연 공연이라고 볼 수 있는데, 초연과 달라진 점 혹은 방금 이야기했던 것처럼 부족했던 부분? 아쉬움이 남았던 부분 등을 수정한 게 있을까
임재혁 사실 어떤 아쉬움이나 그런 것들은 크게 없었던 것 같아요. 다들 너무 호흡도 잘 맞았었고 팀워크도 너무 좋았거든요. 다들 활발하게 활동을 하던 배우들끼리 뭉쳐있다 보니 척하면 척하고 되게 합이 좋았고, 어떤 돌발적인 상황이 와도 그냥 다 대처할 수 있는 배우들이었어요. 그래서 어떤 상황에서도 크게 당황하지 않고 공연을 이어나가서 사실 되게 재밌게 공연을 했었어요. 재연에 들어오면서 달라진 점은 신선함이 아닐까 싶어요. 어린 친구들이 합류하면서 전과는 또 다른 느낌이 들더라고요. 연습실 분위기도 조금 더 산뜻해졌다랄까요.
윤성경 본인도 완벽했던 걸까요?
임재혁 맞습니다.(웃음) 이어서 이번에 새로 참여한 배우들이 어리고 특유의 산뜻한 에너지들이 있어서 사실 되게 기대가 됐던 것 같아요. 전과는 또 다른 분위기가 나왔었거든요. 그래서 물어보셨던 어떤 부족했던 부분이나 디밸롭한 부분들이 뭐가 있느냐에 집중하기보다는 우리가 가지고 가는 부분들? 혹은 새로 합류한 배우들이 뿜어내는 에너지가 너무 밝고 좋아서 이 부분들에 기대를 해주시면 좋겠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윤성경 저는 사실 제가 그동안 작품들을 하면서 많이 해봤던 역할이 아니었거든요.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 사실 제가 표현하는 데 있어서 어떤 아쉬움이 남았었어요. 그리고 앞서 말했듯 저도 사실 호흡이나 액션에 대한 부분들은 다들 원래 같이 작품을 했었던 사람들이다 보니 너무 좋았었어요. 그래서 저 스스로에 대한 아쉬움을 해결하려고 했던 것 같아요. 어떤 노래나 연기적인 부분, 초연은 시간에 맞춰서 어떻게든 완성해서 공연을 올렸는데 더 잘하고 싶었었고 그 부분들을 챙기려고 했어요. 그리고 그 부분들을 채워나가면서, 캐릭터에 대해서 더 생각을 했었죠.
임재혁 저도 조금 덧붙이자면 사실 초연 때는 제가 맡은 상구라는 인물이 가진 순수함에 집중을 했었는데, 이번에는 조금 더 포커스를 뒤로 두고 담백하게 표현을 해보자는 생각을 했고 그런 부분들을 체크했던 것 같아요. 물론 초연 때 상구를 좋아하는 관객분들도 계셨겠지만 저 스스로 되돌아봤을 때 제가 정말 이 역할을 잘 연기했나라고 바라봤을 때 너무 심하게 혹은 더 지나쳐서 과하게 연기를 한 게 아닐까 했던 부분들이 있더라고요. 너무 욕심에 과해져서 누군가에겐 부담스럽게 다가갈 수 있었던 것 같았고, 그래서 이런 부분들을 덜어내고 혹은 조금 더 담백하게 담아내보고 싶었던 것 같아요.
Q. 텍스트에 집중을 했을까? 아니면 연기적인 부분들?
임재혁 일단 전체적으로 체크했던 것 같아요. 연기적인 부분도 그렇고 노래도 그렇고요. 초연 때는 순수한 상구의 모습만 생각을 했다면 지금은 상구와 저, 이 인물이 가지고 있는 특성과 제가 가지고 있는 어떤 습관 등을 다 체크하면서 노래를 준비하고 연기를 준비했다랄까요. 정서적으로 여러 부분들에서 접근을 했던 것 같아요.
Q. 맡은 배역에 대해서 각자 소개해 보자.
윤성경 일단 제가 맡은 민희라는 인물은 대기업 재벌 회장의 외동 딸입니다. 남들이 보기엔 부러울 것 없이 사는 사람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엄마를 잃은 상처와 아픔을 가지고 있는 그냥 평범한 사람이죠. 대본 상에는 26살이라고 나와있는데 저는 딱 어느 나이라고는 설정하지 않고 20대 중반에 친구라고 설정하고 그 모습들을 표현하려고 했고, 이 또래의 친구들이 가질 수 있는 연애관이나 사랑 등을 보여주려고 했습니다.
임재혁 제가 연기한 상구라는 인물은 어떻게 보면 민희와 완전 극과 극을 오가는 인물이에요. 부모님이 없이 고아로 자라온 친구입니다. 할아버지가 입양해 서울로 상경해요. 할아버지의 보살핌 속에서 어떻게 보면 조금 부족한 삶일 수 있지만 되게 순수하게 잘 자라나요. 화려한 직업을 가진 것도 아니고 다른 사람들의 구두를 닦는 직업을 가지고 있지만 현실에 주눅 들지 않고, 스스로 작아지지 않고 오히려 되게 밝고 긍정적인 성격으로 세상을 바라보거든요. 그리고 언젠간 말끔하게 하얀색 와이셔츠와 넥타이, 말끔한 정장을 입고 회사에 출근하겠다는 꿈을 꾸고 있습니다. 여러 사건사고를 거치며 어느 순간 저 스스로를 초라하게 바라보기도 하지만 그 또한 금방 이겨내는 모습도 있어요. 단순한 삶, 성격을 가지고 있지 않아서 되게 재밌은 인물이지 않나 싶어요.
윤성경 저도 조금 덧붙이자면 상구의 순수함이 가진 힘이 크다고 생각해요. 제가 맡은 민희와 상구는 어떻게 보면 정말 다른 세상에서 살고 있는 인물들이잖아요. 돈이 많고, 없고를 시작으로 그들이 살아왔던 삶, 신분의 차이도 극과 극을 달리고 있죠.
Q. 어떻게 보면 현대판 신데렐라 스토리인데 남녀의 상황만 바뀐 듯한 느낌이다.
윤성경 맞아요. 현실적이지만 현실이지 않은, 이야기죠.
Q. 어떤 모습에 서로가 반하게 된 걸까. 어떤 매력이 있었던 걸까
임재혁 사실 이게 현실이라면 두 사람은 만나거나 마주치는 순간이 거의 없지 않았겠죠. 극 중에 어떻게 보면 1차원적인 표현이라고 해야 할까요. 첫눈에 반하게 되는 장면이 있어요. 그래서 뭔가 두렵지만 한 걸음 내디뎌 나아가는 결정을 하게 되죠.
윤성경 보고 있으면 어느 순간 그 스스로가 "안돼, 안돼!"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걸어나가는 모습을 보여요. 민희는 이 사람, 상구가 가지고 있는 매력에 점점 빠져들어가요. 그가 열심히 일하는 모습, 그리고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순수한 모습에 빠져들죠. 민희는 자기와 상구의 신분에 대해서 인지하고 있지만 크게 생각하지는 않아요. 이 사람만 보면서 가고 있죠. 상구 또한 자신이 숨긴 사실, 상황과 거짓된 신분에 고민하지만 멈추지는 못하고 있죠. 민희는 이상하게 상구가 여러 사건들 속에서도 일을 헤쳐나가는 모습을 바라봐요. 그런 모습들 속에서 그가 구두닦이였다는 사실을 알게 됐음에도 불구하고 그 직업에 대한 걱정보다 그와의 사랑이 맞는 건지 중요하게 생각하죠. 시작은 달랐을지언정 두 사람은 만나게 될 운명이라고 생각해요.
Q. 연습 중 어려웠던 부분은 뭐가 있었나
임재혁 듣자마자 떠오르는 게 있는데, 연습 과정에서 사실 많은 걸 시도해 봤었거든요. 감정적인 부분에서 어떤 감정의 끝을 보려고 했었어요. 기쁨이나 슬픔의 극과 극을 오가거나 그 끝을 보기도 했죠. 연습 과정에서 장면 장면을 나누고 끊어서 연습을 하다가 감정이 격해졌던 기억이 있어요. 극 중에 민희를 마주 보고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있는데 눈을 마주치는 순간 목이 메더라고요. 그냥 마주 보고만 있어도 감정이 격해져서 결국 연습을 멈췄던 적이 있거든요. 어떻게 보면 서로 진실된 감정을 주고받았고, 감정이 너무 격해진 게 아닌가 싶었어요. 굉장히 특별했던 순간이었던 것 같지만 오히려 너무 격해지니까 노래를 하지 못해서 감정을 덜어내고 단계를 나누는데 시간을 투자했던 계기가 됐어요. 사실 이렇게 격해지는 감정을 연습 때부터 경험하는 건 흔치않거든요. 어려웠다고 하기보다는 되게 특별했던 순간이 아니었나. 그래서 기억에 많이 남아있습니다.
윤성경 일단 저는 앞서 이야기를 했던 것처럼 제가 그동안 맡아왔던 역할이 아니었다 보니 민희라는 역할과 너무 동떨어져있지 않나 싶었어요. 사실 배우들이 자기한테 맞는 이미지나 목소리, 성격이 있잖아요. 그런데 제가 그동안 맡아왔던 역할은 어떻게 보면 억척스럽다 하는 역할들이 많았거든요. 여주인공의 옆에 있는 역할들이 대부분이었는데 같이 공연을 하면서 저도 잘 할 수 있는데 하는 마음을 가져왔었는데 막상 저한테 주어지니까 너무 다르게 다가오더라고요. 어떤 성격이나 이미지가 저랑은 너무 달라버리니까 시작에서부터 턱에 가로막혀 버린 느낌을 받았어요. 여성스러운 역할도 종종 하긴 했지만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어요. 그리고 노래가 저랑 톤이 너무 맞지 않아서 그걸 맞춰나가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기도 했고 저 스스로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던 것 같아요. 아무래도 제가 조금 허스키한 목소리를 가지고 있는데 민희가 부르는 노래가 전부 높거든요. 연기라는 연습을 통해 넘어갔는데 노래라는 또 다른 턱이 앞에 있었어요. 이번에 돌아오면서 사실 이 부분에 되게 많은 신경을 썼던 것 같아요.
2보는 12월 6일 월요일날 게제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