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빨래' 노희찬·강기헌 "시대를 뛰어 넘어 전하는 위로"
[인터뷰] '빨래' 노희찬·강기헌 "시대를 뛰어 넘어 전하는 위로"
  • 조나단 기자
  • 승인 2021.11.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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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보다 연기와 노래로 보여주고 싶어"
뮤지컬 '빨래', 코로나 이겨내고 11월 5일 재개막
뮤지컬 배우 노희찬 그리고 강기헌이 말하는 솔롱고

창작 뮤지컬의 신기원, 뮤지컬 <빨래>가 25차 프로덕션으로 1년 만에 대학로 무대로 돌아왔다. 뮤지컬 <빨래>는 서울로 상경해 '성공' 하기 위해 일을 하는 비정규직 청년 서나영과 몽골에서 돈을 벌기 위해서 한국으로 오게 된 이주노동자 솔롱고의 서울살이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오는 5일 개막을 앞두고 있는 뮤지컬 뮤지컬 <빨래>는 지난 2003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졸업 공연을 시작으로 첫 선을 보였다. 이후 2005년 제11회 한국 뮤지컬 대상에서 작사·극본상을 수상했으며, 약 16년 동안 5000회가 넘는 공연을 이어왔으며, 누적 관객 수 80만 명, 평균 유료 객석 점유율 80% 등을 기록한 스테디셀러 뮤지컬이다. 또한 뮤지컬 배우 홍광호, 이규형, 정문성 등을 비롯해 이정은, 임창정, 박호산, 곽선영 등 내로라하는 배우들의 등용문으로 통하고 있다. 

지난해 23차-24차 공연이 코로나로 인해 조기 종영했으며 지난 1년간 문을 닫았다. 그러나 오는 11월, 25차 프로덕션 팀과 함께 '대학로 유니플렉스 2관'으로 이사하며 새로운 무대에서 전과 또 다른 느낌의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다음은 극 중 솔롱고 역을 맡은 두 배우 노희찬 그리고 강기헌과의 인터뷰로 공연과 관련된 내용이 일부 포함되어 있음을 밝힌다.

 

사진 ⓒ 이미지훈스튜디오

 

Q.  반갑다. 본지와의 첫 인터뷰인 만큼 간단하게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노희찬  안녕하세요. 저는 뮤지컬 배우 노희찬입니다. 뮤지컬 <빨래>의 25차 프로덕션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반갑습니다.

강기헌  안녕하세요. 저도 이번 프로덕션에 참여한 뮤지컬 배우 강기헌입니다. 

Q.  오랜만에 서울 공연에 합류하게 됐다.

노희찬  네, 정말 오랜만이기는 한데 사실은 최근에 지방 공연을 하기는 했었거든요. 그래서 그렇게 멀게만은 안 느껴지고 감도 잃지는 않은 것 같아요. 서울 공연으로는 2년 만에 돌아온 것 같습니다. 기헌 씨도 비슷하지 않나요.

강기헌  네. 저도 지방 공연을 올라갔었어요. 그래서 어떻게 보면 서울 공연이 중단됐다 뿐이지 계속하기는 했었거든요. 그런데 이제 오랜만에 서울에서 공연을 하는 거다 보니 느낌이 조금 색다르달까요. 

Q.  기대가 되지는 않나

노희찬  일단은 공연을 할 수 있다는 것, 그것에 너무 행복함을 느끼고 있어요. 사실 공연을 올리고 있는 배우나 제작사, 스태프들뿐만 아니라 공연을 보러 와주시는 모든 분들 또한 다 힘든 시국을 함께 버티고 이겨나가고 있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렇게 봤을 때 제가 더 큰 행복을 느끼는 건 우리가 그 힘든 삶 속에서 어떤 이겨낼 수 있는 힘 혹은 오늘의 당신을 응원할 수 있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지 않나 싶어서 어떤 기대가 되기보다는 되게 기쁘고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사진 ⓒ 이미지훈스튜디오

 

Q.  극중 솔롱고 역할을 맡게 됐는데 이 역할에 어떤 매력이 있는 걸까.

노희찬  일단 이 인물이 가지고 있는 상황, 외국인이고 노동자인 인물. 한국에는 친숙하지 않은 몽골이란 곳에서 어떻게 보면 돈을 벌기 위해서 자신의 미래를 위해서 한국에 넘어왔지만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면서 대접받지 못하는 상황에 놓여있음에도 불구하고 희망을 잃지 않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스스로 어떤 위로를 받는게 아닐까 싶어요. 끝까지 희망을 잃지 않고 열심히 살아가는 그의 모습이 매력 있게 나아가지 않았나 싶더라고요. 

강기헌  어떻게 보면 우리의 모습이라고도 볼 수 있달까요.

Q.  기헌 배우 같은 경우, 이번 작품을 처음 참여했을 때랑 지금 캐릭터를 준비하면서 달라진 게 있을까. 

강기헌  처음 솔롱고라는 인물에 대해서 생각을 했을 때, 그가 한국에 왔을 때부터를 그려봤었어요. 언어가 통하지 않은 타지에 처음 들어왔을 때, 그곳에서 무시 아닌 무시를 당하고 있는 솔롱고의 모습에서부터 솔롱고라는 인물을 구체화시켰죠. 그런데 지금 다시 이번 작품에 대본을 보면서는 조금 관점이 달라졌다랄까요? 일단 그의 과거부터 더 캐냈던 것 같아요. 몽골에 있었을 때 솔롱고의 삶에서부터 그가 한국이라는 외국, 타지에 오게 됐을 그 부분들까지 다 그려봤었죠. 그리고 한국에서의 삶, 그리고 나영이라는 인물을 만나고서 바뀌게 되는 삶. 열심히 하지 않았을 때는 없지만 이번 프로덕션에서는 제가 표현하고자 하는 모든 것들을 숨김없이 다 표현해 보려고 노력했어요. 그게 이번 시즌의 제가 아닐까. 그리고 솔롱고의 모습이 아닐까 싶습니다.

Q.  부담감은?

노희찬  사실 부담감이라는 건 저는 없는 것 같아요. 부담감보다는 오히려 그냥 빨리 공연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앞서거든요. 왜냐하면 우리 공연이 가지고 있는 힘, 힘이 있는 작품인 만큼 빨리 관객분들에게 어떤 힘을 어떤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드렸으면 좋겠다 싶거든요. 저와 우리 모든 배우들이 열심히 행복하게 준비를 했던 만큼 관객분들 또한 우리가 말하고 싶은 이야기를 잘 들어주실 거라 믿고 있습니다. 그래서 빨리 공연을 했으면 좋겠고 우리 모두 즐거운 시간을 갖게 됐으면 좋겠어요. 

강기헌  사실 오랜 시간 동안 코로나라는 질병 때문에 다들 지쳐있으시잖아요. 그런 만큼 희찬 배우님이 말했던 것처럼 우리 공연을 보시고 힘을 얻어 가시고 기운을 받아 가셨으면 좋겠어요. 

 

사진 ⓒ 이미지훈스튜디오
사진 ⓒ 이미지훈스튜디오

 

Q.  좋아하는 장면이나 넘버가 있을까

강기헌  사실 처음에는 우리 작품 제목과 동명의 넘버인 '빨래'를 되게 좋아했었거든요. 그런데 오랜 기간 작업을 하다 보니 마지막 장면이 되게 가슴에 와닿더라고요. 이제 다들 이사를 가기도 하고 합쳐지기도 하는데 작품을 시작하는 장면과 대비되기도 해서 정말 저 스스로가 행복하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래서 무론 다른 장면들도 다 집중해서 연기하고 노래하고 있지만 마지막 엔딩 때가 되면 되게 진심으로 작품과 인물에 다가가있지 않나 싶었어요. 

노희찬  이어서 기헌 배우님은 연습을 하면서 울림이 있었다 하는 대사나 가사가 있었을까요?

강기헌  제가 최근에 <오징어 게임>이라는 드라마를 봤었거든요. 보셨어요?

노희찬  아뇨. 아직 못 봤습니다.

강기헌  꼭 보셔야 해요. 그 드라마에서 어떻게 보면 솔롱고와 비슷한 상황, 비슷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인물이 나와요. 우리 작품 속 솔롱고가 공중전화박스에서 전화를 하는 장면이 있잖아요.

노희찬  "돈 주세요?"

강기헌  네, 그 장면이랑 되게 비슷한 장면이 그 드라마에서 나오거든요. 그런데 실제로 외국 분이 연기를 하신 거라서 그런지 그 장면이 오버랩되면서  되게 많은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진짜 그 장면은 꼭 보셔야 해요. "아, 정말 이렇게까지 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장면, 그 대사를 하면서도 되게 슬펐지만 이제는 진짜 내 상황이라고 더 생각을 하고 하면 더 처절하고 절실한 부분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개인적으로 공중전화 장면을 좋아합니다. 그 뒷모습으로 연기하는 장면이요. 

노희찬  저는 처음에 솔롱고를 연기할 때 사실 그 장면이 되게 어려웠어요. 그 장면에서 나오는 "돈 주세요"라는 대사가 와닿지가 않았거든요. 실제로 저 노희찬의 삶을 두고 봤을때 제가 잘 살았다는건 아니지만 누군가에게 돈을 달라는 말을 해봤던 적이 많이 없었거든요. 어떤 절박함이라고 해야할까요. 그런 경험이 사실 부족했었어요. 그래서 처음 이 작품을 맡았을때, 솔롱고라는 인물이 말하는 "돈 주세요"라는 말이 얼마큼, 그가, 솔롱고라는 사람이 얼마나 간절하면 이런 이야기를 할까라는 게 사실 어떤 상상이나 생각이 되지 않았어요. 그래서 사실 처음 솔롱고로서 무대에 올랐을 때 조금 거짓된 마음이라고 해야 할까요. 당시 제가 해석했던 인물 그대로를 연기를 했었어요. 그런데 점점 나이를 먹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의도치 않은 상황들 속에서 현실과 부딪히면서 저 또한 많이 성장을 하고 볼 수 있는 부분들이 많아지더라고요. 그렇게 진짜 제 모습, 그리고 진짜 솔롱고가 나왔던 것 같아요. 그래서 사실 지금은 어떤 생각이나 상상 속에서 만들었던 인물이 아닌 정말 마음속에서 우러나온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요. "돈 주세요" 단 네 글자이지만 그 말이 진짜로 나오더라고요. 이 이야기가 얼마나 이 인물에게 간절한 일이고, 그가 얼마나 힘든 상황이라는 걸 알고 느끼고 있기 때문에 그의 믿음이 무너지는 그 상황, 점점 더 처절해지는 그가 이해가 되고 있지 않나. 그래서 힘들고 어렵지만 인상 깊은 장면이자 대사가 아닐까 싶어요. 

 

좌측부터 노희찬 윤진솔 김청아 강기헌 배우 / 사진 ⓒ 이미지훈스튜디오
좌측부터 노희찬 윤진솔 김청아 강기헌 배우 / 사진 ⓒ 이미지훈스튜디오

 

Q.  두 명의 솔롱고, 그리고 두 명의 나영과 함께 한다. 같이 공연을 했던 배우도 있고 처음 만나는 배우도 있을 것 같은데

강기헌  저는 사실 나영 역할을 맡은 두 배우님과 한 차수씩 공연을 했었거든요. 두 사람의 실제 성격을 떠나서 나영으로 봤을 때 진솔 배우는 되게 지켜주고 싶은 나영이었던 것 같아요. 내가 더 감싸주고 싶고, 되게 힘든게 여실히 보이기 때문에 내가 더 감싸주고 싶고, 이렇게 손을 잡아서 이끌어주고 싶은 어떤 보호 본능을 이끌어내는 나영이었던 것 같아요. 청하 배우는 굉장히 당차고 잘 살 것 같은 나영이었어요. 어떻게 보면 현실에 이리 치이고 저리 치였던 솔롱고에게 당찬 청하 나영의 모습은 더 매력적으로 다가왔을 수도 있겠더라고요. 그런 모습에 큰 매력을 느끼고 어떻게 보면 내가 이 친구를 믿고 결혼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들게 하는 나영인 것 같아요. 그의 옆에 있다 보면 되게 힘이 날 것 같고 저 스스로도 더 힘을 내고 살아갈 것 같거든요. 되게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는 나영이라고 생각합니다.. 

노희찬  저는 청하 배우님은 다른 작품, 어떤 콘서트 행사에서 만나봤었어요. 그때 같이 듀엣으로 노래를 불러본 적이 있었는데 사실 이 친구가 어떤 친구고 어떤 생각과 성격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을 정도로 많은 대화를 나누지는 못했었거든요. 진솔 배우도 따로 알고 있지는 않아요. 그래서 어떻게 보면 처음 보는 나영과 솔롱고를 잘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해요. 이들에 대해서 깊이 있게 알지 못하고 있는 만큼 저로서도, 솔롱고라는 인물로서도 새롭게 다가가지 않을까. 일단 저는 작품, 작업을 하면서 사람들과의 조화를 중요하게 생각하거든요. 다른 것보다 이것에 집중해서 준비를 하려고 합니다. 일단 제가 열심히 준비한 만큼 실수는 줄어들고 우리의 모습 안에서 관객분들이 여러 가지를 느끼지 않을까요. 열심히 준비를 해야겠습니다.

 

사진 ⓒ 이미지훈스튜디오
사진 ⓒ 이미지훈스튜디오

 

Q.  뮤지컬 <빨래>가 20여 년간 무대를 이어갈 수 있었던 힘은 뭘까

노희찬  일단 시대를 뛰어넘어서도 전달되는 이야기가 제일 큰 힘이 아닐까 싶어요. 10대 관객분들부터 70대 어르신분들까지 어떤 연령대에도 치우쳐져 있지 않은 공연이기도 하고, 그들 모두가 다른 삶, 다른 세상 속에서 살고 있지만 어느 장면에서 똑같이 공감하고 웃으시고 우는 모습을 봤어요. 그들에게 우리 작품이 어떤 위로를 전하고 있고, 위로를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사실 지금 이 시대, 이 시국에 제가 좋자고 공연을 많이 보러 와달라고 강하게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우리 공연을 시간이 된다면, 코로나 시국이 조금이라도 나아진다면, 방역을 열심히 하고 있을 테니까 꼭 한 번 보러 와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싶어요. 일단 제가 재밌거든요. 그리고 옆에 있는 기헌 배우도 정말 잘하고 정말 재밌는 친구라서 꼭 우리의 공연을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개인적인 답변일 수도 있는데 이전에 한 일화가 있거든요. 저희 공연을 보신 한 할머니가 공연을 보러 오시고 가실 때 저에게 오셔서 이야기를 해주셨을 때가 있어요. "우리 아들도 그래요"라면서 이야기를 해주시는데 정말 배우가 되길 잘했다고 느꼈다랄까요. 되게 저에게 위로가 됐고, 제가 그 관객분에게 어떤 위로와 감동을 줬다는 생각이 들면서 되게 큰 희열과 정말 열심히 작품에 임해야겠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다지게 됐었거든요. 정말 열심히 잘하겠다는 말, 그 말 뿐이 아닌 모습으로 보여드리겠습니다! 

강기헌  저도 비슷하지는 않은데, 기억에 남는 사건이 하나 있어요. 예전에 실제로 외국 관객분들이 많이 오셨을 때가 있거든요. 공연이 다 끝나고 사인회를 할 때였었는데 저한테 오셔서 말씀하시더라고요. 뭐라고 했냐면 극 중 대사 중에 "만나서 반갑습니다"라는 대사를 몽골어로 하거든요. 그런데 그 관객분이 오셔서 "만나서 반갑습니다, 말이 틀렸어요"라고 말해주셨어요.(웃음) 그러면서 몽골어로 다시 말씀을 해주시는데 정말 그 뭐랄까요. 호흡이랑 소리가 전혀 달라서 진짜 계속 들으면서 연습을 했는데 똑같이 안되더라고요. 그때 기억만 하면 놀라기도 했고, 되게 재밌기도 했고 웃음이 났습니다. 지금은 똑같지 않나 싶습니다.

 

사진 ⓒ 이미지훈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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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솔롱고를 만나게 된다면 어떤 말을 해주고 싶나.

강기헌  일단 '힘내세요'라는 말은 아닌 것 같아요. 왜냐하면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그, 솔롱고는 힘들지 않을 수도 있잖아요. 힘내라고 강요를 할 수도 없기 때문에 그렇게 말하고 싶지는 않아요. 그냥 솔롱고를 만나게 된다면 다른걸 말하고 싶지 않고 공연을 보러 오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솔롱고랑 그 친구들도 같이 공연을 볼 수 있게 초대해 주고 싶고, 그냥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어요. 다른 언어를 쓰는 다른 나라에서 온 솔롱고와 어떻게 보면 친구가 되고 싶어요. 그냥 서로 사는 이야기를 듣고 위로를 해줄 수 있다면 위로를 해주고 싶고, 같이 웃고 화를 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어요. 실제로 제가 몽골에서 온 분을 인터뷰를 했었던 적이 있거든요. 물론 그분은 작품 속에서처럼 불법 체류자는 아니었지만 되게 좋은 시간을 가졌어요. 정말 재밌었거든요. 그래서 그냥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습니다. 서로가 사는 이야기를요. 

Q.  뮤지컬 <빨래>를 다섯 글자로 말해보자면?

노희찬  진짜 어렵네요. 저는 '내 삶의 일부'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뭔가 진짜 제 삶의 일부인 것 같거든요. 제가 하고 싶은 작품이기도 했고, 하고 있는 작품이지만 이 작품을 하면서 정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고 지금의 제가 되는데 큰 역할을 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어떤 밑거름이 된 작품이기 때문에 제가, 배우 노희찬이라는 이름이 기억되게 만들었기 때문에 일부가 아닐까 싶거든요. 그래서 공연을 하는 게 너무 즐거워요. 너무 재미있고 하면 할수록 늘어가고 있다는 게 느껴지거든요. 경험이 되고 스킬이 된다고 해야 할까요. 공연을 하고 있다는 것, 배우라는 직업을 쓸 수 있다는 것에 재미를 느끼고 배움을 느끼는 게 재미있는 것 같아요.

강기헌  옆에서 형이 하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계속 생각을 해봤는데 저는 '나로서 하기'요.

노희찬  어떤 의미로서요?

강기헌  저는 이제 어떤 작품에 메인 역할을 하는게 이번 작품이 처음이었거든요. 그래서 진짜 내 말로 하는게 어려웠어요. 초반에는요. 그래서 어떻게 보면 되게 힘들었던 시절도 있었고, 갈팡질팡 고민이 많았었어요. 그런데 <빨래>라는 작품을 하면서 진짜 많이 연습도 하고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저 스스로가 많이 변했고, 달라졌거든요. 그때 들었던 생각이고 그게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어요. 그게 '나로서 하기'였거든요. 진짜 제일 많이 고민했던 것이 나로서 한다는 게 뭘까였었어요. 진짜 나로서, 내 성격이 이 사람과 어떻게, 어디가 맞닿아있는지를 찾았고 그걸 이해하는 과정 그리고 그때 가졌었던 고민들. 그것들의 결정체가 <빨래>의 솔롱고였었거든요. 그래서 제가 고민했던 것들이 궁금하시다면 공연장을 찾아주셔서 확인해 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웃음)

 

사진 ⓒ 이미지훈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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