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P투자자문 최준철사장]"한국의 워런 버핏을 꿈꾼다"
[VIP투자자문 최준철사장]"한국의 워런 버핏을 꿈꾼다"
  • 공도윤 기자
  • 승인 2005.07.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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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가치 높은 기업 싼 가격에 사라
VIP 최준철 사장은 여러개의 흑백사과 중 유난히 초록빛을 띄는 사과 하나가 그려진 그림을 보여주며 “가치투자란 이 그림처럼 수많은 종목 중 가치 있는 종목만을 골라내는 작업”이라고 말했다.
한국 주식시장에서 ‘가치투자’가 성공할 수 있을까? 주식투자를 해본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러가지 이유를 들어 ‘한국주식시장에서 가치투자가 성공하기는 어렵다’고들 한다. 하지만 자신 있게 “성공할 수 있다”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주가가 오르면 돈을 넣고, 주가가 빠지면 돈을 빼가는 대중 앞에 서서 “주가가 빠질때 진정한 가치를 찾으라”고 외치는 사람이다. 한국의 ‘워런 버핏’이 돼 ‘가치투자’가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다는 VIP투자자문 최준철(29) 사장을 만났다. 그가 증권가에 알려진 것은 지난 2001년 서울대 주식투자 연구동아리에서 활동할 때다. ‘가치투자’를 알리겠다며 만든 ‘VIP펀드’가 2년간 누적수익률 117%를 기록해 화제가 됐다. VIP투자자문 공동 대표인 김민국 대표와 최 대표는 대학시절부터 ‘가치투자’를 알리기 위해 ‘한국형 가치투자 전략’이라는 책을 쓰고, ‘대학투자신문(현 대학경제신문)’을 발행하고, ‘VIP펀드’를 만들고, 현재의 ‘투자자문사’까지 설립했다. 그가 그토록 말하고 싶은 ‘가치투자’는 무엇일까. “사업을 하고 싶었다. 주식을 매수하고 보유한다는 것은 기업의 비즈니스를 일부 소유하고, 경영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해 주식투자를 시작했다” 바로 이런 생각은 그가 강조하는 ‘가치투자’까지 이어진다. 그는 ‘가치투자’에 대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종목을 장기간 투자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대신 김 대표가 ‘현재가치’를 중시하는 ‘벤자민 그레이엄’에 가깝다면 최 대표는 미래가치에 좀더 비중을 둔 ‘워런 버핏’에 가깝다. 그가 말하는 ‘저평가’란 미래 가치가 높은 기업을 싼 가격에 사들이는 것이다. 그리고 ‘가치 있는 기업’은 △꼭 필요한 제품을 만드는가 △지속적으로 제품의 반복 구매가 이뤄지는가 △다수가 이용 하는가 △시장에서 독점적 위치를 누리는가 △이익과 매출이 실제로 꾸준히 늘어나며 성장을 하고 있는가 등의 조건을 충족하는지 살핀다. 정보는 어디서 얻을까? 그는 “전자공시시스템이 열리고, 인터넷 보급이 대중화되면서 정보는 넘친다”며 “예리한 시각으로 정보를 선별하고 내 것으로 만드는 ‘가공력’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남들이 알아내지 못한 정보는 ‘발’로 찾는다. 한달에 총 40회, 1인당 일주일에 2~3개의 기업을 찾아다니며 시장의 시각이 아닌, 자신들만의 시각으로 ‘가치’를 찾아낸다. 저평가주를 찾았다면 싼 가격에 사들여 장기투자를 한다. 그의 운용전략은 ‘수익률을 얼마나 많이 올리느냐’가 아니라 ‘돈을 절대 잃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그는 최대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노력한다. 회사 운영도 철저하게 ‘가치투자’의 흐름을 따른다. VIP투자자문은 운용 총괄을 맡은 최 대표와 관리를 맡은 김 대표, 그리고 4명의 펀드매니저들로 구성돼 있다. 최 대표는 “다른 전략에 물들지 않고, 가치투자 사고방식을 그대로 흡수할 수 있는 백지같은 직원들로 구성했다”며 “교육을 통해 아이디어와 실력은 높이고, 욕심은 버려 철저한 ‘가치투자’ 사고방식을 갖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2003년 7월 28일에 운용을 시작한 VIP투자자문의 ‘더밸류사모펀드’는 7월 6일 현재 누적수익률 99.53%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시장에서도 ‘가치투자’가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할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가치투자의 성공에는 고객들도 한몫한다. 고객이 투자자문사를 까다롭게 고르듯, ‘가치투자’를 믿고 따라올 수 있는 고객도 까다롭게 고른다는 그는 “원금손실이 있을 수 있다. 최대 수익률을 추구하지 않는다. 한번 투자하면 3년간은 찾을 수 없다”고 말한다. 고객들은 ‘한국형 가치투자’라는 책을 통해 최 대표를 알게 됐고, VIP펀드의 높은 수익률에 관심을 가지며 그를 찾았다. 더밸류사모펀드의 운용 성과가 입소문으로 퍼지며 이제 그는 고객수만 100여명, 운용자금 1000억원을 책임지는 펀드매니저가 됐다. 이제 그는 “더이상 무리하게 고객 계좌를 늘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펀드 운용자이자 경영자로서 ‘회사 규모가 커질수록 좋지 않겠냐’는 질문에 그는 “2000년의 9·11테러처럼 대형 악재가 발생하면 실제 주식 가치보다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할 것”이라며 “그 시점이 저평가 주식을 많이 사들여 회사와 고객이 발전할 수 있는 시점”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결국 주식투자의 규모는 시장 환경을 따르는 것일 뿐, 수익만을 쫓는 무리한 경영은 하지 않겠다는 이야기다. 어쩜 그를 믿고 투자한 고객들은 그의 운용실력이 아닌 ‘시간’에 투자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시간이 흘러, ‘가치투자’의 가치가 입증되고, 그가 한국의 ‘워런버핏’이 되는 순간을 말이다. “5년뒤에도 10년뒤에도 아니 지금의 워런 버핏의 나이가 되어도 ‘가치투자’를 하고 있을 것”이란 그의 말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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