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보發 금융권 지각변동?..우리금융 10% 지분의 새 주인은
예보發 금융권 지각변동?..우리금융 10% 지분의 새 주인은
  • 서종열 기자
  • 승인 2021.10.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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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보, 우리금융 보유지분 15.13% 중 최대 10% 매각결정
대기업부터 PEF, 기존주주들까지 지분매각 본입찰에 참여
최대 10% 매각에 우리금융그룹 지배구조 변화 가능성 높아
27일 재계에 따르면 예금보험공사가(이하 예보)는 우리금융지주 지분 15.13% 중 최대 10%에 해당되는 지분을 매각하겠다고 발표했다. ⓒ 우리금융그룹
27일 재계에 따르면 예금보험공사가(이하 예보)는 우리금융지주 지분 15.13% 중 최대 10%에 해당되는 지분을 매각하겠다고 발표했다. ⓒ 우리금융그룹

우리금융그룹의 새주인은 누가 될까?

27일 재계에 따르면 예금보험공사가(이하 예보) 추진 중인 우리금융지주 지분 매각에 금융권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ST인터내셔널(삼천리그룹), 하림그룹, KT, 호반건설그룹 등이 이미 예보의 우리금융 지분 매각 입찰 의사를 밝힌 가운데, 유진PE, 글랜우드PE 등 사모펀드들과 기존 주주들 역시 지배력 확대를 위해 본입찰 준비에 착수했기 때문이다. 

예보는 일단 보유 중인 우리금융지주 지분 15.13% 중 최대 10%에 달하는 7220만주를 매각할 계획이다. 26일 종가(1만3200원) 기준으로 무려 9530억원에 달한다. 

더욱 주목할 점은 예보가 매각예정인 우리금융지주 10%를 인수할 경우 단숨에 우리금융그룹의 최대주주로 올라설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금융지주의 최대주주는 현재 예보(15.13%)지만, 2대주주인 국민연금의 지분이 9.8%이기 때문에 새롭게 지분을 인수한 쪽이 우리금융그룹의 최대주주 자리에 오를 수도 있다. 

◆ 입찰 희망업체만 벌써 18곳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우리금융지주 지분매각 본입찰에 참가의사를 밝힌 곳은 18곳에 달한다. 

삼천그룹 계열 ST인터내셔널, 하림그룹, KT, 호반건설 등 대기업들이 입찰에 참가하겠다고 밝혔으며, 글랜우드PE와 유진PE 등 사모펀드들도 우리금융지주 지분 입찰에 참여키로 결정했다. 

이미 우리금융지주 주요 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우리사주조합과 한국투자증권도 이번 입찰에 참여해 우리금융지주 지분을 늘리려 할 것으로 보인다. 

여러 인수후보들 중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곳은 ST인터내셔널(이하 ST인터)이다. ST인터(옛 삼탄)는 삼천리그룹의 주력계열사로 자원개발사업이 주력인 곳이다. 하지만 지난해 투자관리회사로 변신하면서 최근 여러 인수합병 입찰에 공격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호반건설 역시 눈여겨볼 곳 중 하나다. 최근 여러 언론사들을 인수하며 급격하게 사세를 불린 호반건설은 넉넉한 실탄을 바탕으로 우리금융지주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리겠다는 각오다. 

국내 가상화폐거래소 1위 업체인 업비트의 운영사 두나무는 다크호스로 평가받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두나무가 올해 상반기에만 1조원대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2조원대에 달하는 현금성 자산도 보유하고 있어 우리금융지주 지분 확보전에서 공격적인 가격을 써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인수전에 참여 의사를 밝힌 기존 주주들 중에서는 한국투자증권에 시선이 집중된다. 이미 한국투자금융지주를 통해 금융그룹 체제를 갖추고 있어서다. 게다가 이미 우리금융지주 지분을 3.77%를 보유하고 있어 매각 지분을 추가로 확보할 경우 이사회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 이사회 변화 불가피, 지배구조 변하나

예보가 보유 지분 중 10%를 매각할 경우 우리금융그룹의 지배구조는 그야말로 대변혁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우리금융지주는 현재 1대주주인 예보가 15.13%를 보유한 최대주주"라며 "다른 주주들은 대부분 과점 형태로 주식을 보유하고 있어 이번 지분매각 결과에 따라 주주구성은 물론, 이사회 구성도 달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 예보는 이번 우리금융지주 지분 매각 본입찰과 관련 4% 지분을 사들이는 측에게 이사선임권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그룹 내 지배구조 최상위에 자리한 이사회에서 영향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지분 매각 결과에 따라 지배구조 자체가 변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있다. 한 사모펀드운용사 관계자는 "이번 지분매각 입찰에서 신규업체가 지분을 인수할 경우 이사가 늘어나는데 그칠 수 있지만, 기존 과점주주가 추가로 5% 이상의 지분을 확보하거나 10%에 달하는 매각 예정 지분 전량을 인수한 곳이 있을 경우 최대주주 지위가 변할 수 있다"면서 "이 경우 경영진을 비롯한 회사 내 지배구조 자체에 큰 변화가 생길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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