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마타', 오는 31일 뮤지컬 기부 콘서트 '톡콘톡콘' 출연
배움의 목적을 둔 스터디 그룹, "주위 둘러볼 수 있는 사람이 되길바라"
앞선 진행한 인터뷰 [인터뷰①] 정다운·원근영·조은진·이랑서·홍나현, 기부 콘서트 '톡콘톡콘' 와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오는 31일, 수익금 전액 기부로 진행되는 뮤지컬 토크 콘서트 <톡콘톡콘>이 열린다.
뮤지컬 토크 콘서트 <톡콘톡콘>은 현직 뮤지컬 배우들이 함께 모여 무대를 만들고 관객분들과 펀딩을 해주신 분들 그리고 공연에 참여한 아티스트의 이름으로 전액 기부하는 토크 콘서트 형식의 공연이다.
프로젝트 팀에 따르면 해당 공연 수익금(티켓 판매분 및 펀딩금)은 공연에 참여한 스태프와 아티스트, 관객과 펀딩을 도운 사람들의 이름으로 아동 보육 시설 서울후생원에 전액 기부할 예정이다.
본지는 이번 뮤지컬 토크 콘서트에 참여한 '페르마타'의 다섯 배우, 정다운 원근영 조은진 이랑서 홍나현을 만나 이번 콘서트에 대한 이야기를 짧게나마 들을 수 있었다.
다음은 뮤지컬 스터디 그룹 페르마타의 다섯 배우, 그들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Q. 페르마타 활동을 하면서 좋았던 점 혹은 어렵거나 불편했던 점이 있을까
홍나현 일단 제가 존경하고 좋아하는 언니들 앞에서 노래를 부른다는 것 자체로도 담력이 길러져서 오디션에서도 좋은 작용을 했어요. 서로 노래하는 스타일이 다르고, 각자 공부한 이론이 달라서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큰 공부가 되었고, 끊임없이 노력하고 공부하는 언니들에게 정말 좋은 에너지 받고 있어서 앞으로가 더욱 기대돼요.
이랑서 페르마타에 속한 배우들은 배우로써도 사람으로서도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고 또 배울게 참 많은 사람들로 이루어져 있어서 때로는 그들과 함께 스터디를 한다는 게 과분하게 느껴진 적도 많았습니다. 내가 너무 작게 느껴지기도 했고요. 사실 작년에는 뮤지컬보다 매체 활동을 많이 했는데 그때 노래와 조금 멀어졌다고 느껴져서 더더욱 그랬던 거 같아요. 멤버들이 이런 말을 들으면 다들 ‘네에?’ 하겠지만 진심이에요. 그 덕에 자꾸 멈춰 서고 싶을 때 다시 한번 한걸음 내딛게 하는 힘을 받은 거 같아서 참 감사해요. 이 사람들과 함께하고 있는 걸 보면 지금까지는 나쁘지 않게 살았나 보다 싶어요.
원근영 좋은 점은, 같이 노래적으로 연구하고 얘기 나눌 수 있는 동료들이 생겼다는 점이요. 원래 좀 노래나 연기 부분에 대해서 배우들끼리 코치하고 말하기가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는데, 스스럼없이 자문을 구하고 함께 해결점을 찾는 동료들이 생긴 것 같아요. 어려운 건 5명이어서 코로나 때문에 못 만났다는 거죠. 콘서트 연습 덕분에 좀 모일 수 있었습니다.
정다운 정말 어려운 점은 그동안 저도 몰랐던 잘 못된 방향으로 노래하던 방식을 동료들의 코멘트를 듣고 스스로 고쳐나가는 것이 어려워요. 몇 년 동안 체화가 된 버릇이라서 한순간에 고치기 힘들더라고요. 하지만 나쁜 버릇을 버리려고 연습을 하다 보니 평소에 항상 잘되지 않아서 고민이었던 부분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는 걸 느끼고 있어서 너무 행복해요. 아직도 부족하다는 것이 부끄럽고 창피하지만 그만큼 성장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에 이 스터디를 하게 된 것이 정말 좋아요!
조은진 우선 스터디라는 목적을 통해서 결성된 팀이기 때문에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없다는 것이 가장 좋아요. 부담 없이 서로의 장점들을 배워가고, 소리를 공부하면서 도움이 많이 되고 있어요. 어려운 점은 제가 누군가를 가르쳐본 경험이 별로 없어서 그런지 말로 설명하는 부분들이 어려웠어요. 그래도 페르마타를 통해 조금씩 해보다 보니 방법들과 느낌들을 설명하는 법이 그전보다는 조금 수월해진 것 같아요.
Q. 팀을 통해서 이뤄내고 싶은 목표나 방향성이 있을까.
조은진 처음부터 끝까지 배움이 목적이면 좋겠어요. 잘하는 모습을 보여야겠다는 부담이 있지 않도록, 우리들끼리 서로를 응원해 주고 편하게 발전하는 한 팀이 되면 정말 좋을 것 같아요.
정다운 처음에 정말 거창하게 시작하지 않았어요. 팀 이름이 정해지게 된 것도 서울시 청년 지원 사업에 지원을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처음에 다 같이 수다를 떨면서 우리는 노래를 부르는 걸 좋아하고 재밌어하니까 그 재미를 잃지 않기 위해서 같이 노래를 한 번 불러서 편하게 공부해 보자였습니다. 저는 우리가 처음에 이 작은 모임을 시작하게 된 목표를 계속 지켜나가고 싶어요.
원근영 그냥 꾸준히 이 팀이 유지가 되길 바라요. 다들 노래하는 거 좋아하니까. 좀 바쁘고 어렵더라도 좋아하는 노래를 재밌게 더 잘 할 수 있는 방향성을 계속 연구해 보고 싶어요.
이랑서 우리 팀은 개개인의 꿈들과 열정이 큰 팀이지만 팀으로서는 비장한 목표가 없는 게 특징인 거 같아요. 우리가 함께 하면서 즐겁고 충전되는 팀이었으면 좋겠고, 그리고 다른 곳에서는 늘 ‘잘해야 하는’ 배우들이 모여서 있는 그대로의 성장과정을 재미있게 탐구하듯이, 안전하고 편안하고 자유롭게 해나갔으면 좋겠어요.
홍나현 사실 큰 목표는 없어요. ‘남들 앞에서 노래를 많이 불러보자’, ‘각자의 것을 공유하고 공부해 보자’ 이 두 가지 이유로만 모인 스터디 모임이기 때문에, 저희 이름(페르마타)과 걸맞게 잠시 멈춰서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점검하고 함께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이 되는 것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Q. 배우로서의 목표나 지점
홍나현 매 순간 행복하게 공연하고 싶어요. 지치지 않고, 나를 갉아먹지 않는 선에서 오래오래 최선을 다하고 싶어요. 그게 제 목표입니다.
원근영 항상 뭔가를 이뤄야 한다는 생각보다 현재를 느낄 수 있는 여유 있는 배우가 되었으면… 그렇지만 단단하게!
이랑서 목표와 꿈은 많습니다만 저는 마블의 히어로 자리 하나 꿰차고 싶습니다. 동양 신화를 기반으로 창조된 아시안 영웅 캐릭터였으면 좋겠어요. 마블 못 가면 제가 만들까 싶어요. 그리고 저는 저처럼 아무것도 없는 사람이 배우로서 건강하게 나름의 성공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실현하는 거 자체가 누군가에게는 둘도 없는 응원이 되고 희망의 증거가 됐으면 좋겠다는 방대한 꿈도 있어요. 물론 돈도 많이 벌고 싶습니다. 돈을 사용해서 만들고 싶은 일들이 많아서요.
정다운 메시지를 전달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사실 이 목표는 배우로서, 한 사람으로서의 목표입니다. 절대로 거창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재미, 사랑, 가족, 꿈 등등 소박하지만 의미 있는 것들을 전달하고 싶습니다.
조은진 과정이 즐거운 작품을 하는 게 목표예요. 함께하는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이번 공연 정말 재미있었고, 행복했다.’라고 느낄 수 있는 공연이 생각보다 많지는 않은 것 같더라고요. 과정이 행복한 작품을 하고, 앞으로도 함께 하고 싶은 배우가 되어 좋은 작품들을 좋은 사람들과 꾸준히 하고 싶어요. 다작은 아니더라도요.
Q. 최근 기억에 남는 가장 행복한 기억? 웃음 나는 사건사고가 있을까
원근영 정말 많은데, 에피소드보다는 그때 웃었던 기억이 더 큰 것 같아요. 아 왜 기억 안 나지. 재미있는 요즘입니다.
정다운 저는 카페 혹은 디저트 투어를 혼자서 잘 다니는 편이에요. 몇 년 전부터 제가 자주 가던 빙수집이 있는데 얼마 전에 제 지인들과 함께 그 집에 다녀왔어요. 빙수가 맛있으면 얼마나 맛있겠냐라고 생각했던 지인들이 빙수를 한 입 먹자마자 눈이 커지면서 마지막에는 그릇을 들고 녹아내린 빙수를 호로록 마시는 모습을 보고 괜히 뿌듯했습니다! 인정받은 느낌이랄까요? 빙수를 다 먹고 가게를 나와서 "내 말 맞지? 맛있지?" 이 말을 하는 그 기분은..!
조은진 얼마 전에 막을 내린 <홀연했던 사나이>라는 작품은 그날 그 날마다 매번 공연이 색다르고, 재미있었어요. 애드리브들을 센스 있게 연기하시는 선배님들과 사고마저 유연하게 대처를 하시는 보면서 선배님들을 보면서 정말 재밌었고 행복했던 기억이 있어요.
이랑서 추석에 가족이 모여서 집에서 보드게임을 했거든요, 인생 얘기도 하고. 너무 재밌었어요. 저는 우리 가족끼리 수다 떨 때가 제일 편안하고 재밌는 것 같아요.
홍나현 최근에 바다에 놀러 갔어요. 바다를 보며 분위기 있게 라면을 먹으려고 했는데 라면 스프를 털어 넣는 순간, 강풍과 함께 라면스프 가루들이 제 눈으로 날아왔어요. 그땐 눈도 아프고 라면도 밍밍해서 속상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자꾸 웃음이 나요.
Q. 기억에 남는 대사나 글귀가 있다면?
홍나현 ‘삶, 낯설고 이상하고 다차원적인 엉망진창, 뻔하지 않을 테니까 좋아.’ 뮤지컬 <비틀 쥬스>의 가사에요. 모든 것이 익숙하지 않고 새로웠으면 좋겠어요. 호기심을 잃지 않고 싶어요.
이랑서 '결과를 내는 것보다 결과를 낸 것에 대한 쾌감(기쁨)을 느낄 줄 아는게 어쩌면 더 큰 재능이다.'라는 말이요. 어디서 봤는지 기억이 안 나서 출처가 저도 너무 궁금해요.
원근영 겨울이 오면 알게 되리. 송백이 푸르다는 것을. -뮤지컬 <추사>
정다운 최근에 은진이가 공연했던 뮤지컬 <홀연했던 사나이>를 보았는데요. "허세를 기세로"라는 짧은 대사가 계속 머릿속에 맴돌았습니다. 제게 필요한 말 같았어요! 내 삶에 허세 한 방울 정도는 괜찮겠구나,라는 이상한 자신감이 생겨났어요.
조은진 '신체에는 존재하기 위해 소모되는 고유의 빛이 있다. 그것은 항상 불타오르고 있으며, 외면에서 비춰오는 것이 아니다.'
Q. 좌절하거나 힘이 들 때 나를 다시 일으키게 하는 것이 있을까
홍나현 사람이요. 사람 때문에 상처받는 일도 많지만, 또 사람 때문에 치유받는 일도 많아요. 제가 하는 직업이 그래서 좋아요. 사람에 대해서 공부하고, 배우는 직업. 누군가를 일으켜 주는 배우가 되고 싶네요.
조은진 주위 사람들의 진심 어린 조언과 응원! 우리 페르마타 팀들을 비롯하여 소중한 동료들의 진심 어린 응원은 저를 다시 일어나게 해요!
원근영 우리 엄마 아빠 언니 재호(동생). 우리가족이요!
정다운 엄마와 동생이요. 사실 배우를 하겠다고 했을 때 가장 반대했던 최측근들이지만, 현재 배우로서 활동을 하면서 저를 가장 응원하고 있는 최측근들이기도 합니다. 엄마에게는 부끄럽지 않은 딸, 동생에게는 부끄럽지 않은 언니가 되고 싶어요. 저의 원동력이자 제 삶의 이유입니다. 정말 정말 사랑해요.
이랑서 좌절하거나 힘들 때 나를 다시 일으키는 건 늘 좋은 사람들,인데, 그보다 더 본질적인 무언가는 내 안에 있는 호기심, 사는 거 자체가 엄청나게 흥미로운 일이라는 생각, 그리고 창조적으로 살고 싶은 열망인 거 같아요. 우울하고 좌절돼도 그런 상태에서도 뭔가 탐구하고 상상하고 만들어내는 걸 못 멈추겠는 느낌이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