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대주주 반발에 비자금 의혹까지...한샘, 매각 불발되나
2대주주 반발에 비자금 의혹까지...한샘, 매각 불발되나
  • 서종열 기자
  • 승인 2021.10.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샘, 조창걸 회장 및 특수관계인 지분 1.5兆에 매각
2대주주 가처분소송에 비자금 의혹까지, 악재 터져  
롯데-IMM, 한샘 주가하락에 매각가격 놓고 줄다리기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가구인테리어업계 1위 기업 한샘의 매각 딜이 잇따른 악재들로 인해 무산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샘은 지난 7월 조창걸 명예회장과 특수관계인의 지분 30.21%를 IMM PE에 매각키로 결정한 바 있다. ⓒ 한샘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가구인테리어업계 1위 기업 한샘의 매각 딜이 잇따른 악재들로 인해 무산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샘은 지난 7월 조창걸 명예회장과 특수관계인의 지분 30.21%를 IMM PE에 매각키로 결정한 바 있다. ⓒ 한샘

매각이 진행 중인 한샘이 비상등이 커졌다.

2대주주인 미국의 헤지펀드가 한샘의 매각에 딴지를 걸고 나온 가운데, 비자금 의혹과 관련된 경찰수사를 받고 있는 것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에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한샘의 매각계약이 아예 뒤집어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가구인테리어 업계 1위기업인 한샘은 지난 7월 창업자이자 최대주주인 조창걸 명예회장과 특수관계인의 지분을 포함한 한샘의 경영권 매각에 나섰다. 이에 가장 먼저 관심을 보인 곳은 사모펀드운용사 IMM PE(사모펀드)다. IMM은 이후 롯데그룹을 전략적 파트너로 추가했다. 

그러나 매각협상은 지지부진한 상태다. 한샘과 롯데-IMM이 매각가격을 놓고 이견을 보이는 가운데 지난 9월 한샘의 2대주주인 미국계 헤지펀드 테톤캐피탈파트너스가 법원에 매각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기 때문이다. 

여기에 한샘이 대행사를 통해 비자금을 만들었다는 의혹과 관련 경찰이 한샘 임직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하면서 한샘매각은 그야말로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상태다. 

 

◆ 주당 23.5만원 vs 주당 21.7만원

한샘은 지난 7월 조창걸 명예회장과 특수관계인 지분 등 총 30.21%를 IMM PE에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이후 IMM PE에 롯데쇼핑이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하면서 한샘매각전은 그야말로 성사 직전까지 갔다. 

양측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1주당 23만5000원에 인수가격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시에 계약서상 가격 조정폭을 7.5%로 설정했다. IMM PE가 차후 본계약에서 주당 인수가격을 21만7000원가지 낮출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문제는 실사를 마친 뒤 한샘의 주가가 내려가면서 발생했다. 한샘은 매각발표를 할 주당 12만원을 바라봤지만, 최근에는 10만원대 부근에서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이로 인해 IMM PE는 자금 조달을 위해 인수가격을 낮춰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고, 반대로 한샘은 원래 가격을 그대로 받으려 하면서 본계약 체결이 미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IMM PE가 한샘을 인수하기 위해서는 대출을 활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IMM PE는 블라인드펀드 로즈골드 4호를 통해 약 4000억원을 마련하고, 전략적투자자인 롯데쇼핑에서 3000억원의 자금을 마련한 후, 부족한 8000억원을 인수금융대출로 해결하려 했다. 

하지만 한샘이 주가가 하락하면서 IMM PE의 계획이 틀어졌다. 주가하락으로 인해 인수금융 대출한도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IMM PE는 주당 인수가격을 7.5% 할인된 21만7000원으로 유지하려 하고 있고, 한샘은 이에 반발해 당초 원했던 23만5000원을 유지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한샘의 주가가 올라 13만원대까지 치고 올라가거나, IMM PE가 한샘의 주주들을 설득해 거래가격을 낮추지 못할 경우 딜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 40억원대 비자금 의혹까지 

악재는 이 뿐만이 아니다. 한샘과 롯데-IMM이 인수가격을 놓고 줄다리기를 하는 동안 한샘의 2대주주인 미국계헤지펀드 테톤캐피탈파트너스가 지난 9월 법원에 매각 중단 가처분 신청을 냈기 때문이다. 

테톤캐피탈은 경영권 매각 과정에서 주주들간의 충분한 상의가 이뤄지지 않아 주주권익을 침해당했다고 주장했다. 

한샘은 일단 "법적 절차에 따라 진행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이다. 현행법에 따르면 경영권 매각 과정에서 주요 주주간 사전협의를 해야 한다는 법규정이 없다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지난 12일 경찰이 한샘의 비자금 수사에 나선 점은 이번 매각딜에 큰 충격을 줄 것으로 금융권은 보고 있다. 한샘 임직원이 대행사를 통해 회사돈을 빼돌린 혐의로 구속됐기 때문이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한샘의 상무 A씨와 팀장 B씨 등 2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등에 따른 법률상 배임 혐의로 구속했다. 두 사람은 한샘이 대행사에 지급하는 대행료를 부풀려 지급하게 함으로써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지난 1월 한샘 본사를 압수수색하고, 최양하 전 한샘 대표를 입건해 조사하기도 했다. 

한샘과 롯데-IMM은 일단 경찰의 수사를 지켜보는 상황이다. 하지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롯데-IMM이 법적불확실성을 이유로 인수가격을 낮추려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비자금 의혹에 주요주주의 가처분 소송까지 발생하면서 한샘 매각 딜은 중단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한샘은 가구인테리어 부문에서 국내 1위 기업인 만큼 악재로 인한 가격조정은 있을 수 있지만, 매각 딜이 깨질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내다봤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