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인터뷰①] '브릴리언트' 염건우·금조, "우리의 청춘은 찬란하게 빛나고 있을까?"
[더인터뷰①] '브릴리언트' 염건우·금조, "우리의 청춘은 찬란하게 빛나고 있을까?"
  • 조나단 기자
  • 승인 2021.09.0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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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의 응원이 어두운 터널 속 빛이 될수 있거든요”-연수
“연수씨, 무대에서 얼마나 빛나는 줄 알아요? 저처럼”-지훈

사회적협동조합 무하가 만든 한국판 라라랜드, 음악극 <브릴리언트: 찬란하게 빛나던>이 2020년 9월 초연 이후 1년 만에 대학로 무대로 돌아왔다. 

사회적협동조합 무하의 대표이자 음악극 <브릴리언트: 찬란하게 빛나던>의 연출을 맡은 장혁우 연출은 "‘오늘’을 먼저 살아내느라 급급했던 나의 경험은 십여 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지금의 청년이 겪고 있는 현실과 맞닿아 있다. 그들도 가끔은 주위 상황 때문에, 혹은 경제적인 여건 때문에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할 일을 선택하게 될 것이다. 언제부터 인가 2021년의 청년들에게 ‘끝끝내는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라’고 위로와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다"라고 전했다.

음악극 <브릴리언트: 찬란하게 빛나던>은 싱어송라이터가 되고 싶은 여자, 무대 위에서 가장 빛나는 배우가 되고 싶은 남자가 서로의 인생에서 가장 어두웠던 순간에 서로를 만나며 미완성인 서로의 무대를 응원하며 찬란하게 빛나게 될 무대를 만들어 나가는 이야기다. 

본지는 연극 <브릴리언트>의 초연, <들불> <68분> <골든타임> <그대와 영원히> <쉬어매드니스> <막돼먹은 영애씨> <담배가게 아가씨> <무인 정기룡> 등 연극과 뮤지컬을 오가며 활동하고 있는 염건우 배우와 창작뮤지컬 <구내과병원> <이선동클린센터> <6시퇴근> <라 캄파넬라> <조선 변호사> <러브스코어> <432헤르츠> 등을 통해 관객과 소통하고 있는 가수 겸 배우 금조를 만났다. 

다음은 이 시대를 함께 살아가고 견디고, 이겨내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꿈과 사랑, 순수한 희망과 격렬했던 열정을 불러일으킬 이들과의 인터뷰로 공연과 관련된 내용이 일부 포함되어 있음을 밝힌다.

좌측부터 염건우, 금조 배우 / 사진 ⓒ 이미지훈스튜디오
좌측부터 염건우, 금조 배우 / 사진 ⓒ 이미지훈스튜디오

Q.  반갑다. 우선 본지와 첫 인터뷰니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염건우  안녕하세요. 저는 32살 배우 염건우라고 합니다. 데뷔는 21살 때 연극 <옥탑방 고양이>로 데뷔해서 이제 11년 차가 된 것 같습니다. 연극과 뮤지컬 무대를 오가며 활동하고 있습니다. 더 말할게 뭐가 있을까요? 취미? 공개될 추가 영상에서 조금 이야기를 했는데 취미가 스포츠를 보거나 하는 거거든요. 평소에 운동을 하거나 경기들을 찾아보는 편입니다. 그리고 제가 국민대학교 연극 영화과 전공인데 학교는 1학년 1학기 다니고 바로 휴학했고, 또 연극 전공이지만 연극보다 뮤지컬을 더 많이 하고 있는 조금 이상한 케이스의 배우입니다.

Q.  금조 배우 같은 경우에 지난 인터뷰에서 올해의 나에게 '자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했었는데, 1년 전 말을 지켜왔을까

금조  안 그래도 제가 오기 전에 작년 인터뷰 기사를 확인해봤었거든요. 제가 진짜 그렇게 이야기를 했더라고요. 제가 너무 놀랐던 게 사실 저는 단 한 번도 자만하거나 이런 걸 생각하는 스타일이 아니었는데 제가 정말 저런 말을 했었나 생각했죠. 뭐 지금의 저는 물론 자만 같은 건 생각하지도 않고 자만하지도 않았습니다. 사실 자만하기보다는 오히려 저에게 지난 1년은 고민이 많았던 시기였어요. 코로나가 저에게 미친 영향이 엄청났거든요. 사실 준비 중이던 공연이 조기 폐막하거나 취소되고, 연기되고 배우들의 스케줄이 맞지 않아서 하차하게 되는 상황들을 겪으면서 '내가 이 직업을, 이 일을 계속하는 게 맞는 걸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었어요. 안 그래도 이 직업이, 설수 있는 자리는 한정적이다 보니 수요에 비해 공급이 극히 적거든요. 그래서 고민이 되게 많았었죠. 사실 연말에 인터뷰를 말씀하셨을 때도 제가 고사를 했었는데 내가 이게 배우로서 인터뷰를 하는 게 맞는 걸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거든요. 자존감이 되게 떨어져 있는 상태였었어요. 그게 올해도 계속됐었는데 그런 상황에서 제가 어떻게 자만을 할 수 있었겠어요. 혼란스러운 시기에 자존감도 떨어져 있던 상태였지만 그래도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여러 작품들을 참여할 수 있어서 그마다 조금씩 회복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냥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해 살고 있고, 지금 이 작품도 정말 감사한 마음으로 정신을 다잡고 연습했고, 공연 무대에 오르고 있습니다.

Q.  초연은 못 봤을 것 같은데.

염건우  네, 저는 초연을 했었기 때문에 보지는 못했었죠.(웃음) 

금조  저도 이야기는 들었는데 보지는 못했어요.

Q.  초연과 이번 재연 달라진 점이 있을까. 

염건우  우선은 노래가 많아졌어요. 확실히 초연에 비해서 노래가 많아져서 풍성해진 느낌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그래서 이게 정말로 연극이 맞나 하는 의문점이 들기도 했었죠.(웃음) 사실 초연 때는 극 중 두 인물이 투탁 거리면서 서로에게 깊어지는 감정선이 되게 많이 생략된 느낌이었는데, 이번에 재연으로 돌아오게 되면서 많은 부분들이 디벨롭 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확실히 이번 재연에서는 초연 때보다는 많은 부분들의 서사를 채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들의 서사가 채워진 만큼 감정이나 상황의 변화 속에서 두 사람 또한 변해간다는 게 이해가 되고, 갈등의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 이것이 터지는 것에 대한 정당성? 확실히 앞 부분에 쌓여있는 게 있다 보니 더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진행되는 것 같더라고요. 

사진 ⓒ 이미지훈스튜디오
사진 ⓒ 이미지훈스튜디오

 

Q.  이번 작품의 부제가 '찬란하게 빛나던'이다. 두 사람에게 작품의 부제처럼 찬란하게 빛나던 시기가 왔을까, 아니면 아직 오지 않았을까

금조  저는 지나간 것 같아요. 제가 생각하는 찬란하게 빛나던 시기는 제가 연습생이었던 시절인 것 같거든요. 작품 속에서 연수와 지훈이가 느꼈던 것과 비슷하면서 또 다른 느낌, 결이지만 저는 연습생 때가 가장 기억에 남아있거든요. 막 핸드폰도 뺏기고, 심할 때는 출퇴근을 하면서 숙소에 지문을 찍어야 해서 몇 시에 들어가고 나갔는지 다 기록하기도 했었어요. 당연히 돈도 한 푼도 없고, 벌지도 못했던 시기였죠.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가 제일 행복했던 것 같아요. 물론 당시에 주변 사람들은 저를 보면서 너무 힘들어 보인다며 "안 힘들어?"라고 물어봤었지만 저는 이렇게 답했어요. "언니,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데 정말 하나도 안 힘들어요!"라고요. 저는 오히려 데뷔하고 나서 "꿈을 이뤘네" "요즘에 진짜 좋겠다"라고 이야기를 해줄 때마다 대답을 더 못했어요. 뭔가 제대로 답할 수 없었죠. 그래서 지금의 저는 연습생 시절, 그때의 제가 가장 빛나던 시기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염건우  저는 잘 모르겠어요. 제가 되게 긍정적인 성격이라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저는 약간 소소한 행복들을 되게 잘 찾으면서 사는 편이거든요. 예를 들어 내일모레 해외 축구 팀인 첼시와 리버풀의 빅 매치가 있다면, 되게 맛있는 과자를 사서 집에 가서 봐야지를 생각하면서 남은 하루하루를 행복하게 버틸 수 있는 사람이거든요. 그래서 어떻게 보면 매 순간 빛나고 있지 않나 싶기도 해요. 매 순간순간 제가 작업을 하는 모든 순간이 빛나고 있어서, 어떤 순간 찬란하게 빛이 났다고 생각하지 않고 있고 언젠가 이 직업을 계속하고 있다 보면 지금보다 더 찬란한 빛을 맞이할 수 있는 순간이 오기를 기대하고, 바라고 있는 것 같습니다. 나이가 더 들면 그 시기, 시점이 어딘지 더 확실하게 알겠지만 지금의 저는 매 순간 빛나고 있지 않나 싶어요. 

Q.  이번 작품 연극 <브릴리언트: 찬란하게 빛나던>에서 맡은 배역 김연수와 황지훈에 대해 소개를 하자면

금조  연수는 싱어송라이터가 꿈인, 열심히 노력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친구입니다. 그리고 생계를 위해서 낮에는 아르바이트를 하고, 밤에는 노래를 부르면서 사는 정말 열심히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여자입니다. 주어진 상황 속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가지만 사실 그 자신을 믿지 않아요. 자존감이나 자신감이 되게 하락해있는 상태죠. 그런 가운데 지훈이라는 인물을 만나게 되면서 떨어진 자신감, 자존감을 되찾고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게 되는 그런 인물입니다.

염건우  제가 맡은 지훈이라는 인물은 연수랑은 정말 반대되는 인물이에요. 매사에 자신감이 넘치고 적극적으로 부딪히고, 두려울 게 없는 그런 열정 남 같은 스타일의 인물이죠. 사실 그 또한 사회 초년생이나 다름없었기 때문에 되게 서툴렀고, 서툰 사람을 했죠. 막막한 현실을 마주하게 되고, 실패를 겪으면서 올곧게 뻗어 나갈 것만 같던 그의 자신감이 꺾이고 꺾이게 됩니다. 어떻게 보면 아이에서 어른이 되는 것처럼 성장하는 인물이자 우리들의 모습이 아닐까 싶어요. 되게 밝고 유쾌하고 건강한 청년, 제가 맡은 황지훈은 그런 인물입니다. 

사진 ⓒ 이미지훈스튜디오
사진 ⓒ 이미지훈스튜디오

 

Q.  실제 본인과 비교해보자면, 닮은 점 혹은 다른 점이 있을까?

금조  저는 많지 않은 것 같아요. 성격적으로는 닮은 부분들이 정말 많이 없고, 좋아하는 건 음악을 사랑한다는 것? 그거 빼고는 정말 없어요. 아 닮은 점이 하나 있다면 작품 속 연수가 순수하고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을 좋아하거든요. 이상형이 조금 비슷하지 않나 싶어요.

염건우  저는 사실 되게 진지한 편이긴 한데 작품 속 지훈이처럼 장난도 많이 치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사실 이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뭔가 크게 어려웠던 점은 없었던 것 같아요. 장난스럽고 유쾌하게 상황을 바라보고 일을 풀어 나가는 게 비슷해서 정말 쉽게 캐릭터에 빠져들지 않았나 싶어요. 그리고 다른 점이라고 한다면 사실 저는 극 중 지훈이보다 조금 더 일찍 철이 들었던 것 같아요. 어렸을 때부터 약간 애늙은이 같다고 주변에서 말을 했었거든요. 뭔가 지훈이처럼 열정 열정! 을 했다기보다는 조금 차분했던 성격이었지 않았나 싶습니다. 

Q.  연습실 분위기는 어땠나. 긴장되는 부분들은 없었을까

염건우  아무래도 초연으로 올라간 작품을 다시 올리다 보니 처음에는 뭔가 조금 붕 떠있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런데 리딩을 하고 초연에서 부족했던 부분들을 각색하고 디벨롭하는 과정 속에서 다 같이 인물의 서사를 만들고, 대본을 수정하면서 의견을 많이 나눴던 것 같아요. 거의 어느 날엔 100분 토론을 하고 있고, 또 다른 날엔 다들 너무 집중해서 말이 없는 날도 있었어요. 그리고 작가님이자 연출을 맡고 계신 장혁우 대표님이 저희 의견을 최대한 많이 수용해 주시려고 하셨었어요. 그래서 열띤 토론의 장이 매일 열렸죠. 배우들도 자기가 맡은 배역에 대해서 많은 의견을 낼 수 있었고 그렇게 서사가 쌓여갔던 것 같아요.

사진 ⓒ
사진 ⓒ 사회적협동조합 무하

 

Q.  어려웠던 부분이 있었을까

금조  처음에는 두 인물 간의 사이에서 제가 맡은 연수이라는 인물이 어떻게 그려질지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했었어요. 그리고 우리 작품에서 '악역'이 있으면 안 된다고 생각을 했어요. 누가 보더라도 두 사람, 서로가 비호감처럼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데 초점을 맞추고 같은 배역을 맡은 배우들이나 연출님, 상대 배우들과 이야기를 많이 나눴죠. 누구 하나가 비호감처럼 보이지 않았으면 했어요. 

염건우  사실 올해 재연을 준비하다 보니 초연 때는 이 인물들이 입체적으로 그려지지 않았었던 것 같더라고요. 이번 작품을 준비하면서 다들 한자리에 모여 소통을 하고,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고,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다 보니 인물들이 되게 입체적으로 변했었거든요. 서로 보는 관점이 다르고, 상황이나 대사를 보는 지점이나  궁금한 부분들이 다 다르다 보니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죠. 캐릭터의 서사가 쌓여갈수록 관객들에게 이들의 이야기가 더 설득력이 있어졌던 것 같아요.

Q.  그래서 그럴까, 대학로에서 많이 볼 수 있던 로맨틱 코미디와 같으면서 다른 느낌을 받았던 것 같다.

금조  저는 개인적으로 재연 엔딩도 좋았는데, 초연도 너무 인상이 깊었어요. 초연 대본을 받아서 봤었는데 연수와 지훈이가 처음부터 끝까지 싸우고 있더라고요. 올해 재연 공연에선 그렇지 않거든요. 앞서 말했던 연습 과정에서 많은 부분들이 바뀌었죠. 초연 당시 많은 분들이 애정씬이 추가됐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었기도 했었고, 연습 과정에서 토론의 장을 통해서 여러 의견이 나오면서 이들의 애정씬이 늘어갔죠. 지금 생각해 보면 그래서 남는 아쉬운 점도 있는 것 같아요. 두 인물이 싸우면서 생기는 씬들도 매력적이었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작품은 사실 쉽게 볼 수 없는 작품이기 때문에 거기서 오는 매력이 있지 않을까 싶어요. 

염건우  저는 사실 딱히 결말에 대해서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저도 참 신기하네요. 제가 생각했을 때 슬픈 새드엔딩이나 배드 엔딩, 아니면 해피엔딩도 마찬가지로 어떤 결론을 짓는다기 보다 그 과정을 보여주고, 그 이후의 일은 관객분들에게 맡긴다는 게 우리 공연 답다고 생각을 했었고, 그렇기 때문에 저는 딱히 다른 결말을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금조  건우 배우님은 두 사람이 다시 만났을 거라고 생각해서 그러지 않나 싶습니다.

염건우  아, 안 그래도 연습을 하면서 이런 이야기를 많이 나눴는데 옆에 있는 금조 배우는 두 사람이 절대 다시 안 만났기 때문에 이들의 이야기가 계속되고 있다고 했는데, 저는 다시 만났을 것 같았어요.

금조  두 사람이 결혼까지 했을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웃음) 

 

사진 ⓒ 이미지훈스튜디오
사진 ⓒ 이미지훈스튜디오
사진 ⓒ 이미지훈스튜디오

 

다음 인터뷰는 오는 9월 10일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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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ng82 2021-09-07 20:07:34
너무 재밌게 봤습니다
금조 누나 너무 예뻐요
마지막사진 v하는거 졸귀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