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하락에 수익성 의심받는 쿠팡, 김범석 의장의 해결책은
주가하락에 수익성 의심받는 쿠팡, 김범석 의장의 해결책은
  • 서종열 기자
  • 승인 2021.09.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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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NYSE 상장 후 반년만에 공모가 아래로 내려간 쿠팡 주가
2Q 적자만 6000억원대, 덕평센터 화재비용 제외해도 적자 여전
경쟁사들 등장에 10월 주요투자자들의 주식보호예수도 해제
김범석 의장의 모호한 수익성 개선계획, 투자자 불안감만 높여

 

쿠팡은 지난 3월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됐다. 사진은 김범석 이사회 의장이 CNBC와 인터뷰하는 모습. ⓒ CNBC 유튜브 캡처
쿠팡은 지난 3월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됐다. 사진은 김범석 이사회 의장이 CNBC와 인터뷰하는 모습. ⓒ CNBC 유튜브 캡처

30달러도 무너질까?

쿠팡의 주가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지난 1일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쿠팡의 이날 종가는 29.96달러로 마지노선으로 불렸던 30달러선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 3월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될 당시 35달러의 공모가로 등장해 단숨에 50달러까지 상승하며 큰 관심을 받았지만, 이후 6개월이 지난 현재 쿠팡의 주가는 30달러선까지 밀려난 상태다. 

 

◆ 김범석 의장도 답 못하는 수익성

증권가에서는 대부분 2분기 실적 때문에 쿠팡의 주가가 낮아졌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쿠팡은 2분기에 5조1812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지만, 5957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71%나 급증했지만, 적자증가폭이 너무 높은 상황인 셈이다.

5957억원의 영업적자 중 3413억원은 얼마전 발생했던 덕평물류센터 화재 손실액이다. 이를 제외한 적자폭이 2544억원으로 줄어들지만, 그래도 전년 대비 119%나 증가했다. 

투자자들은 바로 이 때문에 쿠팡의 비전을 의심하는 것으로 보인다. 매출액이 늘어나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적자가 많아지면 결국 회사가 부실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쿠팡의 최근 실적. 매출액은 해마다 늘어나고 있지만, 영업적자는 여전히 줄어들지 않고 있다. ⓒ 한국증권신문DB
쿠팡의 최근 실적. 매출액은 해마다 늘어나고 있지만, 영업적자는 여전히 줄어들지 않고 있다. ⓒ 한국증권신문DB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의 경영전략도 투자자들을 불안케하는 요소로 지목된다. 김 의장은 그동안 쿠팡의 적자경영에 대해 "먼저 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것"이라며 '계획된 적자'라는 논리를 펴왔다. 

그러나 쿠팡의 뉴욕증권거래소 상장 이후 수익성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지만, 아직까지 명쾌한 답을 내놓지 않은 상황이다. 쿠팡이 언제쯤 영업적자를 마감하고 흑자로 전환할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비전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 네이버·아마존 등 경쟁자들의 등장

유통업계의 상황 역시 쿠팡 투자자들을 투자의횩을 낮추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다. 쿠팡의 성공을 지켜봤던 경쟁자들이 최근 2~3년 새 쿠팡의 전략을 벤치마킹하면서 쿠팡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어서다. 

네이버가 대표적이다. 네이버는 최근 네이버쇼핑을 개편하고 쿠팡과의 차별성을 내세우며 이커머스 시장에서 괄목한만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쿠팡의 새벽배송을 벤치마킹한 마켓켈리와 오아시스 역시 투자자들의 불안한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의 대표 이커머스 기업인 아마존이 SK그룹 계열의 11번가와 손잡고 한국에 상륙하면서 국내 유통업계는 그야말로 한치 앞의 상황을 예측할 수 없게 됐다. 

 

◆ 보호예수 해제, 주가 하락 신호탄?

다만 증권가에서는 여전히 쿠팡의 성장성을 주목하고 있다. 쿠팡이 여전히 저평가됐다고 판단하고 있어서다. 

미국 월가의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지난달 12일 리포트를 통해 쿠팡의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른 쿠팡프레쉬를 지목하며 쿠팡의 목표주가를 55달러로 제시했다. 

골드만삭스 역시 쿠팡프레쉬와 쿠팡이츠의 성장세를 근거로 쿠팡의 목표주가를 61달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일부 국내 증권사들은 쿠팡의 주가가 30달러선 아래로 내려갈 수 있다는 우려도 동시에 내놓고 있다. 다음달 쿠팡의 전체 주식 중 85%에 해당되는 주식이 보호예수에서 해제되기 때문이다. 

쿠팡의 지난 6개월 간의 주가 추이. ⓒ NYSE 구글 캡처
쿠팡의 지난 6개월 간의 주가 추이. ⓒ NYSE 구글 캡처

쿠팡에 투자했던 소프트뱅크 비전펀드와 매버릭홀딩스, 그린옥스캐피탈이 보유 지분 일부를 처분해 투자금 회수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한 투자자는 "쿠팡의 주가와 공시자료만 보면 주식을 팔아야 할 것 같은데, 증권사들은 '저평가'됐다고 말하고 있어 혼란스러운 상황"이라며 "쿠팡이 확실한 비전을 공개하고 영업적자도 공격적으로 줄여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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