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인터뷰①] 황한나·김이후·박미주, 눈을 뗄 수 없을 뮤지컬 'V 에버 애프터'
[더인터뷰①] 황한나·김이후·박미주, 눈을 뗄 수 없을 뮤지컬 'V 에버 애프터'
  • 조나단 기자
  • 승인 2021.08.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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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더리스' 캐스팅,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뱀파이어 뮤지컬 'V 에버 애프터'
공국의 후계자로 돌아온 뮤지컬 배우 황한나
뱀파이어 헌터에서 숲 속 순수함이 가득한 뱀파이어로 변신한 뮤지컬 배우 김이후
무용 전공으로 춤과 노래, 랩을 선보일 예정인 뮤지컬 배우 박미주, 데뷔 첫 공연 기대감↑

대학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뮤지컬 <미아 파밀리아> <미오 프라텔로>의 연출진이 한자리에 모였다. 뮤지컬 <V 에버 애프터>는 김운기 연출, 이희준 작가, 박현숙 작곡가가 의기투합한 작품으로 17세기 유럽의 작은 공국을 배경으로 인간과 뱀파이어의 시간과 종족을 초월한 로맨틱 코미디 뮤지컬이다. 

뮤지컬 <V 에버 애프터>는 왕위에 가장 가까운 공국의 후계자 프란체스, 수도자가 되고 싶어 공국을 떠나 수도원으로 향하던 중 숲속에 살고 있는 뱀파이어 레미를 만나면서 발생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본지는 개막에 앞서 골육상잔으로 얻는 권력에 환멸을 느끼고 공국의 후계자이지만 모든 권력을 내려두고 수도자의 길을 선택하는 공국의 후계자 프란체스 역의 황한나, 치명적이로 고전적인 뱀파이어의 이미지를 탈피하고, 숲속 동물들과 소통하며 살아가는 초자연적인, 순수함을 가지고 있는 뱀파이어 역의 김이후, 타임머신을 타고 미래에서 불시착한 천재 과학자 조이 역의 박미주 배우를 만날 수 있었다.

다음은 그들과 나눈 일문일답으로 창작 초연 작품의 어려움, 이번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일부 들을 수 있었다. 이어지는 인터뷰엔 공연과 관련된 내용이 일부 포함되어 있을 수 있다. 

개막을 앞두고 있는, 조금은 특별한 뱀파이어와 인간의 사랑 이야기, 뮤지컬 <V 에버 애프터>의 세 배우를 만났다.

좌측부터 박미주 · 황한나 · 김이후 배우 / 사진 ⓒ 조나단 기자

Q.  반갑다. 각자 자기소개와 인사를 부탁한다.

박미주  안녕하세요. 저는 이번 뮤지컬 <V 에버 애프터>에서 사제 역할과 조이 역할을 맡은 박미주라고 합니다. 미래에서 넘어온 인물 조이 역할을 맡았고, 데뷔하게 됐습니다. 

김이후  안녕하세요. 저는 최근에 <바톤 콘서트>를 통해서 인사를 드렸습니다. 아, 그리고 그 바로 전에는 <유리 동물원>에서 만났었죠. 그리고 지금은 제가 <해적>이라는 공연을 하고 있는데, 인터뷰 날을 기준으로 이제 두 번 남았습니다. 이번 작품은 오는 9월 만날 수 있고 저는 극 중 레미라는 뱀파이어 역할을 맡았습니다. 뮤지컬 배우 김이후 입니다!

황한나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저는 올해 초 뮤지컬 <베르나르다 알바>을 끝내고, 유튜브 웹 예능 '유쾌한나'를 재미있게, 열심히 하고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뮤지컬 무대로 돌아오게 된 황한나입니다. 이번 작품 <V 에버 애프터>에서 프란체스 역을 맡았습니다. 

Q.  이번 작품은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황한나  저는 오디션을 봤어요. 이번 작품에서 '젠더리스' 캐릭터가 있다는 소식을 들었거든요. 되게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것 같아요. 제가 대극장 작품을 오래 해왔었지만 사실 저도 저라는 존재가 알려지고 이야기를 해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었죠. 올해 초 작품이었던 <베르나르다 알바>에서 조금 두각을 드러낼 수 있었고, 오랜만에 차기작으로 돌아왔습니다. 이번 작품을 통해서 저라는 사람을 각인시켜드리고 싶어요. 제가 어떤 색깔을 가지고 있는 사람인지 알리고 싶고, 그러기 위해서 더 노력하겠습니다. 

박미주  저도 오디션을 통해서 참여하게 됐습니다. 제가 원래는 무용을 했었는데, 마침 무용 전공자를 찾는다고 공고에 떠있어서 오디션을 보게 됐어요. 전공요? 무용, 발레 전공으로 학교를 다녔습니다. 공연은 제가 언젠가 한남동을 지나가다가 블루스퀘어란 공연장에 뮤지컬 포스터가 걸려있는 걸 보고 문뜩 한 번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티켓을 구해서 보러 갔던 적이 있어요. 그때 뮤지컬의 매력을 너무 많이 느껴서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사실 무용수 또한 뮤지컬 배우나 공연, 무대에 올라가는 아티스트처럼 무대에 오르고 여러 가지의 감정이나 상황을 춤과 연기로 전달을 하는 직업이거든요. 그런데 뮤지컬이라는 장르가 저에게 또 다른 의미로 강한 임팩트가 왔었어요. 음악이 주는 힘이 엄청나더라고요. 그 매력에 끌려서 대학교 때 뮤지컬을 엄청 보러 다녔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졸업을 할 때쯤 결심하게 됐어요. 무대에서 춤만이 아닌 뭔가 나의 목소리로 나를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 돼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이었죠. 그러던 찰나에 앞서 말했던 이번 공연의 오디션 공고가 떴죠. 그리고 무용 전공자 우대라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어서, 앞뒤 생각하지 않고 그날 바로 지원서를 쓰고 도전하게 됐죠. 춤과 노래, 오디션을 두 번 정도 거쳐서 정말 감사하게도 이번 작품에 참여할 수 있었고, 이번 뮤지컬 <V 에버 애프터>를 통해서 데뷔를 하게 됐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Q.  졸업은 한 걸까

박미주  네, 대학교를 졸업했고, 대학원 석사를 하고 있었는데 이번 작품에 캐스팅돼서 휴학을 했습니다. 이번 작품에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김이후  저 같은 경우에는 연락을 주셨어요. 작년부터 같이 작업을 하기도 했었고, 작가님이나 연출님이 저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고, 제가 어떤 롤이나 해낼 수 있는 부분들을 다 알고 계시다 보니 연락을 해주신 것 같습니다. 

Q.  이어서 맡은 배역에 대해서 조금 더 설명해 줄 수 있을까

황한나  네, 제가 맡은 프란체스라는 인물은 공국의 서열 1위, 왕위를 물려받을 차기 후계자 중 한 명입니다. 그런데 프란체스는 왕위에 제일 가까움에도 불구하고 그를 포기하고 수도원으로 들어가려고 해요. 왜냐하면 그가 왕위에 오르기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피를 흘리고 있고, 그 또한 그를 알고 있거든요. 프란체스를 암살하고 왕위를 물려받기 위한 가족 간의 싸움과 암투, 어느샌가 그는 피의 구렁텅이에 빠져있게 됐죠. 주위를 둘러본 프란체스는 모든 걸 내려놓기로 결심해요. 그는 무고한 이들이 흘리는 피가 싫었고, 그 누구보다 왕에 어울리는 정의로운 사람이었기 때문에 그렇기에 포기하려 하죠. 그랬던 그가 모두를 피해 수도원으로 가고 있는 가운데 레미라는 알 수 없는 존재를 만나죠. 그들은 알게 모르게 서로에게 이끌려요. 제가 생각했을 때 프란체스와 레미는 순수성이라고 해야 할까요? 어떤 그 순수함이라는 공통점이 있었던 것 같아요. 레미의 때묻지 않은 순수함, 그리고 프란체스가 가지고 있는 때묻지 않게 지키려 하는 순수함. 뭔가 다른 것 같지만 같은, 알 수 없는 부분들이 닮아있기에 서로 친해지지 않았을까 싶었어요. 그리고 프란체스가 레미에게 끌렸던 또 다른 이유는 아무래도 그의 삶 때문이지 않았나 싶더라고요. 그의 주변에 첩자들이 얼마나 많았겠어요. 그가 없어지면 차기 왕권을 쥘 수 있는데 말이죠. 그래서 계속 주변에 암살 시도를 하고, 독을 푸는 등 누구도 쉽게 믿을 수 없게 피를 말렸을 것 같더라고요. 저도 모르게 누구도 믿을 수 없다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그래서 누군가에게 등을 맡기지도 못한 삶을 살아왔던 거죠. 그런 그에게 어떤 고독한, 어떤 외로움, 그리고 그 안에 깔려있는 순수함을 가지고 있는 레미는 자석처럼 이끌릴 수밖에 없지 않았을까 싶었어요. 나를 알아주는 사람이 단 하나도 없지만, 그런 사람을 만났을 때 우리는 볼 수 없지만 느껴지는 어떤 스파크가 있는 것처럼 그렇게 두 사람은 만났고 서로에게 이끌리지 않았나 싶어요.

김이후  제가 맡은 레미는 뱀파이어입니다. 흔히 뱀파이어를 떠올렸을 때 연상되는 이미지가 어떤 고혹적인 느낌이나 인간의 피를 흡혈하면서 오랫동안 살아온 노련함 같은 걸 연상할 수 있잖아요. 그런데 우리 작품에서의 레미는 조금 다른 것 같더라고요. 시대상이 현대가 아니기 때문일 수도 있는데, 숲속에서 사람들과 떨어져서 오랫동안 살았다는 설정이 있었고, 그래서 그는 인간에 대한 큰 생각이 없어요. 숲속에서 살아가면서 동물들과 대화를 하는 뱀파이어죠. 그래서 어떻게 보면 노련함이나 매혹적인 느낌보다는 그런 느낌들이 야성적으로 발현된 캐릭터인 것 같았어요. 되게 본능적이고 어떻게 보면 원초적인 욕망에 살아가고 있달까요. 좋은 것과 싫은 것을 되게 강렬하게 느끼는 캐릭터였어요. 그래서 사실 테이블 작업을 하면서도 이야기했던 부분인데 레미와 프란체스가 대비된 인물이었으면 좋겠다고 했어요. 삶의 방향성이나 모습이 완전히 다른 캐릭터였고, 그래서 두 사람이 만났을 때 서로에게 볼 수 없었던 부분들이 그들에게 더 이끌릴 수밖에 없지 않았나 싶어요. 저는 개인적으로 앞서 말했던 순수하고 원초적인 모습의 레미 이외에도 이 속에 어떤 매혹적인 부분들이 조금씩 있는데 그 부분들을 최대한 살리고 싶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박미주  제가 맡은 배역 조이는 미래에서 넘어온 천재 과학자입니다. 처음 대본을 읽었을 때 제가 떠올렸던 이미지는 정말 머리가 똑똑한 천재였어요. 이것만 떠올리고 리딩을 하고 본 연습에 들어갔을 때 제가 생각했던 부분들 이외에 여러 모습들이 담겨있더라고요. 어떤 면에서는 되게 엉뚱하고 독특한 면도 있고, 또 다른 모습에는 이 나이 또래의 친구들에게 볼 수 없는 모습들이 숨겨져 있더라고요. 그래서 그 모습을 다 보여드릴 수 있게, 조금 더 잘 표현할 수 있도록 지금 중점을 두고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사진 ⓒ 조나단 기자

 

Q.  연습을 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또 뭐가 있을까

황한나  저는 레미랑 프란체스가 처음 만났을 때 서로가 느끼는 감정과 생각, 그들에게 어떤 스파크가 튀고 있을 것 같은데 처음에는 감이 안 잡혔어요. 아무래도 뮤지컬이라는 장르가 영화나 드라마, 소설 등과는 다르게 되게 압축된 이야기를 장면과 장면, 노래와 연기를 통해서 설명을 하고 풀어 나가야 되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이들이 만났을 때의 감정, 그리고 만나고 나서 어떤 행동과 상황 속에서 이들이 친해졌다. 추억이 형성됐다는 거를 보여줘야 했는데 그게 제대로 전달이 되고 있는지가 감이 안 잡히더라고요. 그게 저와 레미에게 숙제였던 것 같아요. 짧은 서사 속에서 우리가 전달해야 되는 이야기가 제대로 전달이 된다는 것, 됐다는 것이요. 지금의 프란체스와 레미 역을 맡은 배우들의 숙제 중 하나가 아닐까 싶어요. 이 모습들이, 우리가 전달하는 서사에 힘이 있고 그걸 제대로 전달하고 있는가. 관객들이 우리의 이야기에 의문점을 남기지는 않을 것인가를요. 지금의 저는 존재와 존재 간의 사랑으로 표현하려고 하고 있어요.

Q.  앞서 말했던 '젠더리스' 캐릭터에 맞는?

황한나  어떻게 보면 프란체스와 저는 정말 잘 맞는 캐릭터와 연기자이지 않나 싶어요. 그리고 어떤 피지컬적인 부분이나 목소리도 저랑 너무 잘 맞았고, 제가 제 색깔에 대해서 의심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저는 캐릭터 간의 색깔이나 연계에 대해서는 큰 고민이 없었던 것 같아요. 오히려 이런 부분들보다 앞서 말했던 것처럼 두 존재 간의 깊이 있는 관계, 그 관계의 이해에 대해서 더 고민을 하고 있는 것 같고 지금 연습을 하면서 찾아가고 있지 않나 싶어요. 그런 문제들은 사실 어느 정도 선이 정해지면 또 쉽게 풀어지는 문제들이기 때문에 공연이 시작할 때엔 어렵지 않게 우리가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보고 이해하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 같습니다.

김이후  저도 지금 많이 고민하고 있는 부분들이 있어요. 우리 작품 속에서 나오는 인물들이 다들 너무 다른 콘셉트를 가지고 있거든요. 예를 들어 제가 맡은 뱀파이어 레미는 숲속에서 살고 누구와도 만나거나 왕래가 없는 캐릭터고, 프란체스는 한 공국의 서열 1위, 왕에 제일 가까운 사람이죠. 그리고 조이라는 인물은 레미가 알 수 없는 미래에서 온 천재 과학자잖아요. 이들 세 명만 써 놓아도 이렇게 생소한 조합인데 이게 어떤 이야기를 통해서 하나가 되는가에 대해서, 그게 관객들에게 또 생소한 이야기로 전달되는 게 아닐까라는 걱정도 있었고요. 그래서 지금의 저는 앞서 이야기했던 한나 배우님 말씀처럼 우리의 드라마, 이야기를 통해서 관객들이 우리가 만든 길을 잘 따라갈 수 있게끔, 그 길을 닦고 다듬고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전달되는 감정 또한 제대로 전달될 수 있게 말이죠. 그리고 되게 독특한 톤을 가지고 있는 작품이 관객들에게 잘 전달되길 바라고 있어요. 

박미주  우선 어렵다기 보다는 처음 대본을 받아서 봤을때 '랩'을 해야 되는 부분이 있었는데 걱정이 되더라고요. 아무래도 제가 평소에 즐겨들었던 장르가 아니었기 때문에 연습에 들어가기 전부터 영상이나 노래를 많이 찾아보고 불러보면서 준비를 했었던 것 같아요. 다행인건 본 연습에 들어갔을때 언니오빠들이 정말 많이 도와주셔서 제가 어떤 부분이 부족한지 혹은 제가 어떻게 연습을 해야할지에 대해서 방향성을 찾을 수 있었어요. 혼자 이런저런 방법들로 많이 연습을 했습니다. 그리고 앞서 제가 무용을 전공했고, '발레' 전공이었기 때문에 이번 장르에서 보여드릴 수 있는 춤 장르를 소화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있었던 것 같아요. 항상 곧은 선, 곧게 춤추는 발레의 특성을 최대한 버리고 자유로움을 찾으려고 노력했던 것 같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여러 장르의 음악과 춤을 소화할 수 있는 몸을 만들 수 있도록 연습하고 공부하고 있습니다.

Q.  사실 작년엔 뱀파이어 헌터 역을 했었는데, 올해는 뱀파이어 역할을 한다고 해서 눈길이 갔다. 뱀파이어 역할을 맡으면서 여러 생각이 들었을 것 같은데.

김이후  네, 뱀파이어 헌터였었죠.(웃음) 저도 우스갯소리로 "인생이 정말 어떻게 될지 모른다"라고 하고 말하고 다녔을 정도예요. 뱀파이어 헌터 시절에는 뱀파이어 욕을 했었는데, 시간이 지나서 제가 뱀파이어가 돼서 되게 민망한 느낌이 든다고 농담처럼 말했죠. 사실 전작의 뱀파이어와 이번 작품의 뱀파이어는 색감이 너무 다르거든요. 전작에서의 뱀파이어들은 완전히 한국화된 K-뱀파이어였어요. 이번 작품에서 그려지는 뱀파이어는 어떻게 보면 제일 야생적이고, 누구도 쉽게 볼 수 없는 숲속 뱀파이어인데 완전히 다른 결을 가지고 있는 만큼 또 다른 매력을 느끼실 수 있습니다. 작품 외적으로 비교해 보시면 또 다른 재미가 있지 않을까 싶어요. 

사진 ⓒ 조나단 기자

 

다음 인터뷰에서 계속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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