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협박의 매체로 사용한 것을 보면 이 연쇄 살인 사건 수사에 내가 개입하고 있다는 것을 범인은 알고 있다는 뜻 아니겠어?”
“물론이야. 그러니까 범인은 동일인일 가능성이 크고 우리 사정을 잘 아는 사람이야.”
“우리 주변에 범인이 있다? 주변 사람이야 열손가락 안에 있으니까 누군지 뻔하지 않아요?”
오민준이 한마디 했다.
무능한 수사진이라는 의미를 다분히 담고 있는 것 같았다.
“이 책 원본 검색에서 나온 자료는 뭐였나?”
나는 곽정 형사를 쳐다보았다.
“변하진 사장의 지문이 있었어. 그 외에는 아직 어떠한 지문도 DNA도 발견하지 못했어.”
“책이 발견된 경위를 다시 한 번 말씀해 주세요.”
내가 변하진 사장을 쳐다보았다.
변 사장은 계속해서 일어나는 회사 내의 변괴에 몹시 괴로운 표정이었다.
더구나 중요한 인재를 스카우트했는데 아직 발령도 채 나기 전에 죽인다는 협박부터 받았으니 얼마나 황당한 일인가.
“어제 아침 내가 출근했는데 비서실 현 과장 테이블 위에 이 책이 놓여 있었어요. 그래서 선생님 베스트셀러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가지고 들어갔지요. 그리고 책상위에 두고 다른 일을 좀 본 뒤 다시 눈에 들어와 열어 보았더니 이런 암호문 같은 것이 있었습니다. 나는 즉각적으로 보통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책을 비닐 봉투에 넣어 보관한 뒤, 곽정 형사한테만 연락을 했지요.”
“현유빈 과장은 그때 없었나요?”
“예. 현 과장이 출근하기 전에 제가 먼저 나온 거지요. 그래서 현 과장은 이 책을 본 일이 없을 것입니다.”
“현 과장을 지금 좀 들어오라고 하실 수 있습니까?”
“현 과장은 정말 아무것도 모릅니다.”
변 사장은 내가 현 과장을 부르려고 하자 이상하게 거부감을 나타냈다.
“그래도 한 번 물어보게요.”
내가 다시 권유하자 변 사장이 인터폰을 눌러 현유빈 과장을 불렀다.
현 과장은 사장실에 들어와 두 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다소곳하게 섰다.
비서다운 행동이었다.
그러나 하체와 상체가 언밸런스인데다 얼굴이 남자상으로 귀염성이 하나도 없어 매력적인 여자라고 보기는 어려웠다.
나만의 평인지도 모를 일이긴 했다.
좋아서 그의 나체 사진을 벽에 걸어놓고 사는 남자도 있으니 말이다.
“사장실에는 CCTV가 없습니까?”
내가 물었다.
“사장실 입구에는 없습니다.
드나드는 방문객에게 실례가 될까봐 예전에 있던 것을 철수했습니다.
회사 정문에는 있습니다.”
“검색해 보았나?”
나는 곽정 형사를 보고 물었다.
“대강 훑어보았고 지금 인사팀 요원들을 데리고
한 사람 한 사람 검색을 하고 있어.”
“어제 사장실이나 비서실에 드나든 사람 중에
특별히 기억에 남는 사람이 있나요?”
나는 현유빈 과장을 보고 물었다.
질문을 하면서 변 사장의 표정을 보았더니 불안한 기색이 엿보였다.
“현 과장, 이 책 본 일이 있습니까?”
내가 책을 들고 물었다.
“예.”
뜻밖의 대답이었다.
“아니...”
놀란 것은 변 사장이었다.
“언제 어떻게 보았습니까?”
“어제 아침에 사장님이 책상에서 읽고 계셨습니다. 제가 커피를 타가지고 사장실에 들어갔을 때도 제가 들어간 줄도 모르고 책에 열중했습니다. 그 책 소설가 선생님이 쓰신 거죠?”
“그 때 처음 본 것입니까?”
“예.”
그렇다면 변 사장의 이야기가 맞는다. 정말 책이 발이달려 스스로 걸어 들어왔나?
도대체 누가 이 책을 감쪽같이 여기 가져다 두었단 말인가?
“사장실에는 CCTV가 없습니까?”
내가 물었다.
“사장실 입구에는 없습니다. 드나드는 방문객에게 실례가 될까봐 예전에 있던 것을 철수했습니다. 회사 정문에는 있습니다.”
“검색해 보았나?”
나는 곽정 형사를 보고 물었다.
“대강 훑어보았고 지금 인사팀 요원들을 데리고 한 사람 한 사람 검색을 하고 있어.”
“어제 사장실이나 비서실에 드나든 사람 중에 특별히 기억에 남는 사람이 있나요?”
나는 현유빈 과장을 보고 물었다.
질문을 하면서 변 사장의 표정을 보았더니 불안한 기색이 엿보였다.
혹시 엉뚱한 대답이 나올까봐 조마조마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