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인터뷰] '금악' 황건하, "흔들리지 않는 배우 되고 싶어"
[더인터뷰] '금악' 황건하, "흔들리지 않는 배우 되고 싶어"
  • 조나단 기자
  • 승인 2021.08.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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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배우로서 첫 걸음 내딛은 배우 황건하
뮤지컬 '금악' 한국 전통음악의 진수, 많은 작품들 알려졌으면....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의 새로운 도전, 창작뮤지컬 <금악:禁樂>이 관객들의 박수 속에서 첫 무대를 무사히 올렸다. 

창작뮤지컬 <금악:禁樂>은 조선시대 궁중에서 연주하는 음악과 무용에 관한 일을 담당한 관청인 장악원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기묘한 사건을 담은 판타지 사극으로 '악공' 성율과 효명세자 이영을 통해 자신의 내면의 소리를 듣고 치유를 받고 깨달음을 얻는 모습을 담고 있는 작품이다. 

본지는 이번 작품을 통해 뮤지컬 배우로서, 데뷔한 뮤지컬배우 황건하와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음은 이번 작품을 통해 어릴 적 꿈을 이뤘다고 말하던 보컬리스트이자, 이젠 뮤지컬 배우가 된 그와의 일문일답으로 공연과 관련된 내용이 일부 포함되어 있음을 밝힌다. 

앞으로가 기대되는 그를 만났다.
 

사진 ⓒ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사진 ⓒ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Q.  본지와 첫 인터뷰다.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황건하  안녕하세요. 뮤지컬 배우로 처음 인사드리는 황건하입니다.

Q.  이번 작품은 어떻게 참여하게 됐을까

황건하  이번 공연 뮤지컬 <금악>의 제작사 측에서 제 활동을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게도 제의를 해주셨고, 그렇게 이영이라는 인물로 이번 작품에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Q.  처음 대본을 보고, 읽었을때 어떤 생각이 들었나.

황건하  처음 대본을 받아서 읽었을 때, 그 자리에서 끝까지 다 읽었어요. 그 정도로 흥미롭게 재미있었습니다. 다 읽자마자 이 작품은 꼭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Q.  첫 리딩, 분위기가 좋았을 것 같은데

황건하  이 작품이 정말 매력적인 작품이라는 걸 제가 알고 있는 만큼, 연출진과 스태프, 그리고 참여하는 배우들 또한 알고 있었고 느꼈던 것 같아요. 첫 리딩임에도 불구하고 되게 빠져들었고, 리딩이 끝났을 때 다들 앞으로 더 재밌어질 거라는 걸 깨달았던 것 같아요.

Q.  연습 과정에서 어려웠던 부분이 있었을까

황건하  아무래도 코로나 시대에 들어서, 마스크를 쓰고 연습을 한다는 게 익숙하지 않다 보니 상대방의 표정을 읽지 못하는 게 어려웠던 것 같아요. 눈만 보고 연기를 한다는 게 쉽지 않았죠. 그리고 마스크를 쓰고 노래하는 것도 어려웠던 것 같아요. 그런 어떤 상황으로 인한 불편함 빼고는 사실 연습실 분위기도 너무 좋았고 다들 너무 즐겁게 연습에 임했던 것 같습니다.

사진 ⓒ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사진 ⓒ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Q.  첫 무대, 떨리지는 않았나.

황건하  첫 공연을 말해주셨는데, 막상 첫 번째 공연 날은 정말 정신없이 흘러갔었어요. 기억이 나는 건 오프닝 무대를 보면서 백스테이지에서 혼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던 게 기억납니다. 오랜 시간 꿈꿔왔었던 무대에 오른다는 것, 그리고 정말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행복한 작품을 할 수 있다는 것에 저도 모르게 감정이 벅차올랐었던 것 같아요.

Q.  연습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을까?

황건하  사실 코로나 상황이 너무 안 좋아졌을 때여서 연습이 시작하면 딱 연습만 진행하고, 연습이 끝나면 밥도 같이 못 먹고 바로 퇴근을 하던 일상이어서 다른 선배님들과 큰 접점이 없었어요. 그게 너무 아쉽습니다. 일상적인 식사도 같이 못한다는 게 정말 아쉬웠어요. 오히려 극장에 들어와서 공연을 시작하고 나서야 이야기를 하면서 친해지고 있어요.

Q.  맡은 배역, 이영에 대해서 소개하자면

황건하  효명세자 이영은 아버지 순조를 대신해 어린 나이에 대리청정을 맡으며 많은 무게를 견디고 있는 외로운 사람입니다. 백성을 끌고 앞으로 나가려는 사람이 아닌 함께 가고 싶어 하는 갇혀 있는 억압을 풀고 부드럽게 정치를 이어가고 싶은 사람입니다.

Q.  준비하는 과정에서 참고하거나 공부한 부분들이 있을까

황건하  아무래도 역사적인 사실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보니 책이나 다큐멘터리 등 자료들을 많이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자료를 찾고, 조사할수록 이영이라는 인물에 대해서 더 깊게 알 수 있었고 그의 여러 면을 둘러보고 준비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것들이 본 공연에 들어와서 제가 노래를 부를 때도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그리고 아무래도 이번 작품이 사극이기 때문에 조선 시대의 왕 역할을 연기하신 선배님들의 영화나 드라마 영상들을 찾아봤었던 것 같아요. 겉으로 유연하고 부드러워 보이지만 그 속은 누구보다 강인한 왕, 그 모습을 담고 싶었고, 담아내려고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Q.  효명세자 이영, 그에게 '예악'이란 무엇이었나

황건하  탈출구이면서 숙제였던 것 같아요. 예악을 통해 아버지를 무너지게 만든 세도정치를 견제하려 하고, 예악(禮樂)을 통해서 정치의 중심을 잡으려 했죠. 예(禮)와 악(樂)을 벗어난 새로운 소리를 찾아가려 하는 이영의 모습에선 단순하게 예악을 지키려고만 하는게 아닌 자신의 신념을 담으려는 모습도 보였거든요.

사진 ⓒ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사진 ⓒ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Q.  극 중 이영은 왜 성율에게 힘을 실어줬던 걸까? 

황건하  이영은 외로운 사람이었거든요. 자신의 예술적인 부분을 이해해 주는 사람을 찾아 함께 새로운 소리를 만들어 가고 싶어 했어요. 그런데 누구도 그를 이해해 주지 않았거든요. 그러던 가운데 그동안 누구도 이해하지 못했던 소리를 듣고 있는 인물, 성율을 만나게 되죠. 그와의 만남은 이영에게 또 다른 자극이 돼요. 그래서 그에게 점점 더 흥미를 느끼고 애정을 가지게 되죠. 성율이 내는 소리, 그가 듣는 소리가 너무 소중했고 그래서 이영은 그가 금악으로 인해 변하지 않도록 잡아주려고 손을 내밀었던 것 같아요.

Q.  만약 이영이, 성율이 바라보고 있는 금악의 '갈'을 볼 수 있었다면. 이들의 이야기에 변화가 있었을까?

황건하  이영이 갈이란 존재와 소통을 할 수 있었다면 더 적극적으로 성율이 금악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읽지 못하게 막았을 것 같아요. 사람을 억압하는 게 맞지 않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지만, 갈이라는 존재, 예측할 수 없는 그 모습을 보는 그 순간 성율이 위협받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것 같거든요. 

Q.  이번 작품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장면 혹은 넘버가 있다면?

황건하  음악적인 면에서 장악원,진찬연 신이요. 지금까지 뮤지컬에서 볼 수 없던 전통적이고 아름다운 한국음악의 선율을 들으실 수 있습니다. 

사진 ⓒ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사진 ⓒ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Q.  요즘 울림을 주는 대사가 있을까

황건하  극 중 '비가 되어'라는 넘버에서 이영이 "아니, 날 이렇게 만든 건 이 질서다"라고 말하는 대사가 있어요. 독살당한 것, 누가 그런 것 모두 지금 나에겐 중요치 않다며 내가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해야 할 일, 율이에게 꼭 하고 떠나야 할 말을 전하기 전, 심경을 담은 대사라고 생각합니다.

Q.  이 작품, 뮤지컬 <금악>은 어떻게 기억될까.

황건하  가장 한국적인 작품이라고 기억되면 좋을 것 같아요. <금악>을 시작으로 우리 것의 아름다움을 담은 작품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Q.  마지막으로 공연을 보러 온, 혹은 보러 올 관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황건하  뮤지컬을 좋아하시던 분들에겐 새로운 공연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고, 국악이 생소하신 분들에겐 좋은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많은 분들이 오랜 시간 노력해 만들어온 작품입니다. 발걸음 해주셔서 함께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사진 ⓒ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사진 ⓒ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Q.  어떻게 보면 학생 때 처음 꾸었던 꿈을 이루게 됐다. 지금 나에게 새로운 목표, 꿈을 설정해보자면? 해보고 싶은 작품이나 목표가 있을까.

황건하  개인적으로 일단 이번 첫 작품 이외에는 다른 생각을 하고 있지 않아요. 우선 이 첫 작품을 무사하게 끝마치고 싶습니다. 그리고 또 다음을 천천히 준비해나가지 않을까 싶어요.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급하지 않게 한 걸음, 한 걸음 천천히 단단하게 흔들리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게 신중하게 선택해 걸어나가겠습니다. 그리고 덧붙여서 꼭 해보고 싶은 공연, 한 작품이 있거든요.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라는 작품을 재밌게 봤었고, 좋아하는 작품인데 언젠가 꼭 해보고 싶습니다. 이 작품 이후의 어떤 목표나 꿈이 있다면 이거일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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