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문석 여기어때 대표 리더십 추락...경쟁사 크롤링 야놀자 자산 훔쳤다
최문석 여기어때 대표 리더십 추락...경쟁사 크롤링 야놀자 자산 훔쳤다
  • 조경호 기자
  • 승인 2021.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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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2016년 야놀자 정보 빼낸 여기어때에 10억 배상 판결
여기어때 경쟁사 정보를 17만원 평가절하...웹 크리링은 범죄
김선제 교수"지적재산은 벤처의 자산...시장의 가치 지켜져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63-2부(부장 박태일·이민수·이태웅)는 야놀자 측이 여기어때 운영사인 여기어때컴퍼니를 상대로 낸 데이터베이스 제작자의 권리침해 금지 소송 1심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10억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숙박 예약 애플리케이션(앱) 어겨어때를 운영하는 최문상 여기어때컴퍼니(구 위드이노베이션) 대표의 리더십이 땅끝 추락했다. 여기어때가 경쟁사인 야놀자의 지적재산을 탈취한 사실이 야놀자의 민사소송에서 패소하면서 드러났기 때문.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63-2부(부장 박태일·이민수·이태웅)는 야놀자 측이 여기어때 운영사인 여기어때컴퍼니를 상대로 낸 데이터베이스 제작자의 권리침해 금지 소송 1심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10억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야놀자는 2016년 자사 서버에 접속이 몰려 장애가 발생하자 원인을 분석했다. 그 결과 경쟁사인 여기어때가 크롤링 프로그램을 통해 제휴 숙박업소 정보를 대량으로 탈취한 정황이 발견됐다.

당시 여기어때 영업전략팀장은 프로그램 개발 담당 직원에게 경쟁업체 제휴점 수 등을 취합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라고 요청했다. 반경 1000㎞ 내 숙박업소 정보를 모두 불러오는 프로그램을 건네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영업전략 담당 직원은 이 프로그램을 이용해 2016년 1월부터 10월까지 야놀자의 제휴 숙박업소 업체명, 주소, 가격 등을 무단으로 복제한 혐의를 받았다.

야놀자는 여기어때를 수사 당국에 고소했다.  수사 과정에서 보를 탈취한 정황이 드러났다. 야놀자는 2018년 20억원 상당의 민사소송을 여기어때를 상대로 제기했다.

소송 과정에서 여기어때의 모럴헤저드가 논란이 됐다. 정보를 내려받은 사실을 인정하면서 그것이 범죄가 아니라고 주장했기 때문.

여기어때는 "내려받은 정보의 가치는 ‘전국 숙박업 2016년’ CD의 가격(17만 4000원) 정도에 불과하다. 크롤링(crawling)프로그램도 직원 1명이 수작업으로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을 간편하게 한 것에 불과하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여기어때가 17만4000원이라는 정보가치를 10억원으로 평가했다. 무엇보다 정보의 가치를 지적재산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재판부는 “해당 정보는 상당한 투자와 노력을 기울인 야놀자 측의 성과”라면서 "프로그램을 이용한 무차별적이고 비정상적인 방식으로 접근돼 무제한적으로 유출될 경우에는 원고의 경쟁력이 저하되는 손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여기어때 측은 영업을 위해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관련 정보를 무단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여기어때컴퍼니의 최고경영자인 최문석 대표에 대해 불똥이 튀었다. 최 대표는 2019년 영국계 사모펀드 운영사 CVC캐피탈이 여기어때컴퍼니를 인수하면서 발탁됐다.

◇최문석 대표, 크로링 범죄 무지..사과 대신 경쟁사 재산 평가 절하

여기어때컴퍼니의 최고경영자인 최문석 대표에 대해 불똥이 튀었다. 최 대표는 2019년 영국계 사모펀드 운영사 CVC캐피탈이 여기어때컴퍼니를 인수하면서 발탁됐다.

CVC캐피탈은 심명섭 대표(52%),사모펀트 JKL파트너스(18%)등의 지분을 인수해 경영권 인수를 마무리했다. 지난해 9월 사명을 위드이노베이션에서 여기어때컴퍼니로 변경했다.

당시 위드이노베이션의 모회사인 위드웹 심명섭 전 대표가 '웹하드 관련 음란물 유통 방조 혐의'사건에 연루된 뒤에 회사를 매각했다. CVC캐피탈도 위드웹의 부정적 기업 이미지 때문에 여기어때컴퍼니로 사명을 변경한 것이다.

최 대표는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와튼스쿨에서 MBA(경영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이베이코리아, 버거킹 등 외국계 회사에 몸담아왔다. 한국기업으로는 삼성생명에서 재직했다.

여기어때의 정보 탈취 사건은 최 대표가 취임하기 이전인 2016년에 발생한 일이다. 사건과 최 대표와 실질적 관련없다. 문제는 2018년 야놀자가 여기어때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하고 1심 재판을 진행하던 시기에 실질 경영자는 최 대표라는 점이다.

무엇보다 타인의 투자와 노력을 기울여 확보한 정보를 17여만원으로 평가 절하했다. 벤처기업인이라면 최우선해야 할 '지적재산'을 탈취한 범죄에 대해 무지한 판단을 하고 있어 기업 상도를 외면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크롤링 남의 재산 훔치는 범죄행위

법조계는 크롤링을 범죄행위라고 보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데이터베이스(DB)의 가치는 더욱 높아졌다. 가치가 있는 데이터를 아무런 죄의식 없이 가져와 사용하고 이득을 챙기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김경한 법무법인 민후 대표 변호사는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콘텐츠만 베껴도 위법이다. 아이디어 도용 역시 위법이다"며 "최근 법망을 피해가려는 사람들이 있지만 엄연한 범법 행위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책임이 결국 뒤따라 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크롤링은 정보의 가치가 계속해서 올라가는 정보화 시대, 각종 범죄 행위도 다양하고 심각해지고 있다"며 "근본적으로 모니터링 외에는 막을 수 없기에 기업들의 인식 변화와 경각심을 갖고 움직여야만 크롤링 문제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했다.

기업이 경쟁사에 정보를 크롤링하는 것은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대표적으로 후발 주자가 선두 기업을 따라 잡기 위해 크롤링을 시도한다고 한다. 무심코했던 행위가 크롤링 범죄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창조경제를 처음 주창한 영국의 경영전략가 존 호킨스는 "창조경제를 위한 유동화폐는 지적재산이다. 지적 재산이 없는 창조경제는 없다"고 말했다. 지적재산이 보호되지 않으면 창조경제가 제대로 꽃피울수 없다는 지적인 것이다.

김선제 성결대학교 교수는 "여기어때가 정보를 탈취한 것은 그 만큼 시장가치가 있기에 탐을 냈다고 법원이 판단한 것"이라며 "벤처기업의 재산은 지적재산이다. 아이디어세서부터 기술개발, 사업화, 시장에 이르는 일련의 기업 활동에서 지적재산권이 유기적으로 작동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무한경쟁 시대에 창의적 아이디어와 기술 개발이 촉진되고 보호 받음으로써 부를 창출하고 국가 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지적재산이 지켜져야만 벤처가 살아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여기어때컴퍼니의 지분현황은 Vacance Company Limited(60.0%), 제이케이엘성장전략 제1호 유한회사(18.1%), 기타(21.9%)이다. 맛집플랫폼인 망고플레이트의 지분(100%)을 취득해 합병했다. 여기어때 앱에 맛집 콘텐츠를 추가해 시너지 효과를 노린 것이다.

회사의 영업수익은 광고료, 수수료, 객실판매수익, 프랜차이즈수입 등으로 나뉜다. 매출액은 2019년과 2020년 각각 1027억42만원, 1287억1868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019년과 2020년 각각 72억 484만원, 114억8377만원이다. 당기순이익은 45억5095만원, 90억916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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