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차이vs제3의 인수자?..남양유업은 예정대로 매각될까
가격차이vs제3의 인수자?..남양유업은 예정대로 매각될까
  • 서종열 기자
  • 승인 2021.08.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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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불가리스 사태 이후 남양유업 매각 선언했던 홍원식 회장
7월 주총 앞두고 돌연 6주 연기 결정에 매각철회說 퍼지기도
알짜 부동산 보유한 남양, 한앤코와 가격재협상 가능성 높아
남양유업 홍원식 회장. 홍 회장은 지난 5월 불가리스 사태 이후 남양유업 경영에서 물러나고 보유 주식을 한앤컴퍼니에 매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 한국증권신문 DB
남양유업 홍원식 회장. 홍 회장은 지난 5월 불가리스 사태 이후 남양유업 경영에서 물러나고 보유 주식을 한앤컴퍼니에 매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 한국증권신문 DB

남양유업 매각일정이 갈수록 꼬이고 있다. 

지난 5월 '불가리스' 사태 이후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경영권 이전을 위한 매각방침을 밝히고, 사모펀드 운용사인 한앤컴퍼니와 주식매매계약까지 체결했지만, 현재 상황만 보면 매각절차는 전면 중단된 상황이다. 

홍 회장 측이 경영권 이전을 위한 임시주주총회를 9월로 연기하고 새로운 법률자문을 선임하면서 남양유업 매각작업이 법정공방으로 치닫는 분위기를 풍기고 있어서다. 

 

◆ 홍원식 회장, 마음 바꿨나?

홍원식 회장은 지난 5월 불가리스 사태 직후 경영에서 물러남과 동시에 보유 지분을 한앤컴퍼니에 매각하겠다고 발표했다. 홍 회장 일가가 보유하고 이는 남양유업 지분 53.08%를 3107억원에 한앤컴퍼니에 매각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안정적인 경영권 이전을 위해 7월30일에 열기로 했던 임시주주총회를 느닷없이 연기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홍 회장 측이 정확한 이유를 밝히지 않은 채 임시주총을 6주 뒤인 9월14일로 연기한 것이다. 

게다가 의심스런 정황이 여기저기서 나오기 시작했다. 지난 5월 불가리스 사태 당시 홍 회장은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지만, 현재까지 회장직을 유지 중이며, 횡령 정황으로 퇴사했던 홍 회장의 장남이 경영권 복귀하는 등 사실상 현재까지 홍 회장 일가가 남양유업의 경영권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홍 회장 측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던 한앤컴퍼니 측은 답답한 상황이다. 한앤컴퍼니 측은 "합리적인 이유도 없이 임시주총을 연기했다"면서 "법적 조치를 포함해 모든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목소리고 높였다. 

이런 상황에서 홍 회장은 지난 19일 LKB파트너스를 새로운 법률고문으로 선임하면서 사실상 법정공방을 예고했다. 법조계에서는 홍 회장이 사실상 새로운 법률고문을 선임을 통해 주식매매계약을 파기할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 헐값 매각 vs 신의성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번 남양유업 경영권 매각이 성급한 결정이었다는 관측과 함께 한앤컴퍼니의 과도한 후려치기가 원인이라는 지적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과거 대리점 밀어내기 갑질 논란 이후 전국적인 불매운동으로 매출에 상당한 타격을 입었던 남양유업은 이후에도 여러가지 구설수에 오르내리며 곤혹을 치러왔다. 

이런 와중에 지난 5월에는 불가리스 사태가 터지면서 남양유업에 대한 브랜드 이미지가 악화되자 창업주 일가족인 홍 회장 일가는 결국 보유지분을 매각하고 경영에서 물러나겠다고 발표했다. 

남양유업은 세종공장(왼쪽)과 강남 논현동 일대 1964빌딩(오른쪽) 등 알짜배기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 ⓒ 남양유업
남양유업은 세종공장(왼쪽)과 강남 논현동 일대 1964빌딩(오른쪽) 등 알짜배기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 ⓒ 남양유업

홍 회장 일가의 지분을 인수키로 한 곳은 한앤컴퍼니로, 한앤컴퍼니는 홍 회장 일가의 지분 53%를 3100억원대에 인수키로 결정했다. 당시 주가가 급락하긴 했지만, 경영권 프리미엄을 반영한 것이다. 당시 주가와 비교하면 거의 두배에 가까운 수준이었다. 

그러나 금융권에서는 홍 회장 일가가 헐값에 보유지분 매매계약을 체결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남양유업 자체가 매출액이 줄어들긴 했지만, 알짜기업으로 평가받고 있어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남양융업은 올 상반기 현금 및 현금성 자산만 무려 847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본사인 강남 논현동 일대 1964빌딩과 전국에 산재한 보유부동산만 4000억원대에 달한다. 헐값 매각 논란이 나오는 이유다. 

홍 회장 일가와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 한앤컴퍼니 측에 대한 논란이 뒤따르고 있다. 불가리스 사태로 인해 주가가 급락한 상황에서 후려치기 방식으로 매매계약을 체결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실제 남양융업은 2013년 당시 주가가 주당 116만5000원(13년4월30일)에 달하기도 했다. 

 

◆ 가격조정 등 재협상 가능성 높아

법조계에서는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홍 회장 일가와 한앤컴퍼니와의 주식매매계약이 파기될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홍 회장과 한앤컴퍼니가 계약을 체결한 만큼 계약이 그대로 진행될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다만 세부사항은 양측의 조정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대 관건은 결국 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홍 회장 측이 법률자문을 새로 선임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서는 홍 회장 측이 제3의 원매자를 확보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이 경우 홍 회장 측이 계약금액인 310억원을 물어내더라도 더 높은 값을 받아낼 수 있다면 계약파기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한앤컴퍼니 측은 이와 관련 "아직까지 매매계약 자체가 파기된 것은 아니다"면서 "당초 계약사항대로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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