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200조원 시대 재개..5년여만에 수탁고 경신
펀드 200조원 시대 재개..5년여만에 수탁고 경신
  • 한국증권신문
  • 승인 2005.05.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내 펀드 수탁고가 바이 코리아 열풍 이후 처음으로 200조원을 돌파했다.19일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펀드 수탁고가 지난 18일 기준 200조2천500억원으로 전날보다 1조650억원 늘어나면서 5년 5개월여만에 기록을 경신했다.증시 관계자들은 간접투자시장이 성장한 것을 크게 환영하면서도 질적인 측면에서 얼마나 발전했는지도 잘 따져봐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펀드 200조원 시대 재개 = 펀드 수탁고는 외환위기 후 벤처 열풍이 불면서 급증하기 시작해 지난 1999년 7월 22일에 262조5천660억원으로 최고 수준에 올랐다.그러다 대우채 사태가 터지면서 바로 쪼그라들어 그 해 12월27일에는 200조 아래로 떨어졌고 이후에도 MMF를 제외하고는 눈에 띄게 돈이 들어오는 일이 없었다.그러나 최근에는 저금리에 지친 투자자들이 은행을 떠나 주식시장을 기웃거리기 시작한데다 주가가 1,000선을 찍을 정도로 강세를 보이면서 작년 말 145조원에서 5개월여만에 55조원이나 늘었다.업계에서는 아직까지는 바이코리아 열풍에는 못미치지만 최근의 추세가 지속되면서 펀드 시장이 급격히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주식형 펀드 12조원 넘어 = 종류별로는 주식편입 비중이 60% 이상인 주식형 펀드 수탁고가 작년 말 8조5천여억원에서 꾸준히 늘면서 이날 12조원을 돌파했다.주식시장이 조정을 받았지만 적금 붓듯이 고정적으로 납입하는 적립식 펀드가 받쳐주는 덕분에 자금이 빠져나가는 모습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채권형은 거꾸로 연초 금리가 급등하면서 엑서더스가 벌어져서 작년 말 75조8천억원에서 65조원으로 위축됐다.MMF는 작년 말 59조8천여억원에서 72조여억원으로 불어났으며 특히 최근 이틀간 2조5천억원이나 증가했다. 주가연계증권(ELS) 펀드가 봇물터지듯 쏟아져 나오면서 파생상품 펀드 수탁고가 8조원으로 3조2천960억원이나 증가했고 1년전에 출시된 부동산펀드도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1조5천억원으로 6천290억원이 늘었다.그러나 간접투자 유행을 주도한 적립식 펀드 비중은 정확한 집계가 없는 상태다. ◆ 판매.운용사 판도 변화 = 펀드 판매에 은행권이 적극 뛰어들면서 펀드는 더 이상 증권사 취급 상품이 아니게 됐다. 은행 비중이 30%에 육박한다.펀드 판매 대형사에는 한투증권, 대투증권과 삼성증권, 국민은행이 꼽혔다.운용사별로는 잔고가 삼성투신운용이 22조6천81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대한투신운용이 21조1천870억원, 한국투신운용이 18조원으로 뒤를 이었고 국민은행 자회사인 KB자산운용이 15조원대였다. 주식형만을 따지면 미래에셋자산운용과 미래에셋투신운용이 각각 1조4천680억원, 9천970억원으로 단연 두각을 드러냈고 한국투신운용과 삼성투신운용도 1조3천570억원, 1조2천70억원에 달했다.이 밖에 소형 운용사들은 배당펀드, 부동산펀드, 적립식펀드 등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 펀드 규모 영세, 수익 부진 등 문제점 = 펀드 수탁고 200조원 시대에 다시 들어섰지만 소규모 펀드 난립, 수익률 부진, 운용사 수익구조 취약 등의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다.현재 펀드 수가 6천개가 넘는데 이 중 규모가 1천억원이 넘는 것은 300여개에 불과하고 수명이 몇년을 넘어가는 펀드가 많지 않다.또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계속되면서 MMF 비중이 30%를 넘는 기형적 구조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게다가 과거 주식형 펀드들이 시장이 출렁거리면 수익률이 거꾸러지곤 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신뢰를 많이 잃었는데 아직 충분히 회복되지 못한 것도 걸림돌이다. 이와함께 은행 등 판매사의 입김이 강해지면서 운용 보수는 점점 낮아지는 반면 운용사들은 난립하면서 경쟁이 심화돼 자산운용사들의 재무상태가 상당히 부실한 상태다.업계에서는 앞으로 구조조정을 거쳐 국내 대형사와 해외에 탄탄한 기반을 둔 외국계 회사, 특화에 성공한 소형사 몇군데만 살아남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이미 한투운용+동원투신운용, 대투운용+하나알리안츠운용, LG투신운용+우리투신운용, 랜드마크투신운용+외환코메르츠투신운용 등 합병사들의 등장으로 지각 변동의 신호탄이 터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