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두 시시비비] 탄소 중립 시나리오, 고민한 흔적도 없다
[이원두 시시비비] 탄소 중립 시나리오, 고민한 흔적도 없다
  • 이원두 언론인·칼럼리스트
  • 승인 2021.08.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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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탄소중립위원회가 출범했다.

대통령 직속 탄소 중립위가 발표한 ‘2050년 탄소 중립 시나리오’ 초안은 고민한 흔적도 찾아볼 수 없는, 조금은 황당한 내용이다.

한마디로 줄여서 표현하자면 이를 실천할 시행계획은 없는, 그리고 현실감도 전혀 찾아보기 힘든 ‘목표의 나열’에 지나지 않는다.

정책은 정부가 입안하지만 실천 주체는 민간이다. 경제부문일 경우는 실물경제 주체인 기업이 실천 주체가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정책을 입안할 때는 민간부문의 현실 참작을 대전제로 한다.

이번 탄소 중립 시나리오는 정책 당국의 목표만 화려하게 나열했을 뿐 목표달성 주체인 기업계의 능력이나 현실은 거의 반영되지 않았다. 초안이 발표되자마자 경제단체와 기업계가 볼멘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 그 증거다.

이 시나리오는 2050년까지, 그러니까 앞으로 29년 동안 원자력 발전 비중을 현재의 29%에서 6~7%로 줄이고 태양광 등 재생 에너지 비율은 57~71%까지 올려서 탄소 배출량도 현재 대비 0~4%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대로 실천될 수 있다면야 더 바랄 것이 없겠으나 현실은 그처럼 녹록하지 않다. 그런데도 이런 초안을 국민 앞에 내놓은 것은 30년 뒤의 일을 지금 앞질러 책임 운운할 필요가 없다는 안일함이 반영된 것이라면 참으로 불행한 일이다.

‘국가 백년대계’는 재임 기간, 또는 임기와 관계어 없이 공직자는,

선출직이거나 임명직을 불문하고 무한 책임을 지는 것이 원칙이다.

그렇지 않다면 ‘국가 백년대계’는 설 자리가 없다.

오직 임기만 생각한 인기 정책, 이른바 포퓰리즘이 활개를 칠 수밖에 없다.

우리는 남아메리카 일부 국가가 지금 어떤 곤경에 처해 있는지,

또 그 원인이 어디 있는지를 잘 알고 있다.

다만 이를 교훈으로 삼지 않고 교본으로 삼으려는 자세가 문제일 뿐이다.

탈탄소는 지금 세계적인, 그리고 세기적인 고민꺼리다.

따라서 이를 달성하기 위해 각국은 처절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고민의 주제는 바로 청정에너지 확보다.

‘국가 백년대계’는 재임 기간, 또는 임기와 관계어 없이 공직자는, 선출직이거나 임명직을 불문하고 무한 책임을 지는 것이 원칙이다. 그렇지 않다면 ‘국가 백년대계’는 설 자리가 없다.

오직 임기만 생각한 인기 정책, 이른바 포퓰리즘이 활개를 칠 수밖에 없다. 우리는 남아메리카 일부 국가가 지금 어떤 곤경에 처해 있는지, 또 그 원인이 어디 있는지를 잘 알고 있다. 다만 이를 교훈으로 삼지 않고 교본으로 삼으려는 자세가 문제일 뿐이다.

탈탄소는 지금 세계적인, 그리고 세기적인 고민꺼리다. 따라서 이를 달성하기 위해 각국은 처절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고민의 주제는 바로 청정에너지 확보다.

산업혁명 이후 지금까지 삶의 수준을 높여 온 화석연료(석탄, 석유 등)가 지구 온난화의 주범으로 꼽히면서 이의 대안 찾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태양광, 풍력, 조수 발전 등이 현재까지 대안으로 자리 잡고 있으나 지정학적 기상 조건에 따라 안정적인 공급에는 한계가 있다. 보다

안정적 연료로는 수소와 암모니아가 주목을 받고 있으나 상업화까지는 기술적, 경제적 난관이 적지 않다. 수소나 암모니아 등이 화석연료의 대안으로 자리 잡기까지 중간 단계를 담보해줄 에너지로는 이 정부가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원자력만 한 것이 없다.

탄소 배출이 제로인 데다가 발전 단가 또한 가장 저렴하다. 문제는 원전이 안고 있는 위험성, 방사능 유출에서 찾아야 하지만 적어도 지금까지, 특히 한국에서는 평균적인 사고나 재해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세계적으로 자랑할만한 원전 강국이 바로 한국이다.

지금 원전을 배격한 탄소 중립화를 추진하는 국가는 독일과 한국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독일은 유럽 전역으로 뻗쳐 있는 송배전 시스템을 활용하여 원전 강국인 프랑스 등으로부터 전력을 수입할 수 있으나 한국은 그렇지 못한 차이가 있다.

독일은 탈원전으로 석탄 의존도가 반사적으로 높아진 대표적 국가라는 점도 유념할 필요가 있다. 미국 역시 원전 비율을 줄이자는 입장이지만 차세대 원자로로 각광을 받기 시작한 소형 모듈 원자로(SMR)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소형 모듈 원자로(SMR)연구개발을 전담할 연구기관'문무대왕과학연구소' 착공식이 지난 7월 21일 경주시에서 열렸다. 25년까지 5년간 총 3263억원이 투입된다. 
소형 모듈 원자로(SMR)연구개발을 전담할 연구기관'문무대왕과학연구소' 착공식이 지난 7월 21일 경주시에서 열렸다. 25년까지 5년간 총 3263억원이 투입된다. 

여기서 아쉬움이 남는 것은 이 소형모듈 기술을 한국이 세계 최초로 2012년에 개발했으면서도 더 이상 진전이 없었다는 점이다. 아랍에미리트에 원전을 수출한 때부터 적극적으로 이를 국책사업으로 지원 육성했다면 소형모듈 원전도 한국이 지배할 수 있었을 것이다.

탄소중립위 초안대로 추진하려면, 석탄 LNG가스 발전 등을 전부 없애고 태양광 풍력에 의존하려면 재생 에너지 발전량을 지금의 76배로 확대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와는 벌도로 원전을 대체하려면 전기료를 최소한 두 배 이상 올릴 수밖에 없다.

국민 부담도 부담이지만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 경제의 대외 경쟁력은 무엇으로 담보할 것인가? 이렇게 볼 때 대통령 직속 탄소 중립위의 ‘2050 탄소 중립 시나리오는 없던 일로 하고 보다 진지한 자세로 전문가와 산업계 의견을 들어 새로 짜는 것이 국가와 국민에 대한 도리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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