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인터뷰] '리틀잭' 한서윤 "순간을 영원처럼..."
[더인터뷰] '리틀잭' 한서윤 "순간을 영원처럼..."
  • 조나단 기자
  • 승인 2021.07.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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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을 누가 먼저 하는건 중요하지 않아, 마음이 간다면 말하는 편"
"줄리가 떠날 수 있었던 건, 잭을 사랑하기 때문"
"한서윤으로서는 떠날 수 없지만, 줄리로선 떠날 수 있어"

황순원의 '소나기'를 모티브로 제작된 창작뮤지컬 <리틀잭>은 2016년 초연 이후 올해 5주년을 맞이했다. 뮤지컬 <리틀잭>은 1967년 영국을 배경으로 밴드 '리틀잭'의 보컬 잭 피셔와 그의 첫 사랑 줄리 해리슨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공연제작사 HJ컬쳐의 뮤지컬 <리틀잭>이 지난달 5일 첫 공연을 시작으로 대학로 서경대학교 공연예술센터 스콘 2관에서 공연 중이다.

본지는 줄리 해리슨 역을 맡은 뮤지컬배우 겸 가수이자 작곡가인 한서윤을 만날 수 있었다. 그는 2006년 뮤지컬 <밴디트> 2016년 <인터뷰> <로미오와 줄리엣> 2017년 ,리틀잭> <카페인> <리틀잭 콘서트> <그와 그녀의 태그> 2019년 <송 오브 더 다크> 2021년 뮤지컬 <리틀잭> 등의 작품 활동과 아이돌 및 드라마 OST 음악의 작사와 작곡을 맡기도 했다.

한서윤 배우는 앞서 지난 2017년 공연에 참여했으며 올해도 5년만에 다시 합류해 눈길을 끌었다. 다음은 그와 나눈 일문일답으로 공연과 관련된 내용이 포함되어 있음을 미리 밝히는 바이다.

Q.  반갑다.

한서윤  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저는 뮤지컬 <리틀잭>에서 줄리 역할을 맡고 있는 배우 한서윤이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Q.  처음 17년도 참여는 어떻게 하게 됐을까

한서윤  제가 초연을 했던 김경수 배우님이랑 선후배 사이였거든요. 인터뷰라는 작품에서 만났는데 저보고 <리틀잭>이라는 작품을 아냐고 물어보더라고요. 그래서 "알긴 알지"라고 말을 했었는데, 줄리 해리슨이라는 친구가 딱 저라면서 너무 잘 어울릴 거라고 말해줬었어요. 그때는 사실 그냥 그런가 보다 했었는데, 또 다음날이 되서는 "오디션 올라가면 꼭 봐야돼!"라고 말했어요. 그래서 또 알겠다고 말했는데, 다음날 갑자기 오디션 공고가 있다면서 "정말로 꼭 오디션 보러 가야 돼"라고 또 강조하더라고요. 그래서 생각했죠. "아, 내가 정말 줄리라는 그 캐릭터랑 잘 어울리나?"라고요.(웃음) 그렇게 오디션을 보게 됐고, 줄리를 만나게 됐습니다!

Q.  처음 참여했을 때랑 올해랑 달라진 게 있을까

한서윤  너무 많이 달라졌던 것 같아요. 작품의 변화라기 보다는 사실 마음가짐이나 캐릭터에 집중하는 부분들이 달라졌던 것 같아요. 사실 아무래도 예전에 했던 작품이다 보니 대사나 노래는 다 알고 있잖아요. 그래서 아무것도 모르고 처음 시작하는 작품보다는 조금 쉽게 다가갈 수 있겠다는 마음으로 쉽게 시작을 했었죠. 그런데 대사나 상황에서 주는 의미들이 전과는 달랐어요. 처음 참여했을때랑 너무 다르게 느껴지기도하고 해석이 되더라고요. 예전에는 "여기까지만 밝으면 돼"였었는데, 이번에 참여했을 때는 나이 탓인지는 경험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뭔가 더 차분해지기도 하고 마냥 밝게만 말하면 안되겠구나 하는게 느껴졌어요. 그러다보니 주위에서도 제가 차분해졌고, 오히려 후반에 감정이 더 짙어진 것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예전에는 마냥 철부지 같던 줄리였다면 지금은 좀 더 단단한 줄리가 된게 아닌가 싶었어요.

Q.  줄리 해리슨은 어떤 인물일까

한서윤  이 작품의 모티브인 '소나기'에서 소녀는 더 밝고 긍정적이고 자신감이 넘쳐요. 그에 반해 소년은 그렇지 않거든요. 저는 그 소년에 줄리 해리슨을 대입했었던 것 같아요. 줄리 해리슨은 아버지의 억압과 자유를 뺏기고 강압적인 보호 안에서 자랐어요. 그런데 잭을 만나면서 그녀의 삶이 변하기 시작했죠. 잭을 만나면서 모든 게 새롭게 다가왔어요. 줄리에게는. 잭과 함께하는 시간의 나. 줄리 해리슨이 생겼죠. 처음에는 어리숙하고 자신감도 없고 내성적이지만, 점점 잭을 만나면서 밝아지고 적극적인 사람으로 변하죠. 그리고 두 사람이 헤어지고 다시 만나는 과정에서 줄리는 조금 더 성숙해지고 성장하게되요. 그렇게 인물을 만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시간의 흐름 또한 잭과 함께 있는 시간이 아쉽고 안타까웠고, 시간이 빨리 안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과거의 시점, 그리고 잭과의 재회 이후 그가 다시 일어났으니 여한이 없다는 생각으로 넘어가죠. 줄리에게는 그 시간 하나하나가 소중했고, 그의 변화를 직접 목격하고 나서야 그가 내일 내가 없더라도 괜찮을까. 그래, 괜찮을 거야라고 혼자서 계속 되뇌였고, 마침내 마침표를 찍게 되는거죠.

Q.  랑연 배우와 다시 만났다. 

한서윤  사실 코로나 때문에 연습 시간이 딱딱 정해져있었거든요. 아무래도 페어의 합이 중요한 공연이다보니 정말 촘촘하게 연습이 짜여있었어요. 그런데 다행히도 저나 랑연 배우가 시간이 날 때마다 연출님이 시간이 나지 않을 때 출근해서 다른 줄리들의 연습을 확인해 줬었어요. 가서 같이 연습을 도와주기도 하고 다른 배우들의 모습을 보면서 저희도 배우는게 있었죠. 랑연 배우를 보면서 나랑 같은 마음이구나라는 걸 느꼈던 것 같아요. 사실 그냥 연습이면 스케줄에 맞춰서 나가기만 하면 되는거 잖아요. 안 나가도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는데, 출근 아닌 출근을 하면서 연습하고 또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우리가 이 만큼이나 이 작품을 좋아하는구나라는 걸 다들 느꼈을 것 같아요. 

Q.  재연 때는 세 명의 배우가, 올해는 다섯 명의 배우가 함께한다.

한서윤  너무 힘이 되는 것 같아요. 같이 연기를 하는 건 아니지만 다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거잖아요. 이 인물, 줄리 해리슨이 가지고 있는 아픔을 다 같이 느끼고 공감할 수 있다는 게 조금 크게 다가왔고 어떤 위로가 됐던 것 같아요. 동병상련의 아픔이랄까요?(웃음) 너무 어려운 인물이라 다 같이 연습을 하고 모니터링해주면서 서로 이야기를 하고 물어보면서 인물에 디테일을 챙겨주고 챙겼던 것 같아요. 진솔 배우나 한별 배우나 진짜 다 열심히 해줘서 저도 더 열정이 생겼던 것 같고, 같이 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어요.(웃음)

Q.  공연 들어가기 전에 긴장감을 느낄까

한서윤  저는 사실 긴장을 안 해요. 맨정신에 말아먹는다고 할까요? 긴장을 하는 이유가 잘하려고 해서 그런 것 같아요. 내가 이걸 하던 만큼만 하면 사실 그냥 잘 하는 걸 텐데, 잘해야지를 되뇌고 있다 보면 저도 모르게 더 긴장하게 되고 그래서 실수를 하는 부분들이 생기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할 수 있는 만큼만 최선을 다하자 하고 들어가고 있죠. 사실 이번 작품을 시작하기 전부터 제가 몸이 조금 안 좋았었거든요. 그래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첫 공연 때 너무 긴장을 해서 더 떨리더라고요. 그래서 개인적으로 첫 공연에 대한 아쉬움이 남아 있습니다. 

Q.  다섯 명의 상대 배우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자면?

한서윤  우선 지철 배우는 커피 같은 남자인 것 같아요. 카페인이 필요할 때는 정신이 번쩍 들게 하는 아메리카노 같은 잭이 되어주고 또 어떨 때는 휘핑크림이 잔뜩 들어가 있는 달달한 바닐라 라테 같은 잭이 나오기도 하거든요. 뭔가 프라프치노 같을 때도 있고 에스프레소처럼 진한 모습이 보이기도 해요. 다양한 모습을 가지고 있는 커피 같은 잭인 것 같습니다. 지철 배우 같은 경우에는 그런 것 같아요. 커피 같은 느낌, 어떤 바리스타 같은 느낌을 받았어요.

그리고 정민 배우님 같은 경우에는 우산 같아요. 왜냐하면 비가 올 때에는 비바람을 다 막아주고 햇빛이 쨍쨍할 때는 그 햇빛도 막아주거든요. 뭔가 저에게 어떤 보호막이 되어주는 잭처럼 느껴지더라고요. 그래서 정민 배우님이랑 같이 공연을 하면 정말 눈을 깊게 바라봐 주시고, 매일 조금씩 바뀌는 그 미묘한 뉘앙스나 행동, 상태 들을 정말 다 잡아주시고 받아주시거든요. 그래서 저에게 어떤 보호막 같은, 우산 같은 존재였던 것 같아요.

그리고 민수 배우는 뭔가 비글이라고 해야 할까요. 특히 민수 배우는 정말 에너지가 넘치는 비글처럼 느껴졌어요. 너무 귀엽고 생기발랄한 사람인데다가 그 모습이 잭에게서도 다 느껴지더라고요. 사실 잭 피셔라는 인물이 감정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그리고 체력적으로 정말 힘든데도 불구하고 마지막까지 정말 에너지가 넘쳐요. 어디에 묶어놔도 그 에너지로 다 풀고 나와서 또 뛰어다닐 것 같은 그런 주체할 수 없는 강한 에너지가 느껴지는 친구라서 장난기도 되게 많아서 비글처럼 느꼈습니다.

규원 배우님 같은 경우에는 밀크 초콜릿 같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뭔가 되게 달콤한테 한없이 부드럽고, 또 달콤한 느낌이 들었거든요. 목소리도 되게 잘 맞아떨어졌어요. 

마지막으로 준영 배우 같은 경우에는 처음에는 약간 어린 망아지 같다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잭이 가지고 있는 모습에 비해서 기타 치는 것도 조금 어려워했었고, 넘버도 처음 부르는 거다 보니까 저는 듣기 너무 좋았는데 본인이 되게 어려워했었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급 성장하더니 본 공연에 들어가니까 백마가 되어 있더라고요. 엄청 멋있고 힘 있는 말로 성장한 것 같았어요.(웃음) 

Q.  사랑은 형태가 없기 때문에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모든 사랑이 첫사랑이라는 말을 들었다. 첫사랑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

한서윤  저도 어릴 때는 처음 사랑인가? 하는 게 첫사랑이었거든요.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면 말씀하신 대로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사랑이 첫사랑인 것 같아요. 왜냐하면 사랑을 할 때 내 모습이 늘 달랐으니까요. 이 사람을 만날 때는 이런 면이 있었고, 저 사람을 만날 때는 원래는 안 그랬던 혹은 하지 않았던 모습이 나오기도 했던 것 같아요. 사실 제가 연애를 오랫동안 했었어요. 거의 10년 동안 했었던 것 같아요. 그전에는 이게 그냥 사랑이구나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되돌아보니까 여러 형태의 사랑을 경험했더라고요. 진한 사랑, 아픈 사랑, 깊은 사랑 같은 형태요. 그래서 그럴까 어떤 권태기라는 것도 사랑하기 때문에 있는 게 아닐까 싶었어요. 정말 사랑하는 마음이 없더라면 사실 그 사람이나 제가 서로를 싫어하게 되거나 싫증을 느끼지 않았을까 싶었어요. 우리는 쉽게 헤어졌었겠죠.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 놀라운 것 같아요. 옛날에 저는 정말 실증도 잘 냈었는데 지금은 이렇게 변해가는구나라는 걸 느낄 때마다 말이죠. 나는 사람들에게 쉽게 실망하고 실증을 느꼈지만, 어느 순간 어른이 됐구나. 이 사람을 만나고, 친구들을 만나면서 우리가 어른이 됐구나. 우리는 여러 형태의 사랑을 느끼고 친구와 가족과 연인과의 사랑 속에서 참고 견디고, 응원하고 외로움을 이겨내고 있구나. 이 작품을 하면서 되게 많이 다가왔고, 그게 어떻게 보면 첫사랑의 한 면이 아닐까란 생각까지 이어졌던 것 같아요. 

Q.  연애 스타일은 어떤가

한서윤  사실 너무 오래 사람들을 안 만나서 까먹었어요. 질문을 들으니까 너무 슬프네요. 정말 오래됐거든요. 그래서 무슨 느낌인지 사실 정말로 모르겠어요. 그리고 심지어 이 작품을 하면서 제가 사랑을 너무 많이 받고 있거든요. 그래서 연애의 감정? 첫사랑? 사랑의 아픔? 같은 걸 못 느끼고 있어요. 그래서 더 슬픈 것 같아요. 이 작품을 연습하고 본 공연에 올라간 이 순간 모두가 저를 사랑해 주니까 사실 이 외로움이나 슬픔이 다 충족이 됐거든요. 그래서 마지막 공연을 향해 달려가는 지금이 너무 슬퍼요. 공연이 끝나면 씁쓸하고 외롭겠죠? 이 작품을 오래 하고 싶어요. 무한한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캐릭터는 정말 없거든요. 아, 그리고 제가 이상형이 없어요. 어떤  키나 얼굴, 능력이라는 것보다 진짜 저를 있는 그대로 봐줄 수 있고, 내가 정말 좋은 사람이 될 수 있게 만들고 저 사람 또한 내가 더 좋은 사람으로 만들 수 있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을 만나고 싶어요. 쉽게 누군가를 만나고 싶지 않은 마음도 있어서 당장 어떤 연애 혹은 사랑하는 사람을 찾기 힘들 것 같아요.(웃음)

Q.  뭔가 포인트가 맞으면 먼저 다가가는 편일까?

한서윤  네, 저는 사실 밀당 같은 걸 하지도 못하고 안 좋아하거든요. 그리고 그냥 다 드러나요. 그래서 어릴 때 저는 숨기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주변 사람들은 모두 다 제가 누구를 좋아하는지 다 아는 그런 사람이었죠. 저는 되게 태연하게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냥 감추려고 하지 않아도 어떤 행동이나 얼굴에 다 드러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만약 정말 마음이 가거나 한다면 그냥 먼저 말하는 편이에요. 누가 먼저 고백을 하는 건 중요하지 않은 것 같거든요.

Q.  그럼 작품 속 줄리 해리슨의 행동은 어떻게 생각하나. 사랑하기 때문에 떠난다는 행동에 대해서

한서윤  그래서 사실 처음 이 작품을 시작했을 때 연출님에게 정말 계속 물어봤어요. 그럴 때마다 연출님이 "이 이야기는 네 안에 있다. 네가 풀어 낼 수 있을 거야"라고 답하셨죠. 제가 연기하는 그 라인이 괜찮다고 하셨었는데 저는 또 그렇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계속 고민을 했었던 것 같아요. 저는 사실 사랑해서 떠난다는 게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사랑해서, 사랑하기 때문에 더 끝까지 그의 옆에 있어줘야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었어요. 그런데 올해 작품을 준비하면서 줄리의 마음이 조금씩 이해가 되더라고요. 줄리는 사실 주변의 안 좋은 소리가 들릴 것도 알고, 세상이 그에게 뭐라고 말을 할 지도 다 알고 그를 찾아갔어요. 염치가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줄리에겐 잭이, 리를 잭이 다시 빛나는 모습을 보고 싶었던 거죠. 잭이 다시 노래를 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기 때문에 그 모든 걸 다 감수하고, 그를 사랑하기 때문에 그와 다시 만났던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사랑하기 때문에 떠났다. 이건 너무 짧은 것 같고, 줄리는 잭에게서 떠났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영원히 그의 곁에 혹은 마음속에 남아있게 되지 않았나 싶어요. 그리고 사실 두 사람이 계속 함께 했다면, 힘들어하는 줄리를 바라볼 때 더 힘들어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그래서 떠난 게 아닐까 싶기도 하고요. 물론 이건 작품을 하는 배우 그리고 줄리 해리슨으로의 입장이고, 배우가 아닌 저는, 저는 처음 말했던 것처럼 사랑하면 떠나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웃음)

Q.  최근 작업을 하면서 울림이 있었던 대사나 가사

한서윤  사실 처음부터 지금까지 저는 똑같은 것 같아요. 제가 부르는 마이걸이라는 넘버요. 잭과 줄리가 함께 만든 노래라서 좋았고, 뭔가 여러 감정이 들게 만드는 넘버였어요. 처음에는 되게 슬프게 부르는데 마지막엔 반대로 엄청 밝게 불러요. 우리가 가장 아름다웠을 때, 빛이 났을 때의 노래라서 줄리가 더 밝게 부를수록 마음이 더 따뜻해지더라고요. 잭이 이 장면에서 되게 많이 울거든요. 그런데 슬프거나 그리워서 우는 게 아니라 고마워서, 따뜻해서 그리고 행복해서 울게 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이 넘버를 제일 좋아하고 처음부터 지금까지 제일 사랑하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Q.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을까

한서윤  사실 정민 배우님이랑 했었던 공연인데, 닉이 정민 배우님이 "닉, 막아!" 하면 막아줘야 하거든요. 그런데 오늘 안 막으시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정말 나가려고 했었거든요. 원래는 문 근처까지도 안 가는데 정말로 안 막아서 그냥 문을 밀고 가려고 하니까 정민 배우님이 진짜로 당황했었어요. 그 모습이 기억에 남아있습니다.(웃음) 아무도 잡지 않다니... 공연이 끝나고 정말 당황했었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닉과 하이파이브를 한 번 했었습니다. 그리고 기억에 남는 또 다른 사건은 처음 작품에 참여하고 연습을 할 때였었는데 이제 잭의 사진이 있어야 하는데 지철 배우의 사진이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었을 때였어요. 지철 배우랑 연습을 했었는데 제가 가방에서 사진을 꺼내고 내밀었는데 지철 배우가 "이거 저 아닌데요? 제가 이렇게 생겼나요?"라면서 사진을 안 받겠다는 거예요. "저 아닙니다. 다른 사람이에요. 실망이네" 이렇게 계속 말을 이어가서, 저도 "아뇨. 맞아요. 다시 한번 봐보세요"라면서 "맞죠? 맞네"라고 답을 이어갔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때 누구 사진이었냐고요? 유승현 배우님이요.(웃음) 사실 지철 배우랑 첫 연습이라 서로 엄청 긴장을 하고 있었는데 이 사건 이후로 둘 다 긴장이 풀려서 재밌게 연습을 끝낼 수 있었습니다.

Q.  무대에서 진짜로 피아노를 치는 걸까

한서윤  네. 피아노는 어렸을 때부터 쳤었어요. 몇 살부터냐고요? 아마도 유치원 가기 전부터였지 않나 싶어요. 엄청 어렸을 때부터 피아노를 놀이처럼 배우고 쳤었거든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악기 중에 하나입니다. 사실 처음 이 작품을 맡고 나서 피아노를 쳐야 된다고 해서 걱정을 많이 했었어요. 왜냐하면 제가 손을 다쳐서 피아노를 더 이상 잘 못 치거든요. 손이 잘 움직이지도 않고 지금도 감각이 많이 없어져서 피아노를 치는 게 되게 어려웠어요. 그렇다고 아무 건반을 누르면 안 되잖아요. 그래서 내가 정말 잘 할 수 있을까란 고민을 하게 만들었던 부분이었어요. 피아노라는 게. 그러다 보니 사실 감독님이나 연출님도 못 치겠으면 그냥 바꿔서 해도 된다고 하셨었는데 저는 또 그러고 싶지가 않아서 그냥 될 때까지 다시 연습하고 또 연습했었던 것 같아요. 그 부분이 바뀐다면 우리가 만들어낼 하모니가 깨진다고 생각을 해서 되게 열심히 연습했었어요. 우리 뮤지컬 <리틀잭은> 그동안 손이 잘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 때문에 피아노를 쳐다보기도 싫었던 제가 다시 피아노를 바라볼 수 있게 해줬고, 칠 수 있게 마법의 주문을 걸어준 작품이라서 되게 뜻깊어요. 

Q.  이 작품에 부제목, 혹은 해시태그를 걸어본다면

한서윤  "순간을 영원처럼"

줄리와 잭의 순간은 영원처럼 기억에 남아 있어요. 그 모든 작은 순간들이 사라지는 게 아니라 우리가 죽고, 떠나도 그 기억은 영원히 남아있을 거거든요. 그래서 우리가 하고 있는 이 공연도 매 공연이 끝날 때 마다, 다 날아가 버리는 게 아니라 우리가, 줄리와 잭이 함께 했던 모든 순간들이 관객분들의 마음속에 영원히 남아있기를 바라고 있어요. 그리고 저희의 그 바램이 전달되고 있고, 전달 될 수 있게 더 열심히 작품을 준비했고 연기하고 노래했거든요. 그래서 이런 부제를 넣고 싶습니다. 순간을 영원처럼... 

 


 

한서윤 tmi인터뷰 - 뮤지컬 '리틀잭' - 가로 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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