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사업부 분할 검토를 공식화했다.
1일 SK이노베이션은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호텔에서 ‘SK이노베이션 스토리데이’를 열었다. 배터리 신설 법인 출범을 예고했다. 김준 총괄사장, 김종훈 이사회 의장, 지동섭 배터리사업 대표, 나경수 SK종합화학 사장 등 전사 경영진이 참석했다.
김 총괄사장은 “이제 시장에서 우리를 (정유사를 넘어) 배터리, 소재 기업으로 인식해 주시기 시작한 것 같다”며 “SK이노베이션의 파이낸셜 스토리를 위해 배터리 사업 등의 분할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이낸셜 스토리는 재무적 성과를 넘어 시장의 신뢰 등 기업의 총체적 가치를 높이자는 SK그룹의 경영 전략이다.
배터리 사업을 맡고 있는 지동섭 대표는 “배터리 공장 증설 속도가 상당히 빠르다. 매년 2조∼3조 원의 투자가 이어지고 있어 재원을 충당하는 게 우선순위”라고 말했다.
현재 기준 글로벌 배터리 누적 수주량이 1테라와트시(TWh)를 넘어 글로벌 상위 3위권 수준에 도달했다. 누적 수주량 기준으로 CATL, LG에너지솔루션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
생산 규모 확대 계획과 영업이익 전망도 내놨다.
지 대표는 “현재 40기가와트시(GWh) 수준에서 2023년 85GWh, 2025년 200GWh, 2030년에는 500GWh 이상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EBITDA(법인세 이자 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 기준 올해 흑자를 달성하고 2023년 1조 원, 2025년 2조5000억 원까지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SK이노베이션의 주가가 8.8% 하락했다. 배터리 사업 분사로 기업 가치가 하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증권가는 단기적 하락 후 반등할 것이라고 봤지만 일각에선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은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9월 물적분할 및 신설법인(LG에너지솔루션) 설립 계획을 밝힌 LG화학의 흐름과 유사하다는 분석이다.
한상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금이 저점매수의 기회일 수 있다"며 "분할 이슈는 장단점이 모두 있는데, 지금 투자자들이 단점만 바라보면서 주가가 급락하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