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추리소설 ‘천재들의 비극’] 제57화 - 매일 핸드폰 검사하는 아내
[과학추리소설 ‘천재들의 비극’] 제57화 - 매일 핸드폰 검사하는 아내
  • 이상우 언론인·소설가
  • 승인 2021.06.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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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지가 다시 놀랐다.

“이정근 이사가 이혼을 하자고 했대.”

“뭐? 이혼까지? 그럴 아저씨가 아닌데.”

“회사 비서실에 있는 현 과장 알지? 그 현과장과 사랑에 빠졌다고 하더래.”

“와, 대박.”

한영지가 진짜 놀라서 입을 벌렸다.

이럴 때 대박이라는 말이 나오다니.

“현유빈이 알지? 전에 아버지 회사 마케팅 담당하던 현 부장 딸이잖아. 인물도 참 지지리 못났는데...”

“그래서 노처녀 신세 된 것 아니야. 그런데, ㅋㅋㅋ”

“왜 웃어?”

“정말 재주 좋네. 그 인물에 유부남 하나 낚았으니.”

“그런 저속한 말 쓰지 마라. 이 이사가 물고기니?”

강혜림이 핀잔을 주었다.

“나 같은 훈녀도 짝이 없는데 그 인물에 결사남이라니.”

“결사남?”

“이혼불사, 완전사랑.”

한영지야 말로 나한테 이혼불사 완전사랑의 대상자가 아닌가.

이런 말을 하는 걸 보니 한영지는 나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낯선 상대로 생각하는 것 같았다.

“이정근 이사가 바람을 피운 것은 확실합니다.”

내가 듣고 있다가 강혜림의 말을 확인시켜 주었다.

“그렇죠? 무슨 증거라도 있나?”

강혜림이 잔뜩 흥미를 갖고 다잡아 물었다.

“이정근 이사의 자동차...”

“그 사람 자동차 매니아에요. 자동차 때문에 아줌마 속을 얼마나 썩였는데요. 그래서요?”

“자동차 블랙박스에 둘이서 모텔 들어갔다가 나오는 장면이 녹화되어 있더군요.”

“맙소사.”

“대박!”

모녀의 반응이 전혀 달랐다.

나는 이정근 이사의 죽음이 이 연애 사건과 관련이 있을까 추리해 보았다.

있다면 이정근 이사 부인이 이혼까지 하자고 하니까 배신감에 죽이고 싶은 심정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평범하고 착실한 가정주부인 아줌마가 그런 일을 저지를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혹시 주변의 누구에게 청탁해서 할 수는 있는 일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 다른 경우는 현유빈을 사랑하는 남자가 질투 끝에 이 이사를 제거할 수도 있는 일이었다.

그렇다면 이정근 이사의 부인과 현유빈의 다른 남자를 찾아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 같은 훈녀도 짝이 없는데 그 인물에 결사남이라니.”

“결사남?”

“이혼불사, 완전사랑.”

한영지야 말로 나한테 이혼불사 완전사랑의 대상자가 아닌가.

이런 말을 하는 걸 보니 한영지는

나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낯선 상대로 생각하는 것 같았다.

“이정근 이사가 바람을 피운 것은 확실합니다.”

내가 듣고 있다가 강혜림의 말을 확인시켜 주었다.

“그렇죠? 무슨 증거라도 있나?”

강혜림이 잔뜩 흥미를 갖고 다잡아 물었다.

“이정근 이사의 자동차...”

“그 사람 자동차 매니아에요.

자동차 때문에 아줌마 속을 얼마나 썩였는데요. 그래서요?”

“자동차 블랙박스에 둘이서 모텔 들어갔다가 나오는 장면이 녹화되어 있더군요.”

“이 이사 아주머니의...”

“이름이 김명주예요.”

강혜림이 이정근 부인의 이름을 말해주었다.

“그 김명주 씨는 어떤 여자인가요?”

“사람들은 그냥 조강지처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실은 독한 데가 있어요. 이정근 이사는 집에 들어가면 부인한테 꼼짝 못해요. 신혼 시절부터 시부모 모시기 싫다고 남편을 얼마나 쪼아댔는지 따로 나가 살았거든요. 시부모 돌아가시자 형제자매들 모두 꼼짝 못하게 윽박질러 유산을 몽땅 혼자 받았어요. 그러나 워낙 새침데기라서 속사정 모르는 사람들은 그저 착한 며느리, 착한 아내, 착한 엄마로만 알고 있지요.”

나는 전에 이정근 이사로부터 부인이 매일 핸드폰 검사를 한다는 말을 들은 일이 생각났다.

부인이 그런 행동을 할 만한 이유가 있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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