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항공 M&A분석] 성정vs쌍방울 재무ㆍ인력ㆍ성장성 비교
[이스타항공 M&A분석] 성정vs쌍방울 재무ㆍ인력ㆍ성장성 비교
  • 이병철 기자
  • 승인 2021.06.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성정, 충청 기반 골프장-건설업 사업 바탕 자금력과 2세 경영 승계 발판
쌍방울, 호남 기반 광림-미래산업-아이오케이 적자회사 3인방 컨소시엄

기업 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이스타항공 인수전의 윤곽이 드러났다. 본 입찰에 하림이 포기하면서 쌍방울이 단독 참여해 우선매각협상자인 종합건설기업 '성정'과의 2파전으로 압축됐다.

이스타항공은 14일 오후 3시 인수·합병(M&A) 본입찰 접수를 마감한 결과 쌍방울그룹 1곳만 인수전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하림그룹, 사모펀드 운용사 등 10여 곳에 달했지만 본입찰에는 쌍방울그룹만 참여 의사를 밝혔다.

지난해 제주항공에 이어 하림이 포기한 것도 결국 부채 때문. 이스타항공은 1865억원에 달하는 부채, 최우선 변제 대상인 임직원 임금과 각종 세금이 부담이다. 채권자가 채무를 탕감해줘도 회사 정상화를 위해 유상증자 등 최소 2000-3000원의 자금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유력 인수후보들이 빠지고 남은 건 우선매각협상자 성정과 단독입찰에 참여한 쌍방울 만 남았다. 현재 캐스팅보는 성정이 가지고 있다. 

이스타항공 매각은  '스토킹 호스' 방식이다. 

입찰 공고 전 중견 건설업체 성정과 '인수·합병을 위한 조건부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인수 예정자를 선정해 놓고 별도로 공개 경쟁입찰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새로운 입찰자가 인수 예정자보다 높은 인수 금액을 입찰해야 인수가 가능하다.

새로운 입찰자가 인수 예정자보다 높은 금액을 입찰했더라도, 인수 예정자가 입찰자와 동일한 인수 금액을 다시 제시하면 매수권을 우선 행사할 수 있다.

형남순 백제컨트리클럽 회장
형남순 백제컨트리클럽 회장(좌)은  충남 지역 의료 발전을 위해 충남대학교병원(원장 김봉옥)에 2016년 발전기금 5000만원을 기부했다.

◇성정 650억 원 vs쌍방울 1000억 제시說

M&A업계는 우선매수권자 성정은 인수가로 650억원 정도를 제기했고, 쌍방울이 본 입찰에서 1000억원 수준에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정이 쌍방울그룹과 동일한 인수금액을 다시 제시하면 이스타항공을 인수할 수 있다. 가격 부담에 포기하면 이스타항공은 쌍방울의 품에 안기게 된다. 모든 것은 성정의 판단에 달려 있다.

충남 부여군에 본사를 둔 성정은 알짜배기 기업. 토공사업과 골프장 관리업, 부동산개발 등을 전문으로 건설기업이다. 백제컨트리클럽을 모 회사로 대국건설산업, 지디에스 등 관계사를 두고 있다. 

기업 경영의 정점은 백제컨트리클럽(형남순 회장)이다. 백제컨트리클럽의 지분 구조는 형남순(87.10%), 형선주(6.18%), 형동훈(5.07%), 박옥순(1.65%)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306억 1816만원에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69억8943만원, 40억6382만원이다. 

백제컨트리클럽이 지분 100%를 보유한 대국건설산업의 지난해 매출액 146억3200만원에,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6800만원, 2532만원이다. 자본 잉여금과 이익잉여금으로 119억6424만원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이스타항공을 추진하고 있는 성정(형동훈 대표)은 형남순 회장 자녀의 개인회사나 다름없다. 형 회장 본인이 4.05%를 보유하고, 자녀인 형동훈(장남ㆍ48.32%), 형선주(장녀ㆍ47.63%)이 나머지를 가지고 있다. 

성정은 이스타항공 인수에 적극적이다. 성정이 이스타항공을 품에 안게 되면 골프장, 건설업등과 연결한 사업추진을 통해 승계 작업을 마무리하겠다는 복안으로 알려지고 있다. 무엇보다 외형은 매년 성장하는데 증시에 상장한 기업이 없어 개인회사 범주에서 머물고 있다는 점에서 이스타항공 인수를 통해 외형 확장하려는 전략이다. 실제 회사 내 재무상황은 매우 건실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백제컨트리클럽, 대국건설산업, 성정 등이 보유한 현금만 수백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진다. 

쌍방울그룹 김성태 회장

◇쌍방울의 도전...적자회사 3인방 '왜'

쌍방울은 우선매각협상자 성정과의 한판 대결을 펼칠 각오다. 쌍방울그룹의 광림컨소시엄에 특장차제조사 광림, 제조사 미래산업, 연예기획사 아이오케이 등 계열사 3사가 참여했다.  

광림(양선길 대표)의 지분구조는 칼라스홀딩스(27.28%), 아이오케이컴퍼니(14.03%)양선길(0.01%)등이다.  칼라스홀딩스의 최대주주는 양선길(30%), 이인수(30%), 정은희(30%), 김흥수(10%)이다. 지난해 매출액 1612억원, 영업이익 88억4491만원, 당기순이익 -238억2389만원이다. 

미래산업(선종업 대표)의 지분구조는 인피티엔티(12.98%)이다. 인피니티엔티의 최대주주는 비비안(19.67%)이다. 비비안의 최대주주는 쌍방울(15.0%)이다. 쌍방울의 최대주주는 광림(13.18%)이다. 지난해 매출액 415억원, 영업이익 12억6538억원, 당기순이익 -67억2237억원이다. 

아이오케이컴퍼니(장진우 대표)의 지분구조는 포비스티앤씨(24.40%), 미래산업(3.41%)이다. 포비스티앤씨(김종훈 대표)의 최대주주는 비비안(19.67%)이다.  지난해 매출액 209억6814만원, 영업이익 -29억5051만원, 당기순손실 17억 4764만원이다. 

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는 쌍방울은 지난해 매출액 972억2596만원, 영업이익 12억6128만원, 당시순손실 161억1081만원을 기록했다.

쌍방울의 재무 상황은 녹록치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해 2020년 지주회사인 쌍방울을 비롯해 광림, 미래산업, 아이오케이컴퍼니 등은 당기 순손실을 기록했다. 광림만이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승자의 저주

이스타항공 인수자에 대한 승자의 저주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스타항공 인수자가 갚아야 할 공익 채권만 700여억원. 향후 채무조정이 가능한 채권자의 회생채권은 1,850억원 규모이다. 

국내 저비용항공사(LLC)의 적자 누적이 심각하다. 부채비율이 1800%인 항공사도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제주항공은 올해 1분기 매출 418억원·영업손실 873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진에어는 매출 439억원·영업손실 601억원이다. 에어부산은 매출 319억원·영업손실 472억원이다. 티웨이항공은 매출353억원·영업손실 449억원을 기록했다. 에어서울은 매출(116억원)보다 당기순손실(182억원)이 크다. 영업손실은 공개되진 않았다. 최악의 1분기 실적으로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등은 자본잠식상태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다. 

이스타항공이 정상화될 때까지는 최소 1~2년이 걸릴 것으로 분석된다. 인수한다고 해도 당장 수익을 내기 어려운 상황.  통합LLC(진에어, 부산에어, 에어서울)중심으로 업황이 재편된 상황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마케팅 등에 막대한 자금 투입이 필요해 보인다.  자본금이 마이너스가 되면 상장폐지, 항공운항증명 효력이 정지된다.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완전자본잠식에 빠지면서 항공운항증명(AOC) 효력도 정지된 상황이다. 현장 점검 등 안전검사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해당 효력을 회복할 수 있다. 이것 또한 비용 부담이다. 이스타항공은 체불임금과 퇴직금, 항공기 대여료, 공항이용료 등 약 2400억원의 미지급금이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실제 이스타항공의 존속사치보다 청산가치가 5~6배 높게 평가되고 있다. 탄탄한 자금을 바탕으로 한 인수자가 인수하지 않을 경우 기업은 또다시 위기로 내 몰릴 수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