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900원대로 고착화되나
환율 900원대로 고착화되나
  • 한국증권신문
  • 승인 2005.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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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이 엔/달러 환율 하락과 수출업체들의 매도물량 증가로 인해 7년5개월여만에 처음으로 900원대로 마감했다.2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엔/달러 환율이 105엔대로 내려선 데 영향받아 전날 종가대비 5.10원 하락한 998.90원에 장을 마쳤다.올해 2월과 3월 원/달러 환율이 4차례에 걸쳐 장중에 1천원대 아래로 떨어진 적은 있지만 1천원 아래로 떨어진 채 장을 마치기는 1997년11월14일 986.30원 이후 처음이다. ◆환율 하락 원인은 외환시장 관계자들은 이날 환율의 원인을 엔/달러 환율하락과 함께 역외의 매수우위가 매도우위로 돌아선 데다 월말에 접어들면서 수출업체들이 달러 매물을 대거 내놓았기 때문으로 분석했다.또 미국이 중국에 대해 위안화 평가절상 압력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는 가운데 중국 인민은행 당국자가 위안화 환율제도 개선을 시사하는 발언이 전해진 것도 환율 하락세에 영향을 미쳤다. 이정욱 우리은행 외환시장운용팀 과장은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무역적자 해소관련 발언과 중국 인민은행의 위안화 환율제도 개선이 외환시장에 줄곧 영향을 미쳐 온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따라 엔/달러 환율이 하락했고 원/달러 환율도 동반하락했다"고 진단했다.구길모 외환은행 외환운영팀 과장도 "위안화 절상문제가 외환시장에 영향을 미쳐 환율하락을 이끌었다"고 말했으며 신한은행 홍승모 과장은 "매수 우위였던 역외시장도 매도우위로 돌아섰다"고 말했다. ◆900원대 굳어지나환율이 1천원밑에서 계속 움직일 지에 대해서는 외환시장 관계자들이 쉽게 단정을 짓는 데 부담을 느끼고 있다. 신한은행 홍과장은 "장중이긴 하지만 올해 들어 1천원선이 뚫린 적이 4차례나 있었기 때문에 오늘 종가기준으로 1천원 밑으로 갔다고 해서 의미부여를 하긴 어렵다"면서 "980~1020원 사이에서 움직인다면 추세라기보다는 조정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외환은행 구과장도 "월말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900원대 환율이 고착된다고 단정짓기는 어렵다"면서 "아울러 1천원대로 반등해 정착할 것으로 단정지어 말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고 말했다. 제일은행 외환시장팀 류동락 차장은 "원화 절상 속도가 매우 빠르고 위안화 절상 압력도 강화되는 등 대내외 여건이 좋지 않아 당분간은 900원대로 갈 것 같다"면서도 "달러약세가 굳어질 것으로 확신하기에는 부담이 있다"고 말했다.민간경제연구소 등은 대체로 올해 평균 환율을 1천원대로 전망하고 있으나 미국의 달러약세 기조가 계속될 경우 원/달러 환율이 900원대 중반에서 고착화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한은이 모건스탠리, 씨티그룹, J.P모건, 도이치은행, 리먼브라더스, 골드만삭스 등 국제투자은행의 엔/달러 환율 전망치를 평균한 결과 올하반기부터 90엔대 중반으로 떨어진 후 연말에는 96엔을 나타낼 것으로 예측됐다.현재 엔/달러 환율이 105엔인 상황에서 원/달러 환율이 998원선을 나타낸다면 엔/달러 환율이 90엔대 중반으로 밀릴 경우 원/달러 환율이 1천원을 회복하는 것은 요원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흐름이 대세로 자리잡으면 당국의 매수개입은 일시적 부양효과를 내는데 그칠 것으로 보인다. ◆경제성장에 부정적 영향 우려 그러나 환율이 1천원 밑에서 계속 움직일 경우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에 적잖은 파급을 미치게 된다.환율이 10% 절상되면 경제성장률에는 0.5%포인트 하락 요인이 생기는 것으로 민간경제연구소 등은 분석하고 있다.LG경제연구원 신민영 연구위원은 "환율 하락은 성장률 등 목표 달성에 지장을 줄 수 밖에 없다"면서 "환율이 하락하면 물가가 떨어져 내수부양 효과가 있긴 하지만 현재 경제상황에서는 내수부양 효과는 그다지 기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환율하락이 물가압박을 흡수하는 역할을 하는 것은 부인할 수 없지만 이보다는 환율하락이 기업의 채산성 악화를 초래, 투자위축과 고용흡수력 저하, 내수부진, 경기부진의 장기화라는 악순환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이 현단계에서 더 우려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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