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전쟁' 미래에셋, 삼성 이재용 대신 애플 팀쿡과 연합 '선택'
'페이전쟁' 미래에셋, 삼성 이재용 대신 애플 팀쿡과 연합 '선택'
  • 서종열 기자
  • 승인 2021.06.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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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증권, 아이폰 기반의 '미래에셋페이'로 간편결제 시장 도전장
삼성·카카오·네이버가 주도하는 간편결제 시장에 금융그룹들도 출사표
無수수료로 가맹점 확보나선 미래에셋, 카드사에도 연합 제의 러브콜
4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이 이달 중 아이폰 사용자를 겨냥한 '미래에셋페이'를 선보이고 간편결제 시장이 진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 미래에셋그룹
4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이 이달 중 아이폰 사용자를 겨냥한 '미래에셋페이'를 선보이고 간편결제 시장이 진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 미래에셋그룹

미래에셋페이가 온다?

간편결제 시장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ICT기업들이 시장을 개척하고 은행들이 올해 초부터 대거 사업에 진출한 가운데, 증권업계 1위 미래에셋그룹이 '아이폰' 기반의 간편결제 서비스를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아이폰 이용자를 겨냥한 미래에셋페이를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아이폰 이용자 1200만명을 대상으로 간편결제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전략이다. 

아이폰은 사실 해외에서 애플페이를 통해 간편결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애플페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증권사를 통한 결제서비스를 제공해 이를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미래에셋증권이 삼성 대신 애플을 선택한 이유이다. 무엇보다 삼성이 선택한 안드로이드OS보다는 애플의 IOS에 충성도가 높다. 이는 아이폰 사용자가 미래에셋페이를 사용하게 된다면 계속해서 쓸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계산도 깔려 있다.  

애플 팀쿡 CEO

◆ ICT업체들이 선점한 간편결제 

한국은행에 따르면 간편결제 시장규모는 2015년 11조7810억원이였으나, 지난 2019년에는 120조원까지 급증한 상태다. 1일 평균 이용액이 4500억원에 달할 정도로 급증하는 추세다. 

국내에서 가장 먼저 간편결제 사업에 진출한 곳은 바로 삼성전자다. 애플이 2014년 자사 제품을 기반으로 한 '애플페이'를 선보이자, 삼성전자는 이듬해인 2015년 8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갤럭시언팩 행사에서 '삼성페이'를 공개했다. 

뒤이어 플랫폼 기업들이 간편결제 시장에 잇따라 진출했다. 카카오는 카카오페이로, 네이버는 네이버페이로 각각 간편결제 시장의 주도권 경쟁에 참여했다.

최근에는 금융그룹들이 잇달아 간편결제 시장에 앞다퉈 진출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KB금융그룹이 'KB페이'를 선보이며 간편결제 시장 진출에 나섰고, 신한금융그룹(신한페이)과 하나금융그룹(원큐페이) 역시 간편결제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 1200만 아이폰 사용자의 선택은

미래에셋증권은 이런 상황에서 기존 업체들과 다른 전략을 세웠다. 아직 애플페이를 사용할 수 없는 1200만명의 아이폰 사용자들을 미래고객으로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것이다. 

정보통신업계에 따르면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 중 삼성전자 스마트폰 이용자는 3430만명에 달한다. 이중 약 2000만명이 삼성페이에 가입돼 있다. 

이를 감안하면 1200만명에 달하는 아이폰 사용자 중 최대 700만명 정도가 미래에셋증권의 '미래에셋페이'를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불었던 주식투자열풍을 통해 830만명에 달하는 고객을 확보한 상태다. 

문제는 결제가맹점 확보다. 애플페이를 지원하는 아이폰은 근접무선통신(NFC) 결제만 가능하다. 가맹점이 결제망에 가입해야 사용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삼성전자도 이 때문에 기존 단말기에서 결제가 가능하도록 마그네틱 보안전송(MST) 방식을 활용해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핀테크업체 올링크와 협업해 태그 스티커형 결제 방식을 도입했다. 가맹점 입장에서는 비싼 NFC 전용 단말기 대신 태크스터커만 부착하면 결제가 가능해진 셈이다. 

미래에셋증권이 선보일 예정인 미래에셋페이. ⓒ 미래에셋증권
미래에셋증권이 선보일 예정인 미래에셋페이. ⓒ 미래에셋증권

◆ 전략은 훌룡하지만, 흥행여부는 미지수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래에셋증권의 미래에셋페이의 흥행 가능성은 여전히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미 간편결제 시장이 어느 정도 성장한 상황에서 모든 아이폰 사용자들이 미래에셋페이를 사용할 지 의문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미래에셋페이는 미래에셋증권의 계좌를 보유해야만 사용이 가능하다. 사용자 확보를 위한 허들이 존재하고 있는 셈이다. 

미래에셋 역시 이 때문에 다양한 전략을 고심 중이다. 가맹점 확보를 위해 수수료 무료 전략을 이미 공개한 것도 이 같은 고심 끝에 내린 전략으로 보인다. 

여기에 미래에셋은 국내 카드사들에도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삼성카드와 현대카드, KB카드 등이 이미 합류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간편결제 시장은 시장규모가 급격하고 성장하면서 여러 기업들이 시장에 진입하고 있지만, ICT업체들과 플랫폼 기업들이 어느 정도 주도권을 확보한 상황"이라면서도 "미래에셋의 경우 1200만 아이폰 사용자를 기반으로 삼고 있는 만큼 향후 향보를 주목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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