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장자 승계 원칙 깬 아워홈 세 자매 반란...구인회 창업 정신 사라질까?
LG장자 승계 원칙 깬 아워홈 세 자매 반란...구인회 창업 정신 사라질까?
  • 조경호
  • 승인 2021.06.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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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워홈 세자매 힘 합쳐 59% 지분율로 구본성 해임...구지은 선임
구본성 보복운전 혐의로 징역형의 집행유예 선고가 결정적 이유

LG가의 장자 승계 원칙이 깨졌다. 범 LG가인 아워홈에서 구지은 전 캘리스코 대표가 남매간 경영권 분쟁에서 이기고 5년만에 아워홈 경영에 복귀했다. 장자 구본성 대표는 해임됐다.

아워홈은 4일 오전 서울 시내 모처에서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구본성 대표이사 해임 안건을 통과시킨 뒤, 그 자리에 구지은 전 캘리스코 대표를 선임했다.

구지은 전 캘리스코 대표와 장녀 구미현씨, 차녀 구명진씨 등 아워홈 세자매는 약 59%에 달하는 지분율을 앞세워 이사회를 장악, 구본성 대표이사를 해임하는데 성공했다.

새롭게 선임된 21명의 신규 이사를 비롯해 이사회는 아워홈을 이끌 수장으로 구지은 전 대표를 선택했다. 2004년 외식사업부 상무로 아워홈 경영에 참여했다. 2015년 부사장에 오르는 등 차기 수장으로서의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다. 

구 전 대표가 반란에 성공한 이유는 ▲이사보수한도 사용초과 및 증액 논란 ▲정기주총 개최 관련 법, 정관 무시 논란 ▲보복운전 혐의로 징역형의 집행유예 선고 등이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구본성 부회장은 그동안 아워홈이 어려움을 겪는 과정에서도 본인을 포함한 이사 보수한도를 늘려왔다. 최근 이사보수한도를 초과로 사용했다는 논란이 발생했다.

주총이 법과 정관을 무시하고 열리지 않았던 점 등도 문제가 됐다. 일부 주주들은 올해 3월까지 열려야 하는 주총이 개최되지 않는 것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하며 법원에 소송을 제기해 법원이 주총 개최 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지난 3일 법원이 보복운전으로 차량을 파손한 혐의에 대해 구본성 부회장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한 것은 세자매의 반란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결정적 계기가 됐다.

한편 이날 대표이사직에서 해임된 구본성 부회장은 당분간 아워홈의 사내이사 자리를 지킬 것으로 예상된다. 3분의 2 이상의 지분이 동의해야 사내이사직도 박탈할 수 있어서다. 구 부회장의 지분은 38.56%로 3분의 1을 넘는다.

이날 아워홈의 세 자매에 반란에 범LG가에 경영승계에도 바람이 불 것으로 전망된다. 창업주 구인회 회장이 설립한 LG는 장자 승계 원칙에 따라 구자경-구본무-구광모로 경영승계가 이어왔다. 최근 구본준 회장이 LG에서 LX로 분가한 것도 그 같은 이유에서이다. 하지만 이번 자매들의 반란이 퍼스트 펭귄 효과를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LG가 경영권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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