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시총 반 토막…인플레이션 우려에 테이퍼링 초읽기
코인 시총 반 토막…인플레이션 우려에 테이퍼링 초읽기
  • 박경도 기자
  • 승인 2021.05.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비트코인 급락에 금 인플레 헤지수단 부각되며 가격 상승
-Fed 7월 공식 테이퍼링 발표 내년부터 자산 축소 예상

가상화폐가 반토막 났다. 코로나19 충격 방어를 위해 전 세계가 유례없는 돈 풀면서 시작된 ‘유동성 파티’가 끝날 조짐을 보인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우려 때문. 유동성을 바탕으로 성장했던 가상화폐 시장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23일 글로벌 암호화폐 데이터 업체 코인게코에 따르면 전 세계 암호화폐 시가총액은 1조6129억 달러(약 1817조7000만원)이다.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던 지난 12일(약 2조5550억 달러)보다 불과 열흘 새 시총이 40% 가까이 증발했다.

미국 주식시장도 혼조세이다.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 지수는 이달 들어 3만4113.23(3일)에서 3만4207.84(21일)로 0.27% 오르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나스닥 종합지수는 0.87%, 3.05% 하락했다. 코스피지수 역시 이달 3100~3200선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를 필두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제기됐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우려로 시장이 반응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등 시장 전문가들은 Fed가 이르면 오는 7월께 공식적으로 테이퍼링을 발표하고 내년부터 자산 매입 규모 축소에 나설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일부 Fed 위원이 테이퍼링 논의를 시작하는 게 적절하다고 발언한 것으로 확인됐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시장금리가 이미 움직이기 시작했고, 최근 인플레이션 징후는 명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플레이션은 시차를 두고 생산자물가지수와 소비자물가지수에 반영될 것”이라며 “그러면 연준이 언제까지 기준금리를 안 올릴지 알 수 없다. 생각보다 (연준이) 오래 못 버틸 수 있다”고 내다봤다.

가상화폐 시장이 폭락하면서 전통적 인플레이션 헤지(위험회피) 수단으로 여겨지던 금(Gold, 金)의 가치가 재조명받고 있다.

지난 21일(현지시간) COMEX(뉴욕상품거래소) 기준 금 선물 근월물 가격은 1온스(약 28.35그램) 당 1876.70달러로 지난달 14일 비트코인 가격이 역대 최고가를 기록한 당시 금 가격(1734.90달러) 대비 8.2% 가량 올랐다.

금과 비트코인은 미국 달러화 가치가 떨어지면 값이 오르는 궤적을 보여왔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비트코인 가격이 1000달러에서 1만9000달러 근처까지 뛰어오르고 금값이 온스당 1100달러선에서 1350달러선까지 오른 2017년이 대표적이다. 주요국 통화 대비 미국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2017년 초 100을 웃돌다가 2018년 1월 한때 90 밑으로까지 밀려난 바 있다.

지난해 이후 금과 비트코인 가격의 동반상승 과정에서도 달러인덱스의 약세가 있었다. 지난해 3월 하순 103 수준이었던 달러인덱스는 올 1월 들어 재차 90 아래로 떨어졌다. 현재도 90 언저리에서 머무는 모습이다. 이 기간 비트코인 가격은 개당 7000달러선에서 6만5000달러 근처까지 급등했다. 금값은 지난해 8월 한 때 2000달러를 돌파했다. 두 자산 모두 역대 최고가 기록을 이 때 세웠다.

박옥희·김인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으로의 자금 순유입이 지속되면서 불안감과 인플레이션 헤지 수요를 반영하고 있다"며 "증시 변동성 확대로 안전자산인 금 가격의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는데 인플레이션 헤지수단으로서의 수요와 달러 약세가 이어진 데 따라 상대매력이 부각됐다"고 설명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