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대 35만원 단말기 일방적으로 대리점에 떠넘겨
KT(구현모 회장)가 직원강매와 대리점 갑질로 논란이다. 새로 출시한 IPTV용 단말기를 대리점에 강매하고 있다는 갑질 논란에 휩싸였다. 이는 2013년 남양유업의 물량 밀어내기 갑질을 닮아있다. 2013년 남양유업이 당시 대리점 갑질로 국정감사 증인에 출석했던 것처럼 국정감사 증인 출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대리점에 단말기 밀어내기
22일 KBS-TV는 'KT, 대리점에 '단말기 밀어내기'..."못 팔면 모두 빛더미"라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KT가 새로운 IPTV용 단말기를 대리점에 강매하면서, 단말기를 팔지 못하면 대리점에 빚을 떠넘기는 갑질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KT는 포화상태의 IPTV 시장에서 신상품으로 활로를 찾겠다는 영업 전략을 세운다. 5월 10일 IPTV와 LTE 태블릿 기능을 동시에 갖춘 '올레 tv 탭'을 10일 출시한다. 올레 tv 탭은 삼성전자 갤럭시탭A7에 KT의 IPTV 플랫폼을 탑재한 제품이다.
KT는 한 대에 35만 2000원이 넘는 단말기를 대리점에 일방적으로 떠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밀어내기는 직원과 대리점을 위기로 내몰고 있다.
KT의 갑질에 대리점과 직원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IPTV제품 출시 이후 ‘올레tv탭 대리점 밀어내기 그만 좀 막아줘요’라는 제목의 게시물을 게재됐다.
KT는 대형대리점은 200대 이상, 중소형대리점은 100대 이상 주문하도록 KT대리점을 대상으로 밀어내기를 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KT 대리점주는 "(단말기) 몇 대를 받을 것이냐라고 얘기를해주면 제가 선택을 하겠는데, 그게 아니라 딱 아예 배정을 해주고서 너는 이걸 받아라 라고 하고 준다"고 했다.
대리점 입장에서 KT의 갑질에 비협조적이면 불이익을 받을 수 있기에 거부하기 힘든 상황이라는 것이다. 수천만원 어치의 단말기를 외상 구매한 대리점들은 연 7%이자까지 감수했다.
대리점들은 무조건 단말기를 판매한다. 판매가 안된 제품은 자기 명의로 개통하거나, 자기 명의가 안되면 가족, 친척 명의로 가입했다.
2013년 남양유업에서도 대리점에서 주문한 물량보다 많은 물량을 밀어내기 갑질을 했고, 주문 수량보다 턱 없이 적은 물량을 받고 인기 상품은 아예 공급조차 받지 못하는 등 보복성 조치를 받았다. 이 같은 대리점 갑질이 불거지면서 남양유업에 '갑질'이 재차 수면 위로 떠올랐다.
◇직원들에게 단말기 강제 판매
단말기 판매와 관련 고통은 대리점 뿐만 아니다. 단말기를 대리점에 공급하는 계열사도 마찬가지이다.
단체 채팅방에선 '할당량 못 채우면 각오해라', '1시간마다 영업상황을 보고해라' 등 압박이 이어졌다. 실적 때문에 자신이 직접 단말기를 구매하는 직원도 많은 것으로 알려진다.
KT 계열사의 한 직원은 "상대방이 평가를 잘받으면 제가 평가가 떨어지게 돼있다. 제가 가져가는 월급이 적어진다. 진급의 기회가 떨어진다. (실적 압박에 직접 구매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KT는 올레TV탭 출시하면서 <2021년 5월 올레tv탭 모델 운영 계획>을 통해 MOT 기회 발굴, KPI 목표 달성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여기에 'TV 실적 1건(셀프개통 완료기준)’이라고 세부시행 계획을 담았다. 단말기 밀어내기를 계획에 담은 것이다.
KT민주동지회도 “전사적으로 자행되는 허수경영으로 회사가 망가져 가고 직원들은 강제 할당 판매로 고통받고 있다”며 “올레tv탭 직원 강매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KT의 단말기 밀어내기가 법적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다.
이동구 변호사는 KBS와의 인터뷰를 통해 "거래상의 우월한 지위를 남용한 케이스에 해당되고 그 중에서도 판매 강제, 또는 판매 목표를 정해서 그것을 달성하도록 강제하는 행위에 해당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KT측은 "본사의 지시는 없었고 영업 현장에 대한 점검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