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시장 독점 1.8조 매출 CJ올리브영, 영세 중소기업 죽이기 '논란'
H&B시장 독점 1.8조 매출 CJ올리브영, 영세 중소기업 죽이기 '논란'
  • 이병철 기자
  • 승인 2021.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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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 시장 85% 차지한 지배적 사업자...수수료 45%, 부당반품 갑질
2019년 공정위 갑질 제재 후 '윈앤아웃'편법 동원 부당갑질 여전해

국내 1위 뷰티&헬스스토어 CJ올리브영(구창근 대표)의 갑질이 논란이다. 납품업체를 상대로 한 부당반품·악성재고 매입, 부당한 판촉비 전가한 행위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당했다. 올리브영의 갑질은 고질적 병폐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 2019년에도 부당반품, 반품대금 늑장지급, 판촉비 전가 등 '갑질'로 공정위로부터 1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은바 있다.

11일 머니투데이는 '[단독]수수료 45% '슈퍼갑' 올리브영, 납품업체 갑질로 공정위 신고 당해'라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CJ올리브영이 지난 4월 9일에 뷰티중소기업 J사로부터 대규모유통업법 위반으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를 당했다고 보도했다. 

CJ올리브영은 국내 헬스앤뷰티(H&B) 시장의 85%(매장수 기준)를 차지하는 1위 기업이다. 지배적 사업자이다. 기업가치는 1조 6000억원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CJ올리브영은 다수의 화장품 브랜드를 비롯한 납품업자들과 직매입 거래 약정을 체결해 헬스&뷰티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대규모유통업법에 따르면 CJ올리브영은 판매를 위해 직매입한 제품을 반품하는 것이 금지돼 있다. 이는 영세한 납품업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정당한 사유가 있을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반품이 인정된다.

CJ올리브영은 판매되지 않고 남은 제품의 재고를 처리하기 위해 '인앤아웃'(IN&OUT)이라는 편법적 반품 수법을 도입했다. 인앤아웃(IN&OUT)이란 납품사가 신제품을 납품할 때 동시에 기존 재고를 가져가게 '교환'한다는 뜻이다. 이는 2019년 공정위로부터 부당반품, 납품업체 파견직원 인건비 착복, 납품대금 늦장지급, 판촉비 전가 등 갑질을 제재받고 과장금 10억원을 부과 받은 뒤 나온 편법이다. 

당시 올리브영의 점포 수는 2018년 기준 1198개. 2014년 1월부터 2017년 6월까지 172개 납품업체에게 ‘부당 반품’을 했고, 2016년 8월부터 2017년 12월까지는 납품업체의 종업원을 파견받아 올리브영에 근무하게 하면서 인건비를 주지 않았다.

CJ 올리브영은 공정위의 제재를 피하기 위해 만든 '윈앤아웃'정책을 통해 여전히 슈퍼 갑질을 해오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대규모유통업법상 직매입거래는 원칙적 반품이 불가능하나 납품업자가 '자발적으로' 반품을 요청했을 경우 반품 가능하다. 이 점을 악용해 뷰티업계의 슈퍼 갑인 올리브영이 납품사들에 "스스로 반품을 요청하라"고 하면서 사실상 부당반품을 진행한 것이다.

CJ올리브영은 지난해 12월 약 11억원 어치 재고를 J사에 반품 및 인앤아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다.

CJ올리브영은 J사의 제품이 계절성을 타지 않는 제품인데도 '시즌상품'이라며 제고를 반품받지 않으면 거래를 중단하겠다고 협박성 갑질을 했다는 주장이다. 이를 J사에 이메일로 보낸 것으로 알려진다.

J사는 방대한 재고수량을 감당하기 어려웠지만 '울며 겨자먹기'로 "납품 2년된 악성 재고 50%를 매입할 것을 요청(인앤아웃)하겠다:고 전달했다.

CJ올리브영은 악성 재고의 50%만 가져가겠다는 J사에 '재매입 불가의견'을 전달했다. 그 대신 CJ올리브영의 온라인몰과 오프라인 매장에서 70% 할인 판매한다고 통보한 뒤 4월 할인판매가 진행됐다.

대형 유통채널에서 할인행사를 실시하면, 영세기업의 자사몰에서는 판매가 끊긴다. 또한 과도한 할인으로 브랜드 가치가 훼손된다.

CJ올리브영은 J사에 마케팅비(판촉비) 부담도 사실상 강제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J사가 CJ올리브영을 공정위에 신고하자 2020년 5월 현재 올리브영과 J사의 신규 거래는 사실상 끊겼다.

올리브영의 수수료는 브랜드·제품별로 다르지만 최대 45%이다. 백화점 입점 수수료(30~35%)를 상회하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의 매대 위치에 따라 '진열비'가 추가된다. 후행물류비(납품업체의 상품이 물류센터에서 유통업체 매장까지 전달되는 비용)까지 납품업체에 떠넘겨 실질적인 수수료율 50%를 넘는 것으로 알려진다. 또한 세일 기간에 30% 할인을 실시할 경우 올리브영과 납품업체가 절반(15%)씩 부담하고 있다.

머니투데이는 화장품업계 한 관계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CJ올리브영의 갑질 행위를 고발했다.

한 관계자는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대형마트 3사의 납품업체 갑질이 과거 사회적 이슈가 됐다"면서 "지금 H&B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다시피한 올리브영의 갑질은 당시 대형마트 수준을 뛰어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뷰티업체 수가 2만개가 넘는 상황에서 CJ올리브영은 얼마든지 납품사를 선택할 수 있는 위치가 됐고 '싫으면 나가라'인 상황에서 뷰티 납품업체들은 마진이 '제로'가 되는 계약조건도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J사는 2017년 설립되어 연 매출 180억원, 당기순손실 36억원(2020년12월30일 기준)을 기록한 영세 중소기업이다. 반면 CJ올리브영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8739억원, 당기순익 589억원을 기록했다.

CJ올리브영은 J사가 공정위 신고한 뒤 곧바로 보복조치를 한 것으로 알려진다. 거래가 끊긴 것이다. 

CJ올리브영의 지배구조는 CJ(55.24%), 글랜우드 프라이빗에쿼티(24%), 이선호(이재현 장남ㆍ17.97%), 이재환 CJ파워캐스트 대표(이재현 동생ㆍ10.03%)이다.  (2020.12 31.기준)

글랜우드 프라이빗에쿼티는 지난해 연말 이선호 부장과 오너일가 지분 일부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하면서 지분 24%를 보유해 2대 주주로 올라섰다.  글랜드우드 프라이빗에쿼티 대표가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의 아들인 이상호 대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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