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에서 배우는 주식투자
골프에서 배우는 주식투자
  • 한국증권신문
  • 승인 2005.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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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에서 가장 하고 싶으면서 선망의 대상이 되는 게 홀인원이다. 홀인원은 기준타수가 3타인 파3홀에서 한번에 공을 홀에 넣는 것(Hole Made in one stroke). 1주일에 한번 주말에 골프장에 나가는 주말골퍼가 홀인원을 할 확률은 4만3000분의 1이라고 한다. 18홀에 파3홀이 4개 있으니까 1만750번 나가면 한번 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실로 1년은 52주(영하 10도 아래로 떨어져도 나간다는 가정 아래)니까 209년 만에 한번 할 수 있는 확률. 평균 수명 70세라고 하면 4번정도 다시 태어나야 겨우 한번 할 수 있는 셈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홀인원을 한 사람은 3년 동안 ‘행운’이 찾아오고, 홀인원 하는 것을 본 사람도 1년은 재수가 좋다는 속설까지 나온다. 핸디캡이 한자리수인 싱글골퍼도 홀인원을 하지 못한 사람이 많은 반면, 핸디캡이 25로 97타인 하이핸디골퍼 가운데서도 홀인원을 기록하는 사람이 있는 것을 보면 역시 홀인원은 운에 많이 좌우된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미국의 캘리포니아 롱비치에서 1930년에 태어난 노만 L. 맨리를 보면 홀인원은 운이 아니라 기술과 연구의 산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는 1964년 9월2일 캘리포니아주 소거스에 있는 델라베GC에서 파4홀인 7번과 8번에서 연속으로 ‘알바트로스 홀인원’을 기록했다. 4번 만에 홀에 넣는 것이 기준인데 단 한번에 넣은 것이다. 그는 이 외에도 홀인원을 공식경기에서만 50번 이상 기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의심 많은 기자들이 그의 홀인원 소식을 믿지 못하자, 1977년 11월과 12월에 걸쳐 21번 라운드하면서 그들의 카메라 앞에서 2번의 홀인원을 해 보이기도 했다. 골프 평론가인 J 브레넌은 그의 홀인원 모습을 자세히 관찰한 뒤 ‘정확함의 비밀’이란 에세이에서 “노만은 비상한 기억력의 소유자이다. 특히 파3홀의 그린에 있어서는 작은 기복과 잔디의 흐름까지 모두를 자세히 알고 있다”고 썼다. 맨리는 어느 날 TV에 출연해서 “홀인원이 행운의 산물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고정관념이다. 많은 골퍼는 깃대를 보고 어드레스하고, 공이 그린에 오르는 것만으로 만족합니다. 즉 ‘면’을 향해 치는 것입니다. 하지만 나는 볼이 바람만 없으면 그린에 닿은지 2m 정도만 구르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점(홀)’을 향해 친다. 이런 의식을 갖고 있으면 홀인원의 가능성은 비약적으로 높아진다.”고 밝혔다. [이상의 내용은 ‘인생의 모든 지혜를 골프에서 배웠다’ (나츠사카켄 지음, 방한기 역, 해누리)에서 많은 부분을 참고했습니다.] 맨리의 홀인원에 대한 생각과 노력은 주식투자자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그저 돈벌겠다는 욕심과, 어떻게 하다보면 잘 되겠지 하는 요행심리와, 자신의 감정을 통제할 수 없는 무절제에 휩싸여 사려는 기업이 어떤 회사인지 이익이 얼마인지 외국인 지분율은 얼마인지 등을 살펴보지도 않고 주식을 사는 ‘무준비-무원칙’으로는 절대로 홀인원(이익)을 기록할 수 없다는 점이다. 그린과의 거리와 그린 상태(기업의 펀더멘털), 바람 방향(거시경제와 증시주변여건 등), 동반자(외국인과 기관 및 다른 개인투자자 등)의 실력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는 노력이 전제돼야 한다. 주식투자에서 돈 버는 사람과 돈 잃는 사람의 차이는, 골프에서 홀인원을 하는 사람과 하지 못하는 사람의 차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작성자 : 여의도 자료제공 : 슈어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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