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취하게 하는 주류 사업하지 말라" 이병철 유지 어긴 정용진 제주소주 실패
"국민 취하게 하는 주류 사업하지 말라" 이병철 유지 어긴 정용진 제주소주 실패
  • 조경호 기자
  • 승인 2021.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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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삐에로쇼핑, H&B, 분스, HMR, PK피코코 등에 투자 실패'흑역사'
제주소주 '아침하늘 제주화산탄산수'상표권 등록...탄산수 시장 진출 '꼼수'
정용진 부회장
정용진 부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잇따른 경영 실패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일본의 돈키호테를 모방한 삐에로 쇼핑(2020년 철수)에 실패한데 이어 헬스앤뷰티(H&B), 분스(BOONS), 가정식가편식(HMR), 부츠, PK피코코, 제주소주 등에 투자했다가 연이어 실패했다. 특히 제주소주 실패는 정 부사장에 가장 아픈 손가락이 되고 있다. 삼성의 창업주인 고(故)이병철 회장은 "국민을 취하게 하는 주류 사업을 하자 말라"는 유지를 남겼다. 주류사업은 범삼성가의 금기이다. 정 부사장이 이 회장의 유지를 어기고 소주사업에 진출했다가 실패했다는 점에서 경영리스크가 되고 있다.

유통업계는 16일 제주소주가 누적적자를 감당하지 못해 지난달 주류 사업을 접는 청산 절차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이마트의 제주소주 사업을 접는 이유는 누적 적자를 감당하지 못했기 때문. 이마트는 2016년 제주소주를 190억원에 인수 한뒤, 670억원을 투자하는 등 총 860억원을 투자했다.

제주소주
제주소주

이마트가 제주소주를 인수할 당시, 2016년 매출액은 1억6350만원에 당기 순손실이 -22억9543만원이었다. 2017년(매출액 11억8192만원, 당기순손실 -64억9059만원)→2018년(매출액  42억9930만원, 당기순손실 -129억3030만원)→2019년(매출액 47억7640만원, 당기순손실 -143억3360만원)→2020년(매출액 50억3161만원, 당기순손실 -191억7330만원)이다. 

정용진 부회장은 제주소주 인수 후 4년간 670억원을 투자했지만, 재무구조 개선과 경영효율화에 실패했다. 결국 매각과 청산 두 가지 옵션을 두고 고민하다 결국 청산을 결정했다.

제주소주는 세금을 못내 공장(제주 제주시 조천읍) 건물이 제주세무서에 담보가 잡혀 있다. 주세 11억 6600만원이 밀린 것으로 알려진다. 담보권자는 우리은행 등이다.

공장 토지와 건물은 모두 제주소주가 소유하고 있다. 장부가액 기준 공장 토지는 16억원, 건물은 64억원이다. 공장 토지와 건물 활용 방안은 검토 중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정부에서 주세 납부를 유예해주는 제도를 마련해줘 담보를 설정했다"며 "오는 26일 납부할 예정"이라고 했다.

앞서 제주소주는 청산절차를 밟기 위해 지난 13일 임직원 회의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사업철수 상황과 처리 절차 등에 대한 논의했다. 직원들은 향후 개별 면담을 통해 신세계L&B 등 다른 계열사로 배치된다.

정 부회장은 사업 실패에 연연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다. 정 부회장은 신년사에서 "평소 성공과 실패의 다양한 경험을 통해 내성을 키우며 위기를 견딜 수 있는 체질을 만들자"면서 "좋았다면 멋진 것이고, 나빴다면 경험"이라며 임직원들의 새로운 도전을 독려하기도 했다.

이마트가 제주소주 청산에 대해 제주도민들의 일각에 시각은 다르다. 제주소주를 청산하고 생수사업에 뛰어들 것이라는 추정이 나오고 있다. 제주소주는 지하수 개발권(취수권)을 보유하고 있어 먹는샘물 등 음료 시장 진출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고 설명한다. 실제 신세계그룹에서 탄산수 시장 진출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진다.

국내 탄산수 시장 규모는 2019년 기준 920억원. 롯데칠성음료의 ‘트레비’가 점유율 약 60%를 차지하고 있다. 빙그레, 동아오츠카 등이 진출하면서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제주소주가 모기업인 이마트의 유통망을 활용할 경우 탄산수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는 부동의 1위 대형마트로 편의점 이마트24, 온라인몰 SSG닷컴, 기업형 슈퍼(SSM) 이마트에브리데이 등을 보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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