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주의 보수 성향에 성장 정체된 ‘여기어때’
대주주의 보수 성향에 성장 정체된 ‘여기어때’
  • 임지영
  • 승인 2021.04.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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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VC캐피탈, 1000억 투자 약속해놓고 100억에 그쳐
극단적 보수경영에 투자처 놓고도 기회 놓치기 일쑤
‘야놀자’와 3년 만에 50% 넘는 매출격차 벌어져
[사진=여기어때 홈페이지화면 캡쳐]
[사진=여기어때 홈페이지화면 캡쳐]

숙박·여가 스타트업 업체인 여기어때의 성장에 대주주 CVC캐피탈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

2015년 설립된 여기어때는 설립초기부터 엄청난 마케팅 비용을 쏟아 부으며 업계 2위로 급부상 했다.

2018년에는 기업간 숙박예약 비즈니스를 출시하며 설립 2년 만에 가입기업 600곳을 돌파하며 대한민국 45만 명의 직장인들이 애용하는 서비스로 성장했다.

2018년 심명섭 대표가 불법 음란물 유통방조 혐의로 입건되면서 브랜드에 큰 타격을 입게 됐다.

이후 2019년 8월 여기어때는 영국 사모펀드 운영사인 CVC캐피탈에 매각되면서 운영사 위드이노베이션의 경영권이 넘어갔다.

인수당시 CVC캐피탈은 여기어때에 1000억 원 가량의 신규투자를 약속했으나 2년이 지나도록 약속한 투자금액의 10%인 100억 원 가량만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계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CVC캐피탈은 1981년 영국에서 설립해 런던, 뉴욕, 홍콩, 도쿄, 베이징 등에 24개 지점을 두고 580억 달러(약 100조원)의 투자자금을 운용하는 유럽계 운용사다.

여기어때는 관련기업 투자나 M&A를 위해 자금필요시 CVC캐피탈에 신규자금을 받는 구조지만 지금껏 CVC캐피탈의 보수적인 경영방식으로 인해 투자를 포기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업계에 따르면 여기어때는 극단적인 보수 경영으로 수익은 유지되고 있으나 성장은 더디다는 의견이다.

여기어때가 투자·인수한 기업은 2020년 인수한 망고플레이트로 규모가 20~30억 원에 불과하다.

앞서 2019년말 호텔예약 스타트업 ‘데일리호텔’인수 당시에도 여기어때는 비싼 가격으로 인해 투자를 포기했다.

결국 경쟁업체인 야놀자가 데일리 호텔을 인수하게 됐다.

반면 창업자와 전문경영인이 경영하는 야놀자는 공격적 투자를 통해 사업의 다변화를 꾀하며 매년 100%가량의 매출 성장을 보이고 있다.

야놀자는 여기어때가 인수를 포기한 M&A를 성사시키면서 최근 2~3년간 완전히 다른 회사로 거듭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말 해외여행 플랫폼 스타트업 ‘트리플’에 여기어때가 먼저 투자를 검토했다가 포기했으나 야놀자는 1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결정하며 국내를 넘어 세계여행까지 글로벌 입지를 강화할 기반을 다졌다.

야놀자는 2019년 클라우드 객실 관리시스템(PMS) 기업도 인수하며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두 회사의 서로 다른 경영전략은 실적의 차이로도 나타난다.

2017년 당시 야놀자와 여기어때는 각각 545억 원과 517억 원 등 비슷한 매출을 기록하며 업계 1·2위를 다퉜다.

이후 지난해 야놀자 3000억 원(추정), 여기어때 1287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3년 만에 50%가 넘는 격차가 벌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앱 분석서비스 와이즈 앱에 따르면 지난해 야놀자의 결제금액 추정치는 1조 247억 원으로 전년도 대비 6.3% 상승했으나 여기어때는 동일기간 0.9% 증가한 5955억 원에 그쳤다.

다만 여기어때는 보수적 경영으로 인해 비용을 통제하면서 지난 2019년부터 흑자로 전환했다.

여기어때의 올해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58%나 증가한 11억 4천 억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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