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옷업체 ‘좋은사람들’ 코스닥 상장폐지 위기
속옷업체 ‘좋은사람들’ 코스닥 상장폐지 위기
  • 임지영
  • 승인 2021.04.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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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주총 안건 모두 부결시킨 소액주주들
이종현 대표, 기업사냥꾼 의혹..2년 만에 상장폐지
한울 회계법인, 법령에 위반되는 중대한 사실 추정
[좋은사람들 로고]
[좋은사람들 로고]

속옷업체 ‘좋은사람들’이 코스닥에서 상장폐지 위기에 처한 가운데 소액주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지난달 22일 2020년도 사업보고서에 대해 감사를 맡았던 한울 회계법인이 감사의견 ‘거절’을 내놓음에 따라 23일 좋은사람들의 주식거래를 정지했다.

좋은사람들은 지난달 30일 이의 신청서를 제출함에 따라 한국거래소로부터 개선기간을 부여받았다. 한국거래소는 개선기간 종료 후 개선계획 이행내역 등을 토대로 상장폐지 여부를 심의·의결하게 된다.

앞서 지난달 31일에 열린 좋은사람들 정기주주총회에서 사내외 이사 선임, 이사·감사 보수한도 승인 등 총 4건의 안건이 상장됐으나 모두 의결정족수 미달로 부결됐다.

소액주주들은 주권매매거래가 정지되자 사측에게 위임했던 의결권을 취소하고 직접 주주총회에 나와 반대표를 던졌다.

지난해 12월 말일 기준 좋은 사람들은 소액주주가 소유한 주식비율이 91.86%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좋은사람들은 공시를 통해 “향후 주주총회 개최 시 상기(부결된) 안건을 재상정해 의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좋은사람들은 방송인 주병진 씨가 1993년도에 설립한 속옷제조 회사로 1997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좋은사람들은 북한의 개성공단에도 공장을 가지고 있어 ‘남북 경제협력주’로 분류되기도 했다.

이후 ‘애니콜 신화’로 유명한 이기태 전 삼성전자 부회장의 차남인 이종현 대표가 2018년 10월 자신이 지배하는 제이에이치W투자조합을 통해 좋은사람들을 인수했다.

이 대표는 2019년 3월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대표이사로 선임된지 불과 2년만에 상장폐지를 맞게 됐다.

앞서 이 대표는 상장사를 무자본 인수합병(M&A)해 회삿돈을 유용하는 ‘기업사냥꾼’이라는 의혹을 받은 바 있다.

감사를 맡았던 한울회계법인의 감사보고서에도 “일부 자금 거래와 관련해 자금 출처와 인감 사용, 이사회 개최 등 적절한 내부통제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기재했다.

한울회계법인은 감사 진행과정에서도 “부정행위 또는 법령에 위반되는 중대한 사실 추정 사항”이라며 “외부전문가 활용을 요청했다”고 기록해 의혹을 남겼다.

사측은 “재감사를 실시할 계획”이라며 “거래 재개를 위해 회계 및 법률 전문가들의 협조하에 최선을 다해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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