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제 경제칼럼] 원자재 가격급등의 산업현장 피해대책 수립
[김선제 경제칼럼] 원자재 가격급등의 산업현장 피해대책 수립
  • 김선제 성결대학교 교수, 경영학박사
  • 승인 2021.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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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유, 구리, 철 등 원자재 가격이 줄줄이 상승하면서 산업현장에 큰 피해를 주고 있다. 전선의 핵심소재인 구리 가격은 t당 9,027달러로 전년도 3월말(4,772달러) 대비 89% 올랐다. 고철 가격은 1년 새 48% 올랐으며, 원유에서 뽑아내는 폴리에틸렌 가격은 1년 만에 60~80%나 뛰었다. 가구업계는 주자재인 파티클보드(PB) 가격이 작년 말보다 30% 이상 올라 타격을 입었다. 의자나 소파에 사용되는 가죽도 1×1m 크기가 5000원에서 6500원까지 상승했다. 인쇄용지 원료인 펄프 값도 1년 새 20%이상 올랐다. 국제유가(두바이유)는 작년 3월말 23.4달러에서 66.5달러로 크게 상승했으며, 철광석 가격은 166.19달러를 기록했는데, 작년 3월말(83.3달러) 대비 두 배 수준이다.

사진 ⓒ 뉴시스
사진 ⓒ 뉴시스


  런던금속거래소(LME)의 비철금속 가격지수(LMEX)는 연초 대비 14% 상승했다. 전선 내 구리를 감싸는 절연재와 피복재의 소재가 되는 염화비닐모노머(VCM), 폴리에틸렌 가격은 1년 만에 50~80% 올랐다. 원료인 원유 가격이 급등한 여파다. 해상운임도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며 수출입회사에 부담을 주고 있다. 컨데이너선 운임지수는 2019년 811달러에서 2020년 1,265달러, 2021년 2,840달러까지 급등하였다. 전기요금 결정에 연료비 변동을 반영하는 전기요금 연료비 연동제가 2021년부터 시행되면서 뿌리기업들이 내야 할 전기료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는 것은 코로나19로 위축됐던 미국, 중국 등 주요국의 산업 활동이 기지개를 켜며 원자재 수요가 크게 늘면서다. 


  원자재 가격급등은 제조업의 근간인 주조, 금형, 단조, 열처리 등 3만개 뿌리 기업과 7만 곳의 중소제조현장을 강타하고 있다. 선진국형 산업구조는 서비스 산업이 많이 발달한 형태이다. 2차 산업은 자동화나 로봇화로 인해서 인력이 감소하여 고용 없는 성장이 가능하지만 서비스업은 사람간의 직접적인 접촉으로 소비를 창출할 수 있기에 서비스업의 발전은 고용증대에 큰 영향을 준다. 그러나 제조업은 국가산업의 근간이다. 세계경기가 어려운 가운데도 독일경제가 꾸준한 성장을 이룩한 것은 제조업이 산업의 주축을 이루었기 때문이다. 이웃국가인 프랑스나 이탈리아는 제조업은 취약하고 서비스업만 비대한 영향으로 세계경기가 불황에 접어드니까 경제가 급격히 위축되는 상황을 경험하였다.


  코로나19로 모든 나라의 경제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수출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데, 반도체, 자동차, 가전을 비롯해서 제조업이 글로벌한 경쟁우위를 탄탄하게 구축했기 때문이다.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까지 동반성장할 수 있어야 나라경제가 튼튼해진다. 원자재 가격급등으로 인해 특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산업현장에서 반드시 필요한 기초원자재는 평상시에도 가격상승에 대비하여 범정부적 대책을 수립해서 실행해야 한다. 산업별 협회나 대기업을 중심으로 선물옵션시장을 활용하여 기초원자재의 가격상승을 대비한 헤지(hedge) 목적의 선물옵션거래를 체결해서 산업현장의 원가상승 부담요인을 줄여주고, 생산물가 상승에 의한 인플레이션을 예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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