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적 신불대책 도덕적해이 우려
파격적 신불대책 도덕적해이 우려
  • 공도윤 기자
  • 승인 2005.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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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 전액 면제, 10년까지 분할 상환
국민기초생활수급대상자, 실업청년, 군복무자, 생계형 자영업자 중 신용불량자(약 40만명)에 대한 구제 방안이 발표됐다. 정부는 이들에게 이자 전액면제, 원금의 장기 분할 상환 등을 허용하기로 했다. 이에 서민경제 안정, 민간소비 회복이라는 긍정적 효과와 함께 관치행정, 한국은행으로부터의 저리자금 충당에 따른 국민부담 가중 등의 문제들이 지적돼 우려를 낳고 있다. 도덕적해이와 형평성 문제도 높다. 정부는 앞서 2004년 3월 신불자 대책을 발표하며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말한 바 있다. 연속적인 추가대책으로 정책신뢰성이 떨어진다는 비판도 일고 있다. 신불자들은 빚을 갚기보다는 좀더 기다리면 보다 좋은 조건으로 구제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기초수급자에 대한 채무상환유예의 경우 기초수급자에서 벗어나지 않으려는 도덕적해이가 발생해, 곧 빌린 돈을 갚지 않고 평생을 살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이번 방안에 대해 은행관계자들은 채무재조정 조건이 좋아 신불자들의 신청이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반면, 도덕적해이를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주요 신불자 지원방안을 살펴보자. ▲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자 신불자 기초수급자 중 신불자인 약 15만5000명에 대해 원금상환을 미뤄주고 동시에 이자도 전액 면제해 주기로 했다. 또 기초수급자 중 비신불자들도 신용회복위원회로부터 원금의 최장 10년 분할 상환(연체이자와 향후 발생이자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등 일반 신용회복 프로그램보다 더 나은 조건의 지원프로그램을 마련, 운영할 계획이다. 기초수급자 중 신용불량자인 이들의 1인당 채무는 23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산관리공사(KAMCO)는 한국은행으로부터 저리자금을 지원받아, 신용회복 신청자의 채무를 금융기관으로부터 시장가격의 반값에 매입한 뒤 채무재조정에 들어간다. 매입가격의 약20~50%는 금융기관이 부담하게 된다. 매입작업은 4월 중에 완료, 채권 매입을 끝내면 전산정리를 통해 신불자에게 개별통지한다. ▲청년층과 영세자영업 종사 신불자청년층과 영세자영업자에 대한 채무재조정 등의 지원대책도 발표됐다. 대상은 2004년 12월 31일 기준으로 대상자와 대상채권을 선정, 신청기간은 준비가 마무리되는 4월 1일부터 6개월 동안이다. 청년층 신불자는 학자금 대출연체자(4만7000명), 군복무자, 신불자 등록 당시 미성년자(2만1000명), 부모 대출 보증자 등 청년층 신불자가 대상이다. 군복무 중 신불자는 제대로 파악되지 않으나 생계형 청년 신불자는 약 10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이들은 2년간 상환이 유예된다. 청년층 신불자가 실업상태인 경우 최장 2년간 원금상환을 미뤄주되 취업, 창업으로 상환능력이 생기면 즉각 상환유예가 중단되고 최장 8년간 분할 상환해야한다. 이자는 원금기간내에는 면제이나 그렇지 않을 경우는 연 6%다. 연매출 4800만원 미만의 간이과세 대상사업자나 면세사업자인 약 15만3000명도 신용회복위원회가 별도의 지원협약을 마련했다. 이들 신불자의 채무원금은 약 4000만원에 육박한다. 원금을 약정기간 내에 갚으면 연체이자는 면제지만 상환 유예기간 중 발생한 이자는 5%이율이다. 영세자영업자 중 사업자등록증이 없는 노점 등의 영세상인은 신원이 확실한 주위사람으로부터 영업사실, 영세성 등을 확인 받으면 신용회복위원회에서 지원 받을 수 있다. 구체적으로 대출 등의 지원대책은 각 은행별로 발표된다.재경부의 신용회복 지원 방안이 발표된 후 하나은행이 발 빠르게 영세자영업자를 자금 지원에 나섰다. 대출 대상자의 조건에 맞게 2000만원 이내, 연 6~8% 수준의 이자로 최장 8년내 원리금 균등분할상환 방식으로 대출해주기로 했다. 또한 하나은행은 20세 미만 청년층의 30만원 미만 채무를 일괄 탕감해주기로 했다. 이들 청년층은 연체기록이 다른 금융기관에 제공되지 않아 과거 채무 연체기록으로 인해 향후 금융거래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했다. 정부는 지난 2003년 4월 30일 신용불량자가 300만명을 넘어서자 중부는 신용불량자 구제 대책을 부랴부랴 세우기 시작했다. 2004년 5월에는 배드뱅크 기관인 ‘한마음 금융’이 출범했고, 잇따른 신불자 구제제도가 발표되며 2004년 8월에는 ‘불용불량자’라는 용어를 폐지할 방침이라고 발표하는 등, 가장 최근인 지난 3월 23일에는 ‘생계형 신불자 신용회복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신용불량자 용어 폐지는 4월 28일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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