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2054년 고갈 빨간불...국민 정서 외면 삼성전자 사내이사 '찬성'
국민연금 2054년 고갈 빨간불...국민 정서 외면 삼성전자 사내이사 '찬성'
  • 임성빈 기자
  • 승인 2021.03.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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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선임 찬성 과거 국정농단 시대 회귀... 주총 공정성 '훼손'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취지 외면...국민연금 2054년 고갈
김기남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17일 경기도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2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국민연금이 2054년 고갈된다는 정부의 전망이 나왔다. 5년전 2060년 예상했던 것보다 4년이 빨라졌다. 저출산 여파로 생산인구 감소 속도가 빨라졌다. 저성장 기조가 예상된다. 곳간 지키기 대책이 시급하다. 2018년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자의 투자책임 원칙)를 도입했지만 유명무실하다. 국민연금은 최근 삼성전자 주총에서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의 반대 권고로 논란이 됐던 사외이사 선임안에 찬성을 결정하면서 기업 가치를 훼손하고 주주 권리를 침해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17일, 경기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제 52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어 사외이사 선임 등 주요 안건을 처리했다.

김종훈 사외이사(키스위모바일 회장)·박병국 사외이사(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의 재선임 안건과 김선욱 사외이사(전 법제처장)의 감사위원 선임 안건 등에 찬성했다.

전년도 재무제표 승인, 사외이사 선임, 감사위원 선임 및 이사보수한도 승인 등 총 4건이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이사보수한도 승인안에만 반대하고 나머지 안건에 대해 찬성했다.

삼성전자는 사외이사 연임안을 두고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의 반대에 부닥쳤다.

ISS는 “해당 이사들이 이재용 부회장 국정농단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경영권 견제와 감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며 반대를 권고했다.

국민연금 기금운영위원회는 ISS의 반대 권고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 주총 하루 전인 16일 '사외이사 재선임' 안건에 찬성하기로 의결권 행사 방향을 결정했다. 수탁위원들의 반대에도 부닥쳤다. 기금위가 수탁위를 '패싱'한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회의 중간에 회의장에서 퇴장했다.  같은 날 경실련도 국민연금의 삼성전자 사외이사 연임 찬성에 대해 강한 비난 성명을 발표했다.

경실련은 성명을 통해 "국민연금은 불과 수년 전 삼성 이재용 부회장 경영권 승계와 관련된 국정농단 사건에서 잘못된 의사결정의 문제로 관련 책임자들까지 구속된 바 있다"면서 "이로 인해 스튜어드십 코드,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 등을 도입했다. 투자 기업의 경영진에 대한 견제와 감시, 그리고 적극적이고 투명한 의사결정 등을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번 삼성전자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선임 안건에 대한 찬성표를 던진 것을 볼 때, 이는 다 거짓이었음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이번 사외이사와 감사위원 후보들은 2018년 3월에 선임되어 활동을 해오면서 국정농단 및 부당합병 수사와 재판으로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되기까지, 지배주주와 경영진에 대해 아무런 견제와 감시 역할을 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ISS가 반대 의견을 냈다. 국민연금도 스튜어드십 코드의 취지에 따라 정상적인 의사결정을 했었더라면 선임 안건에 반대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지적이다.

경실련은 "삼성전자의 주주가치 훼손에 책임 있는 사외이사들의 연임에 찬성한 것과 수탁위의 의견이 철저히 무시된 것을 근거로 올바른 의사결정이 아니다"면서 “스튜어드십 코드의 취지대로 경영진에 대한 견제를 통해 주주가치의 훼손을 막았어야 했다. 삼성전자 사외이사와 감사위원 선임이 원안대로 결정된 것은 국민연금이 박근혜 국정농단 시대로 회귀했음을 증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국민연금 기금위는 원칙과 기준에 따라 한 의사결정이라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기관투자들의 의결권 행사를 적극적으로 유도하기 위한 자율 지침이다. 투자 기업의 의사결정에 적극 참여해 주주와 기업의 이익 추구, 성장, 투명한 경영 등을 이끌어 내는 것이 목적이다. 국민연금은 2018년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해 투자 기업의 주주가치 제고, 대주주의 전횡 저지 등을 위해 주주권을 행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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