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택배 노동자 또 사망....심야노동이 노동자 죽음 내몰았다
쿠팡 택배 노동자 또 사망....심야노동이 노동자 죽음 내몰았다
  • 이병철 기자
  • 승인 2021.03.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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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노동자가 또 숨진 채 발견됐다. 심야 업무를 담당하던 택배 노동자 이모(48) 씨가 사망했다.

전국택배연대노조와 서울 송파경찰서는 8일 쿠팡 송파1캠프에서 심야·새벽 배송을 담당하던 48세 이모씨가 자신이 거주하던 한 고시원에서 사망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6일 오후 3시께 이씨와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배우자 신고를 받고 출동해 서울 송파구의 한 고시원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경찰은 전날 오후 이씨와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배우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송파구 한 고시원에서 그를 발견했다.

경찰 관계자는 “시신의 부패 정도로 보아 숨진지 2~3일 정도 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씨는 돈을 벌기 위해 자녀와 배우자를 지방에 두고 서울로 올라와 홀로 고시원에서 생활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는 작년에 쿠팡에 계약직으로 입사해 근무하던 중 정규직으로 전환돼 근무했다. 배우자 등에게 수시로 심야 노동의 어려움을 호소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쿠팡 노동자은 처음엔 일용직으로 일을 한다. 이후 계약직으로 일을 한다. 계약직이 되면 처음엔 3개월 계약, 그 이후엔 9개월 계약, 그리고 다시 재계약을 할 때는 12개월 계약을 한다. 그러다 2년을 다 채우면 무기 계약직으로 전환된다.  쪼개기 계약으로 노동자 통제를 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노동자들은 단기 계약으로 심한 고용불안에 시달릴 뿐 아니라, 재계약을 위해 자발적으로 노동 강도를 올리게 된다는 것.

물류센터 근무조는 주간조(오전9시~오후6시), 오후조(오후6시~오전 2시), 심야조(오후 9시~오전 6시)로 구성되어 있다. 물류센터 업무 형태상 늦은 밤에서 새벽이 가장 바쁜 시간대여서 심야조에 가장 많은 사람들이 일을 한다.  

야간 노동은 노동자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심장질환의 위험이 높다. 수면장애를 유발하여 심장질환을 촉발한다. 이밖애 소화기계 질환, 천식, 당뇨의 악화 등이 우려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노조는 "고인의 임금은 한 달에 280만 원으로 심야 노동을 전담한 것을 고려하면 최저임금을 갓 넘는 수준이다"고 말했다.

택배연대노조는 8일 오후 2시께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과한 심야배송이 이씨의 과로사로 이어졌다는 규탄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경찰은 이날 이씨의 사인을 명확히 하기 위해 부검을 진행한다.

앞서 지난해 10월에는 경북 칠곡 쿠팡대구물류센터에서 일하던 장덕준씨(당시 27세)가 야간 작업을 마치고 퇴근한 뒤 자신의 집 욕조에서 목숨을 잃었다. 지난해 5월에도 쿠팡 물류센터에서 일하던 40대 노동자가 현장에서 사망했다. 

해당 일터에서 일하던 5명의 노동자가 심근경색 등으로 사망했다. 이들의 죽음은 전형적인 과로사로 보인다. 쿠팡 물류센터 노동자들의 노동 조건에는 불안정 고용, 야간 노동, 극심한 노동강도까지, 과로사에 이를 수 있는 특징들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는 것.

쿠팡의 물류를 담당하는 곳은 ‘쿠팡풀필먼트서비스’이다. 고용노동부 공시 자료에 의하면,  1만2천5백명의 노동자가 일하고 있다. 이 중에서 소위 무기계약직, 즉 ‘기간의 정함이 없는 노동자’는 1948명이다. 전체 노동자의 15.5%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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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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