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증막터뷰] 뮤지컬 '그럼에도불구하고' 박정민·김령화·박정인
[한증막터뷰] 뮤지컬 '그럼에도불구하고' 박정민·김령화·박정인
  • 조나단 기자
  • 승인 2021.03.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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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창작집단 DDO(또)의 레퍼토리 첫 번째 창작 뮤지컬 <그럼에도 불구하고>가 지난해 리딩 쇼케이스 이후 6개월 만에 공연 소식을 전했다. 

뮤지컬 <그럼에도 불구하고>는 이화여자대학교 중앙 뮤지컬 동아리 '이뮤'(EMU) 출신 배우들이 모인 창작 집단으로 다수가 이화여대 학부생 및 출신자며 일부 외부 인력이 참여했다. 창작극 <그럼에도 불구하고>는 학교 공연으로 제작된 작품으로 여성 창작집단 DDO(또)는 많은 부분들이 수정·보완해 본 공연에 올리게 됐다. 

이 작품은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 쯤 생각해보는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 '내 생애 최고의 순간, 그때로 돌아가고 싶다'라는 상상을 무대로 옮긴 작품이다. 누구나 꿈꾸는 특별한 순간을 꿈에서 다시 만날 수 있는 마법같은 약이 생긴다면 어떤 선택을 하게될까. 

본지는 본 공연에 앞서 연출진, 작가, 음악감독, 그리고 전 출연진과 짧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고, 본 공연이 시작하기 전까지 작품과 관련된 짧은 이야기와 작품을 임하는 배우들과 연출진의 각오를 들어볼 수 있었다. 

이들이 바라본 뮤지컬 <그럼에도 불구하고>는 어떤 작품일까. 그리고 개막을 앞두고 있는 작품은 어떤 모습으로 관객들과 만나게 될까. 다음은 "매 공연이 힘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공연을 올리고 있다"는 이들과의 릴레이 인터뷰다. 인터뷰는 정부의 사회적 거리 두기와 관련해 일부 공간을 빌려 진행한 인터뷰로 방역수칙을 지켜 진행했음을 미리 밝힌다. 

 

Q. 반갑다. 이번 릴레이 인터뷰의 마지막을 장식하게 됐다. 각자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박정민 안녕하세요. 저는 미래에 더 멋진 뮤지컬 배우가 되고 싶은 22살 박정민이라고 합니다.

김령화 안녕하세요 저는 이번 <그럼에도 불구하고>란 작품에서 로즈 역을 맡게 된 김령화라고 합니다.

박정인 안녕하세요 저는 이번에 멜 역할을 맡은 22살 박정인이라고 합니다.

Q. 모두가 첫 작품인 걸까

박정민 아뇨. 저는 한 작품을 했었고 이번이 두 번째 작품입니다. 다른 배우들은 다 첫 작품이에요.

Q. 다들 어떻게 이번 작품을 알게 됐고, 배우로 참여할 수 있게 됐나

박정민 일단 제 지인분이 이 작품 초연을 보시고 SNS에 올리셨더라고요. 그래서 이런 작품이 있구나라는 걸 알고는 있었는데, 조금 시간이 흐르고 잊힐만할 때쯤 오디션 사이트에 이 작품에 대한 글이 올라와 있더라고요. 그래서 오디션을 지원해서 참여할 수 있게 됐습니다.

김령화 저는 초연 공연을 봤었고, 할 수 있다면 같이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죠. 저도 새로 배우들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들었고 되게 좋은 기회라는 생각이 들어서 지원했고 바로 오디션을 볼 수 있었습니다. 

박정인 다들 비슷한 것 같아요. 원래 학교에서도 뮤지컬 동아리를 하고 있었는데 학교 선배들이 이 작품을 많이 이야기도 하셨었고, 저도 초연을 봤었거든요.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고, 새로운 배우들을 모집한다는 소식에 바로 지원을 했던 것 같아요.

Q. 각자가 생각하는 뮤지컬 <그럼에도 불구하고>는 어떤 작품일까

박정민 제가 먼저 말씀을 드리자면, 일단 여성들의 힘으로 올라가는 공연이고 단 여섯 명의 배우가 내뿜는 에너지를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한 명의 배우로서 이런 작품이 올라간다는 것 자체가 매우 뜻깊은 일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박정인 저도 사실 일단 극 자체가 굉장히 좋았어요. 사실 여자들만 무대에 올라간다는 게 극히 드문 일이잖아요. 그나마 최근에 적지 않은 작품들이 하나둘 무대화되면서 관객분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고, 관계자들 또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알고 있어요. 저희 작품도 그들의 기대에 보답할 수 있는 작품이 되길 바라고, 그 이상의 의미도 전달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되게 소중하게 느껴지는 작품인 것 같습니다.

김령화 어떻게 보면 계속 공부하고 있는 것 같아요. 저 스스로도 공부를 하고 있고, 보는 이들도 우리 작품을 보면서 많은 걸 얻어 가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작품에서 '사랑'이라는 걸 여러 가지 관점으로 그려냈던 것 같다

김령화 맞아요. 연인으로서의 사랑도 있고, 단순한 남녀 간의 사랑을 초월한 사랑이 그려지기도 했던 것 같아요.

Q. 각자 맡은 배역에 대해 소개하자면

박정민 저는 이브닝 역할을 맡았습니다. 이브닝은 일단 극 중 외부에서 온 인물이거든요. 다른 부서에서 새로 오게 된 연구원으로 기존 연구원들이었던 멜과 로즈, 시에나의 관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는 인물이죠. 이 이브라는 인물은 친화력이 엄청 좋아서 어느 그룹에나 잘 녹아드는 친구랄까요.

김령화 제가 맡은 로즈라는 인물은 의사이고 이 극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인물이에요. 연인의 죽음으로 인한 아픔이 있고 트라우마도 항상 상대해야 하죠. 본인 스스로는 슬프고 처져있고, 연인에 대한 그리움이 한가득 쌓여있지만 의사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는 만큼 내 주변 사람들을 위해 이런 부분들을 숨기고 있어요. 그래서 연기를 함에 있어 이러한 아픔과 슬픔 그리고 주변 사람들을 위한 행복한 모습을 잘 분리해서 표현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 간극이 잘 드러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박정인 멜은 일단 수석 연구원이고 굉장히 능력이 뛰어난 친구예요. 그리고 자기가 당연히 계속해서 잘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인물이죠. 왜냐하면 극 중에서 박사님 딸이라고는 하지만 나중에 입양된 딸이기 때문에 의식하지는 않아 보이지만 항상 잘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에요. 어떻게 보면 성격이 까칠하고 까탈스러워 보일 수 있지만, 한 번 마음을 열면 굉장히 퍼주는 인물이거든요.  여러 매력을 가지고 있는 친구이지 않나 싶어요. 

Q. 본인 성격과 비교해보자면? 닮은 점과 다른 점이 있을까

박정인 저는 사실 주위에서 첫인상이 너무 시크해 보인다, 친해지기 어려울 것 같아 보인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그런데 막상 또 친해지면 제가 멜처럼 되게 많이 마음을 열고 받아주고 없는 것도 더 주려고 하는 스타일이거든요. 그래서 어떤 관계를 맺는 부분들에서 제가 멜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다만 달랐던 점은 저는 모르는 사람이라고 냉정하게 대하지는 않거든요. 그런 부분이 조금씩 다르지 않나 싶습니다.(웃음)

김령화 극 중에서 로즈라는 친구는 자신의 아픔을 주변 사람들에게 보여주려고 하지 않는 인물이거든요. 보이는 이미지로서는 언제나 밝은 아이로 보이려고 노력하죠. 저도 비슷한 부분들이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이게 좋은 점과 나쁜 점이 교차하고 있어서 고쳐나가고 싶은 부분이기도 해요. 너무 밝은 척만 하는 것도 정신 건강에 좋지는 않더라고요. 

박정민 제가 생각하는 닮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일단 낯을 많이 안 가리다 보니 처음 보는 사람들과도 금방 친해지는 편이거든요. 제 입으로 말하기는 조금 부끄러울 수도 있지만 정말 쉽게 마음을 틀 수 있다고 해야 할까요. 되게 말을 잘 받아주고 거는 스타일이지 않나 싶어요.(웃음) 

Q. 만약 드리머라는 약이 실제로 있다면, 먹는 선택을 할까?

김령화 저는 먹을 것 같아요. 

박정인 저도 먹어요.

박정민 저도요. 현실도 현실이지만, 행복했던 과거를 다시 되돌아보고 싶을 것 같거든요.

박정인 누군가는 한때의 기억이 평생 간다고 하더라고요. 저도 약간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거든요. 되게 옛날에 있었던 어떤 특정한 행복했던 상황, 그 기억의 파편에서 힘들 때 기운을 얻고 다시 파이팅 하는 원동력으로 사용하고 있는 사람이라서 드리머가 있다면 정기적으로 섭취해서 그때의 기억을 되살리지 않을까 싶어요.

박정민 저도 일단 먹을 것 같아요. 저도 비슷한 것 같은데 제가 제일 행복했었던 기억이 있고, 그 행복했던 순간들을 통해서 얻었던 경험들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다고 생각하거든요. 만약 그 순간들이 없었다면 지금 이 자리에 없었을 수도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그때의 기억으로 돌아감으로써 초심을 찾을 수 있고, 저 스스로도 계속해서 리마인드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김령화 저도 비슷한 맥락으로 초심 찾기에 되게 좋지 않을까 생각해요. 그리고 사실 현실 속 저는 지치는 순간들을 매번 만날 거란 말이죠. 거기에서 오는 스트레스나 안 좋은 에너지들이 드리머를 통해서 날아간다면 감정적으로나 저의 멘탈적인 부분들에서 좋은 영향력을 끼치지 않을까 생각해요. 그래서 만약에 있다면 저도 정기적으로 먹을 것 같습니다.

Q. 셋 다 과거에 기억을 많이 담아두는 편일까

김령화 저는 정말 많이 과거를 회상하거든요. 그냥 혼자서 있다가도 예전에 기억들이 떠올라서 사진을 찾아본다거나 그런 일들이 종종 있어요. 사진첩에 남아있는 사진들을 보면서 그땐 그랬지, 저 때는 정말 좋았어 하면서 행복함을 채우기도 하죠. 그런데 사실 어떻게 보면 그 과정에서 저 스스로 기억에 왜곡을 불러일으켰을 수도 있어요. 그런 상상하는 것도 되게 좋아하거든요. 

박정민 저는 약간 사진보다 영상들을 자주 보는 편인 것 같아요. 다들 즐겁게 마스크 없이 웃고 떠드는 영상들을 바라보고 있을 때 행복함과 안타까움이 동시에 들긴 하지만요.

박정인 저는 약간 기억을 선택적으로 기억하는 편이에요. 일단 좋은 기억들은 최대한 오래 가져가려고 하죠. 그래서 좋은 일들을 쉽게 까먹지 않게 적어두는 편이고, 반대로 나쁜 일들은 최대한 잊어버리려고 해요. 왜냐하면 이 기억들이 결국엔 저 스스로에게 상처가 되더라고요. 그래서 안 좋은 기억들은 최대한 빠르게 잊어버리려고 하고 있습니다. 

Q. 2021년 목표가 있다면

박정민 저는 일단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작품을 파이팅 해서 무사히 끝내고 싶어요. 그리고 좋은 작품들에 열심히 도전해서 작업들을 할 수 있는 한 해가 됐으면 합니다.

박정인 저는 원래 새해 계획을 잘 세우지 못하는 편이거든요. 그런데 올해 학교에 복학을 해야 하는 만큼 일단 학교를 무사히 졸업을 했으면 합니다.

김령화 저도 일단 복학을 앞두고 있어서 학업에 집중할 수 있는 한 해가 됐으면 해요. 그리고 시간이 되고 기회가 주어진다면 좋은 작품을 만나보고 싶어요.

Q. 이 공연을 보러 올 관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박정민 정말 쉬운 선택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공연을 보러 가겠다는 결심을 하는 게 쉽지 않은 선택이라는 걸 알고 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희 제목처럼 공연을 보러 와주신다면 정말 감사할 것 같아요. 그런 결정에 후회되지 않을 무대, 연기, 노래를 보여드리고 싶고, 우리 모두가 그런 무대를 만들겠습니다. 저희가 뿜어내는 에너지를 많이 받아가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박정인 셋 다 비슷할 것 같아요. 보러 와주신다는 것만으로도 정말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에게 시간을 할애해 주신 만큼 꼭 기억에 남는 공연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보여드리겠습니다.

김령화 저도 더 노력해서 더 좋은 연기와 노래로 후회하지 않을 공연으로 보답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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