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년 업종 양극화... 호황과 불황 사이 거리감↑
코로나 1년 업종 양극화... 호황과 불황 사이 거리감↑
  • 임성빈
  • 승인 2021.03.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게임-바이오-해운업계’ 역대급 성적표... 코로나 비대면 효과 톡톡히 봐
‘숙박-음식-여행-학원업계’ 글로벌 금융위기, IMF 때보다 절망적
코로나19로 경제활동이 위축되는 등 불황이 찾아온 가운데, 서울 중구 황학동 주방거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출처= 뉴시스]

지난 1년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으로 경제 상황이 유례없는 불황을 겪었다. 대다수 경제지표는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하지만 역대급 불황 속에서도 호황을 누린 업종들도 있다. 코로나로 인해 업종 간 양극화가 심화된 것이다.

 

지난달 21일 한국경제연구원도 코로나19 충격이 민간소비와 대면·서비스업에 집중되면서 분야별·업종별 양극화가 심화됐다고 진단했다. 한경연은 코로나19 초기엔 글로벌 교역량 감소로 제조업이 큰 타격을 받았으나 비대면 영향으로 반도체, 가전 등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제조업 업황이 빠르게 회복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서비스업은 지난해 4분기 GDP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의 97.9%에 불과해 글로벌 금융위기는 물론 IMF 때보다도 느린 회복세를 보였다.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을 많이 받는 숙박·음식, 교육, 문화 등의 업종에서 타격이 심했다. 이들 업종의 분기별 GDPIMF 때보다 더 큰 폭으로 감소했다.

 

역대급 손실에 폐업-직원감축 속출

 

지난달 25일 고용노동부가 내놓은 1월 사업체 노동력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대면 서비스업종이 직격탄을 맞았다.

 

코로나19 여파로 숙박·음식업은 1월 종사자가 역대 최대 폭으로 줄었다. 숙박·음식업 종사자는 1045000명으로 지난해보다 24만 명(18.7%) 급감했다.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96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여행업 등 사업시설관리업 종사자와 예술·스포츠업 종사자도 각각 69000(6.0%), 54000(17.0%) 감소했다.

 

통계청과 여행업계에 따르면, 작년 12월 서비스업종별 생산지수가 면세점은 154.6으로 전년 동월보다 148.1포인트 낮아져 하락 폭이 가장 컸다.

 

이어 여행사업 -126.0포인트, 항공여객 운송업 -112.7포인트, 욕탕업 및 기타 신체관리서비스업 -112.5포인트, 영화관 운영업 108.8포인트 등의 순이었다.

 

또한 조선·기계·설비업종은 지난해 36000억 원에 육박하는 순손실을 냈다. 대형 조선사들이 업황 불황 장기화에 적자를 냈다.

 

지난달 19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국내 시가총액 500대 기업 중 지난달 15일까지 2020년 잠정실적을 공개한 326개 기업 실적을 조사한 결과, 조선·기계·설비업종 16개 기업의 지난해 매출액은 1072199억 원, 영업이익은 11967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매출은 2019년 대비 9.2%(108177억 원) 줄었고, 영업이익은 75.2%(36318억 원) 급감했다. 특히 지난해 당기순손익이 35918억 원으로 전년 3072억 원 대비 적자 전환됐다.

 

조선·기계·설비업종 16개 기업 중 7개 기업은 지난해 총 46663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보다 많은 9개 기업이 당기순익을 실현했지만, 순익 규모는 총 17445억 원에 그쳐 업종 전체 순손익이 마이너스였다.

 

조선사는 글로벌 선주들의 발주 지연으로 수주잔고가 축소된 가운데, 대규모 재고자산으로 일회성 비용이 반영되며 손실을 냈다.

 

지난해 정유4(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S-Oil)들도 코로나19 여파로 국제유가와 정제마진이 동반 하락하며 역대급 불황을 겪었다.

 

2017~2018년 최대 1000%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했던 나머지 정유사들도 지난해 대규모 영업 손실을 기록한 탓에 성과급은 엄두도 못 내고 있다.

 

한편 철거업체들에 따르면, 코로나19 영향으로 소규모 식당·학원의 폐업이 많았다. 소규모 식당들의 경우 영업 제한으로 버틸 힘이 없었고, 학원들도 5인 이상 집합금지로 대면 수업이 어려워지면서 임대료 부담을 견디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역대급 실적에 첫 성과급 지급까지

 

한국 게임사 최초 매출 3조원을 돌파한 넥슨. [출처= 뉴시스]

최근 게임사들의 작년 실적이 공개됐는데, 지난해 코로나19 대유행에도 모두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특히 톱3 게임사인 넥슨·엔씨소프트·넷마블은 역대급 실적을 거뒀다.

 

넥슨의 지난해 매출 31306억 원은 창사 이래 처음이자 한국 게임사 중 최초다. 엔씨도 지난해 매출 24162억 원으로 처음으로 연매출 2조원을 돌파했다. 넷마블은 매출 24848억 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들 3N사의 연매출 총합은 사상 처음으로 8조원을 넘었다.

게임사들의 역대급 호황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집콕 등 비대면 생활이 일상화되면서 게임 이용이 늘어난 점이 크게 작용했다.

 

통계청과 여행업계에 따르면, 작년 12월 인터넷쇼핑의 서비스업생산지수는 325.3으로 사상 최고치를 찍으며 전체 서비스업종 중 1위를 차지했다.

 

증권 및 선물 중개업소는 285.9로 전체 서비스업종 가운데 가장 큰 폭인 168.6포인트가 뛰었다. 부동산 중개 및 감정평가업은 237.250.5포인트 상승했다.

 

또한 지난해 코로나19를 뚫고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 '1조 클럽'에 가입한 회원사가 1년 새 3곳이나 늘었다.

 

1조 클럽 신규 가입사 세 곳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씨젠, SD바이오센서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연 민주당 대표가 찾았던 씨젠과 SD바이오센서는 코로나19 진단키트가 성장 동력이 됐다.

 

SD바이오센서는 매출이 21배 급증했고, 씨젠도 매출이 10배 상승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대형 위탁생산 수주를 따내며 창사 9년 만에 1조 클럽에 가입했다.

 

바이오 업계 선두인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유한양행과 녹십자 등 제약사들을 제치고 나란히 1, 2위에 올랐다. 바이오시밀러 제품의 유럽 매출 상승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바이오 기업들의 지속적인 R&D 투자가 매출 증대라는 결실로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물동량 급증으로 업황이 크게 나아진 해운업계도 오랜만에 성과급을 지급했다. HMM은 경영난이 시작된 2010년 이후 처음으로 성과급 100만원을 지급했다.

 

SM상선 역시 2017년 출범 이래 처음으로 기본급의 150%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했다. 지난해 SM상선의 연간 영업이익은 140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속에서도 호황기를 맞은 업종도 있지만, 여전히 악재로 암울한 업종들은 성과급 논의조차 쉽사리 착수하지 못하고 있다앞으로 업종별로 성과급이나 직원 복지 등에서 그 간극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