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베르나르다 알바' 이진경·이상아, "100분이 아깝지 않을 공연"
[인터뷰] '베르나르다 알바' 이진경·이상아, "100분이 아깝지 않을 공연"
  • 조나단 기자
  • 승인 2021.03.0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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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뮤지컬 <베르나르다 알바>가 새로운 제작진, 초연 배우 그리고 새롭게 참여한 배우들과 함께 2년 만에 돌아왔다. 재연 작품의 제작과 홍보를 맡은 ㈜브이 컴퍼니는 지난 7월 공개 오디션을 바탕으로 최종 명단을 확정 짓고 11월 발표했다.

뮤지컬 <베르나르다 알바>는 스페인의 시인이자 극작가인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의 '베르나르다 알바의 집'을 원작으로 마이클 존 라키우사가 대본과 작사, 음악을 맡아 뮤지컬로 재탄생시킨 작품이다. 작품은 남편을 잃고 집안의 권력자가 된 베르나르다 알바와 고압적인 그녀에게 맞서는 다섯 딸들의 이야기다.

작품은 1930년대 스페인 안달루시아 지방의 농가를 배경으로 극 제목과 동명의 인물 베르나르다 알바가 자신의 남편 안토니오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상을 치르고 집에 돌아온 알바는 남편의 8년 상을 치르는 동안 그녀의 다섯 딸들에게 극도로 절제된 삶을 강요하면서 이들이 가지고 있는 욕망과 본능, 질투가 하나둘 터져 나오게 된다.

본지는 뮤지컬 <베르나르다 알바>에서 하녀 역을 맡은 두 배우를 만날 수 있었다. 이들이 말하는 뮤지컬 <베르나르다 알바>는 어떤 작품일까. 해당 인터뷰는 지난 12월 중순 방역 당국의 사회적 거리 두기 조치에 맞춰 공연장 내 일부 장소에서 안전 수칙에 맞춰 마스크를 쓰고 진행했으며, 사진의 경우 야외에서 촬영 당시에만 마스크를 벗고 찍었음을 전한다.

사진 ⓒ 조나단 기자

Q.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이진경 안녕하세요. 저는 이번에 마흔 짤(살)이된 배우 이진경이라고 합니다. 제가 연극을 스물세 살 때 시작했고, 뮤지컬은 그때 잠깐 해봤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작품을 통해서 16년 만에 다시 뮤지컬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때문에 뮤지컬 아기, 뮤린이, 신인 뮤지컬배우라고 소개하고 있는 배우 이진경입니다. 다른 뮤지컬 선배님들에게 누가 되지 않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번 작품같은 경우에는 제가 초연 때 조안무아닌 조안무를 맡았었고, 재연에는 배우로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이상아 안녕하세요 저는 지금 <베르나르다 알바>에서 어린 하녀 역할을 하고 있는 막내, 붉은 사과 이상아라고 합니다.

Q.  작품 돌아온다 했을 때 다들 묻지고 따지지도 않고 하겠다고 들었다

이진경 저는 영주 언니가 전화를 했을 때 사실 이렇게 힘든 역할인 줄 몰랐어요. 공연도 봤었고 연습도 너무 물 흐르듯이 흘러가는 걸 봤었으니까 그렇게 어렵지 않겠구나 하고 하겠다고 이야기를 했었죠. 그리고 때마침 그때 스케줄이 딱 없더라고요. 하필 그때 스케줄이 다 캔슬되거나 밀려서 당연히 하겠다고 이야기를 했었죠. 그런데 계속 '원 캐스트인데 괜찮겠냐'라고 물어보시더라고요. 제가 봐왔던 게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들 너무 잘해서 그렇게 어렵게 느껴지지 않아서 "아, 저 진짜 괜찮아요. 할게요"하고 참여했는데, 이제는 말할 수 있습니다. 안 괜찮았습니다.(웃음) 그런데 사실 정말 힘들고 어려운데, 그만큼 너무 좋았어요. 저 스스로도 제가 추는 춤에 대해서 많이 생각을 해볼 수 있었고, 다른 배우들의 힘과 열정, 에너지를 느끼면서 저 스스로도 되돌아보게 됐던 것 같기도 하고요. 그리고 주변에서 많은 부분들을 체크하고 도와줬던 만큼 해가 되지 않기 위해서 정말 쉬지 않고 연습했던 것 같아요. 

사진 ⓒ 조나단 기자

 

이상아 저도 똑같은 것 같아요. 힘든 건 둘째 치고 그냥 하라는 것은 무조건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작품에 임했거든요. 사실 초연 때는 그래도 어린 하녀가 한 장면을 하고 다음 장면까지 좀 쉬는 장면들이 있어서 그것만 생각을 했었는데, 이번 대본을 받아서 보니까 그런 장면들이 없더라고요. 아니 쉬는 장면들처럼 보이는데 정말 쉬는 게 아니고 무대 뒤를 계속 오가거나 대사 없이 무대 뒤편에 올라와 있어야 했어요. 의상 체인지도 없다고 했었는데 의상 체인지를 할 시간이 없어서 못하는 거였더라고요. 그래서 언니랑 연습을 하면서 "이렇게 많이 나와있어야 하는 극이었어요?" "이렇게 많이 나올 줄 몰랐는데"라는 이야기들을 계속했었죠.(웃음) 그리고 재밌는 게 제가 올해로 스물아홉 살인데 우리 팀에서 제일 막내에요. 오랜만에 막내로 언니들을 모시게 돼서 처음에 걱정을 엄청 많이 했었는데 언니들이 엄청 예뻐해 주셔서 정말 즐겁게 연습을 했었던 것 같아요. 

Q.  첫 리딩 그리고 첫 공연, 다가오는 감정들이 남달랐을 것 같다

이상아 사실 저는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었어요. 무대 위에 올라가서 제가 나가야 할 신들, 챙겨야 할 부분들을 생각하느냐고 어떤 무대의 분위기나 경험, 감정들을 챙길 겨를이 없었죠. 그래서 힘들었던 기억밖에 없습니다.

이진경 사실 다른 배역들은 이번에 더블 캐스팅이라서 서로가 서로를 바라보고 연기에 대한 부분이나 장면들에 대한 코멘트를 서로 해주면서 서사를 만들기도 하고 부족한 부분들을 채워나가는 게 부러웠던 것 같아요. 점점 발전을 해나가는 모습이 보였거든요. 사실 저희는 각자가 원 캐스트라서 연출님이나 안무 선생님이 이야기해 주는 부분들을 제외하고는 못 보는 부분들이 많았었거든요. 그래서 아쉬웠던 부분들이 조금 존재했어요. 그래서 서로가 서로를 바라보면서 많은 코멘트를 남겼던 것 같아요. 그리고 첫 공연 무대에 올랐을 때 느꼈죠.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변하지 않는 부분들이 있구나, 이 작품이 왜 인기가 있는지 알겠다는걸요. 같이 공연을 하는 배우들도 저랑 똑같이 이 작품을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끼지 않았을까 싶어요. 참 행복한 사람들이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진 ⓒ 조나단 기자

Q.  각자 맡은 역할에 대해 소개하자면

이진경 사실 하녀들은 원작에서만큼 많은 서사가 드러나지 않아요.

이상아 그래서 저희들이 서로 대사를 만들어왔던 것 같아요.

이진경 어떤 작품 외적으로 늘리고 싶다기보다는 하녀들의 시선에서 베르나르다 알바의 가족들을 보는 시점이 다르다는 걸 말하고 싶었어요. 하녀들만 보시는 분들은 없겠지만 저희는 무대에 나서는 부분들을 제외하고도 뒤에서나 옆에서, 여러 가지 표현이나 행동, 제스처를 계속하고 있어요. 그리고 여러 문제들을 바라보고 있죠. 어떻게 보면 방관자가 되는 인물들이지 않나 싶어요. 

그리고 제가 맡은 빼빼나 안토니오 같은 경우에는 대사보다 춤으로 표현을 하고 있어서 이걸 어떻게 표현을 해야 되는지에 대한 고민이 좀 있었어요. 그리고 플라멩코를 추는 데 있어서도 하녀로 추는 것과 각 역할로 추는 게 똑같으면 보는 관점에 따라서 똑같이 느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각 역할마다 추는 방식이나 표현을 다르게 하려고 했었어요. 얼굴 표정에서부터 춤의 선이나 호흡 등을 다 다른게 표현하려고 했었고,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정말 삭신이 다 쑤실 만큼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웃음)

이상아 저도 정말 너무 재미있게 하고 있습니다. 언니가 옷 갈아입는 모습을 보면서 옆에서 열심히 응원도 하고 있고요.

이진경 옆에서 항상 웃고 있더라고요.

이상아 봐도 봐도 너무 좋아서요. 너무 좋고 멋있는데 어떻게 하나요?(웃음) 사실 요즘 더 언니가 계속 힘들다고 하셔서 더 눈여겨보고 있어요.

이진경 저희 둘 다 영주 언니한테 속았습니다.(웃음)

Q.  그래도 둘 사이에 케미가 좋은 것 같은데

이진경 좋아야죠. 사실 춤이나 연기는 어렵다기 보다 힘들었고, 노래가 진짜 너무 어려웠어요. 그런데 상아가 노래를 워낙 잘하니까 옆에서 열심히 도와달라고 외쳤죠.

이상아 저는 옆에서 빨리 춤을 알려달라고 닦달했어요. 진짜 언니가 없었으면 어떻게 됐을까요?

사진 ⓒ 조나단 기자

 

사진 ⓒ 조나단 기자
사진 ⓒ 조나단 기자

 

Q.  극 중에서 하녀들은 목격자이면서 방관자처럼 보인다.

이진경 눈알이 빠지도록 하나라도 놓치지 않고 바라보려고 하죠.

이상아 연습을 하면서 정말 많이 느꼈던 것 같아요. 연습을 시작하고 나서 언니가 다른 일정으로 연습실에 늦게 왔을 때가 있었거든요. 그때 조용히 구석에 앉아서 다른 언니들이 연습하는 모습을 열심히 관찰을 하기도 했었어요. 그러다 보니 대사 하나하나, 한마디 한마디가 다 귀에 쏙쏙 박히더라고요. 아찔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마음속으로는 극 속에 인물들에게 저렇게 말하면 안 되는데? 저런 행동하면 맞을 거야라고 외치고 있지만 무대에서는 조용히 지켜만 보고 있죠. 만약 잘못된 행동들이라도 저희가 나서면 저희 문제가 될 거잖아요. 그래서 꾹 참고 바라만 보고 있습니다.

이진경 극을 보면서 우리가 살고 있는 삶을 많이 겹쳐서 보게 되더라고요. 한 가정에 속해있는 저 스스로를 바라봤을 때, 나는 어떤 인물일까에 대한 고민도 하게 됐어요. 나는 방관자가 될까 아니면 누군가에게 명령을 내리는 인물일까라는 생각들이 교차했었고, 스스로 많은 씁쓸함을 느꼈던 것 같아요. 해석은 자유지만 지금 연습을 하고 공연 무대에 올라섰을 때까지 저는 딸들의 자유가 억압되어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딸들의 사지가 사슬에 묶여져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죠. 

이들 또한 무언가를 먹고 싶고, 사람도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을 텐데, 그걸 막았으니 탈이 날 수밖에 없던 거죠. 청춘의 자유가 억압됐을 때 나타나는 증상들을 이 작품 속 딸들이 보여주고 있지 않나 싶어요. 그리고 사실 딸들도 조금씩 느끼고 있지 않을까 싶더라고요. 너도 나랑 똑같이 힘들잖아라는 걸요. 그런데 그들 또한 외면해요. 왜냐 지금 자기 스스로도 힘들거든요. 다들 자기밖에 보지를 못하게 된 거죠. 

어떻게 보면 이 모습이 경주마가 아닐까란 생각도 드네요. 경주마가 앞만 보게 훈련을 받고, 이게 적응이 돼서 앞만 보게 되는 것처럼. 누구 하나 주변을 둘러보거나 도움을 줄 수도 받을 수도 없는 그 삭막함. 그게 끔찍하고 안타까운 것 같아요. 그래서 이 집안에 비밀이 많을 수밖에 없지 않나 싶습니다.

이상아 극에서 보면 다들 자기 이야기만 하는 걸 볼 수 있어요. 불쌍하지만 또 불쌍하지 않달까요. 보면서 아, 또 다른 베르나르다 알바가 탄생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사진 ⓒ 조나단 기자

 

Q.  다섯 딸들 중에서 나중에 제2의 베르나르다 알바가 될 가능성이 높은 딸은 누구일까

이진경 개인적으로 조금씩 다르겠지만 다 가능하지 않을까 싶어요. 초연 때는 '아, 얘가 될 것 같아'라는 느낌이 있었는데, 지금 이 작품을 맡고 연습을 하면서 계속 보다 보니 '쟤는 저 모습이 베르나르다 같네', '쟤는 이 부분이 베르나르다 같아'같은 게 생기더라고요. 사실 제일 마지막에 저희 둘은 뒤를 돌아서있거든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느껴지더라고요. 이들이 너무 똑같이 서는 모습이, 그들의 아우라가 느껴져요. 그래서 더 소름이 돋더라고요. 그 끔찍함을 느껴보셔야 합니다. 약간 사람 같지가 않은 느낌이랄까요. 괴물 같아요. 마치 좀비 같은 느낌의 괴물들이죠. 이들이 어떤 사건을 맞이했을 때 다시 일어나 서는 모습이 참 잔인하고 괴물 같지만 다들 전과 똑같은 경주마가 되어 앞으로 달려나가기만 하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모두가 베르나르다 알바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상아 저도 사실 비슷한 것 같아요. 저는 지금 딸들도 그냥 다 베르나르다 같기는 하거든요. 어떤 느낌이냐면 <킹키부츠>라는 작품에서 엔젤이라는 인물들이 나오는데 이들이 주인공의 내면 속 캐릭터들이거든요. 누군가는 섹시하고, 지적이고, 청순하기도 하죠. 베르나르다 알바의 다섯 딸들도 그런 것 같아요. 베르나르다 알바가 가지고 있는 모습들과 성격의 일부가 담겨있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이들은 누구나 제2의 베르나르다 알마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Q.  그럼 하녀들의 입장에서, 극이 끝나고 난 뒤 '베르나르다 알바의 집'에선 어떤 일들이 일어날까. 

이진경 사실 저는 이들이 반항을 하거나 알바의 품에서 벗어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해요. 만약 벗어난다고 하더라도 금방 죽지 않을까요. 이들은 베르나르다 알바의 품에서 베르나르다가 원하는 삶을 살아가게 되겠죠. 조금씩 자기들도 모르는 순간 베르나르다 알마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이상아 저는 베르나르다 알바가 딸들의 시집 자리를 다시 알아보지 않을까 싶어요. 그리고 남은 딸들의 자유를 더 억압하겠죠. 소름 끼치는 건 베르나르다 알바는 아무렇지 않게 이들을 대할 것이고 이들 또한 아무렇지 않게 평소의 모습을 보일 것 같다는 거죠. 너무 극단적인가요?

Q.  코로나 언제 끝날지 모르겠지만, 끝난다면 이것만은 꼭 해보고 싶다. 가보고 싶다 하는 곳이 있을까

이진경 사실 스페인을 가려고 했었거든요. 그냥 넘어가서 한 삼 개월에서 사 개월 정도 수업을 받고 싶었어요. 지금 작품의 안무를 맡은 선생님이 저보고 스페인으로 가서 한번 배우고 오라고 하셔서 가려고 했었는데 코로나가 터지는 바람에 가지를 못했었거든요. 그래서 기회가 주어진다면 꼭 가보고 싶어요. 딱 한 달만이라도 가서 자유로운 삶을 살고 싶어요. 따스한 햇살에 술도 막 먹고 싶고요. 다른 나라의 사람들과 이야기도 하고 싶고요. 작품 속에서 더 억압받고 있다 보니 더 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웃음)

이상아 저는 진짜 다른 거 다 필요 없고 저희 회식 한 번 했으면 좋겠어요. 여태까지 단 한 번도 못했었거든요. 그냥 연습이 끝나고, 공연이 끝나고 간단하게 맥주라도 한잔했으면 좋겠어요. 정말 1년 넘게 이걸 못할 줄을 몰랐거든요. 사적인 대화를 할 수 있는 시간이나 장소가 없다 보니 코로나가 빠르게 종식되거나 끝난다면 다 같이 모여서 맥주 한 잔 마시고 싶습니다. 

이진경 사실 저는 사람들이 많은 건 별로 안 좋아하거든요. 그런데 1년 넘게 누군가를 만난다거나 할 수가 없다 보니 그때가 좋았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상아 빨간 립스틱을 바르고 밖에 나가서 사람들 많은 장소에서 술 한 잔이 딱 좋을 것 같습니다.

사진 ⓒ 조나단 기자

 

Q.  연습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건 아무래도 플라멩코일까

이진경&이상아  네!

이진경 사실 보는 거랑 다르게 춤이 정말 어려워요. 그런데 상아가 정말 빠르게 따라 하더라고요. 그걸 본 안무 선생님은 또 그거에 맞춰서 새로운 안무를 짜오고 이게 반복되니까 제가 정말 따라가기 힘들었어요. 그냥 눈물이 날 정도였죠.(웃음)

이상아 저는 사실 주변을 볼 수가 없었어요. 안무 선생님이 "이거 이렇게 하는 거야, 해봐!" 하면 그냥 최대한 따라서 했는데, 다음날 또 다른 걸 보여주시면서 하라고 하셔서 했는데 또 되더라고요. 그걸 계속 반복하다 보니 언니가 옆에 와서 "그만해 제발"이라고 말할 정도였어요. 그런데 저는 마음이 급해서 따라가야지라는 생각만 해서 계속 계속 업그레이드됐어요. 정신을 차리고 보니까 빨간 천을 휘두르고 있었죠. 그리고 가장 어려웠던건 박자였어요. 박자가 일반적으로 저희가 추는 춤이랑 달랐거든요. 언니는 그 박자에서 잘 맞춰나가는데 저는 뭔가 멋있게 되지가 않아서 더 열심히 앞만 보고 달리지 않았나...

사진 ⓒ 조나단 기자

 

Q.  체력 관리는 잘 하고 있을까

이상아 요즘에는 진짜 극장에 오기 전까지는 그냥 쓰러져있다가 극장에 와서 하루의 에너지를 다 쏟아붓고 있어요.

이진경 그리고 밥도 엄청 잘 챙겨 먹고 있습니다. 힘들어서 그런지 고열량의 단백질 위주의 식사를 하고 있지만 살이 안 찌더라고요. 그런데 이렇게 안 먹으면 공연을 할 수가 없어서 열심히 챙겨 먹고 있습니다.

이상아 저는 오히려 공연 전에 진짜 잘 먹었거든요. 막 공연 중간에도 간식을 먹다가 나가기도 했었는데 이번 작품은 그럴 수가 없어요. 그래서 살이 빠지더라고요. 

Q.  이 작품을 볼 관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 혹은 어떤 메시지를 얻어 갔으면 좋겠나

이진경 사실 공연을 보는 관점은 사람마다 다 다를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꼴도 보기 싫다고 하실 거고, 또 다른 누군가는 저렇게 살지 말아야 지라며 반성을 하실 거라고 생각해요. 저는 그렇게 말하고 싶어요. 돌아가실 때 나는 그래도 행복하게 살고 있구나라는 걸 생각해 보셨으면 좋겠어요. 내가 살고 있는 삶의 소중함, 행복을 느끼셨으면 합니다. 

이상 관객분들이 공연을 보시는 100분이 아깝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사실 따지고 보면 공연을 보러 오시는 시간과 보고 집까지 가시는 시간을 합치면 더 많은 시간이 되겠지요. 그 시간이 모두 아깝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저희가 열심히 노력했고, 책임감을 느끼고 있어요. 제가 잘해야 하는 건 당연한 거고 제가 말하고 표현하고 노래하는 모든 부분들이 관객분들에게 부족함이 없게 다가가기를 바라고 또 바랍니다. 그리고 저 말고도 이 작품 속 모든 인물과 사건들에서 느끼실 수 있는 부분들을 다 챙겨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진경 그럴 수 있을 거야, 붉은 사과

이상아 진짜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저도 그렇고, 모든 배우들도 마찬가지로요.

사진 ⓒ 조나단 기자

 

Q.  이 작품이 끝났을 때, 나에게 어떤 작품으로 기억될까

이진경 그날이 오기는 할까요.

이상아 첫 공연 날 엄청 힘들었어요. 그런데 언니가 공연이 끝나고 나서 저보고 "상아야, 우리 59회 남았어"라고 이야기하시더라고요. 그때 정말 멀어 보였는데 순식간에 지나가고 있습니다.

이진경 이번 작품은 정말 오래 기억될 것 같아요. 사실 연극을 몇 달을 하기도 하고, 1시간 20분 동안 퇴장 없이 무대 위에 올라가있을 때도 있었고, 많은 공연들을 해왔었거든요. 그런데 그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힘들었던 작업이었고, 작품이었어요. 상아가 29살인데 막내인 만큼 배우들이 모두 나이가 꽤 있음에도 불구하고 누구 하나 작품을 재지 않고 임했거든요. 이런 작품이 얼마나 될까요. 그만큼 가장 위대한 작품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10여 명의 배우가 하나가 되지 않으면 만들 수 없는 작품이고, 1시간 40분이라는 시간을 누구 하나 놓치지 않고 사용하는 작품이기 때문에 많이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이 작품은 배우 이진경으로서, 뮤지컬 어린이로서 크나큰 산을 하나 넘는 거겠지요. 저에게 이런 기회가 왔다는 것에 그리고 제가 그걸 해내고 마무리를 할 수 있다면 정말 저에게 최고의 선물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 인생의 마지막 뮤지컬이 <베르나르다 알바>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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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ia 2021-03-22 10:20:34
좋은 인터뷰 감사합니다. 작품이 보고싶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