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추리소설 ‘천재들의 비극’] 제40화-고스톱에서 선이 이길 확률
[과학추리소설 ‘천재들의 비극’] 제40화-고스톱에서 선이 이길 확률
  • 이상우 추리작가협회 이사장
  • 승인 2021.03.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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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사람이 보내온 답을 본 한수지는 혀를 날름 내밀었다. 
문장만 약간 다를 뿐 모두 정답이었다.
-답, 4가지 색깔.
논문 저자는 1976년 일리노이 대학 아펠 하켄 교수.
 
이것이 수학 문제냐고 한 사람도 있으나 분명히 수학에 관한 문제였다.
문제의 시작은 1852년 런던대학교 구드리(Guthrie) 교수가 지도를 그릴 때 영역을 구분하기 위해 몇 가지 색깔을 써야 하는가 하는 답을 구하다가 4가지라는 공식을 만들었다.
그 뒤 4가지 색으로 부족하니 5가지라야 한다는 수학 이론이 등장하여 120년 동안 논쟁이 벌어졌다.
마침내 1976년 미국 일리노이대학교 아펠 하켄(Appel Haken) 교수가 컴퓨터를 1천 2백 시간동안 작업을 시킨 결과 4가지 색깔이면 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한수지의 출제는 여기에서 답을 구하라는 것이었는데 모두 알고 있었다.
“이번 문제는 너무 쉬웠나 봐요. 그럼 두 번째 문제를 내겠습니다.”
세 남자는 다시 긴장했다. 
-도박에 관한 확률 문제.
파스칼은 주사위 2개를 몇 번 던져야 쌍6이 나온다고 계산했는가?

한수지가 요건 모를 것이다 하는 표정으로 싱긋 웃었다.
다시 5분이 흐르고 세 학생이 답을 쏘았다.

-답. 25
-답. 25
-답, 24

유성우와 권익선은 25를 썼으나 오민준만 24를 썼다.

“음~ 민준 오빠만 틀렸군요. 정답은 25입니다.”
오민준은 얼굴이 하얗게 질릴 정도로 실망했다.
“하지만 민준 오빠, 아직 여덟 문제가 남았으니 너무 실망하지 말아요.”
한수지가 위로를 하자 얼굴이 좀 풀리는 것 같았다.
한수지와 파트너가 되지 못할지 모른다는 것도 분하지만 동급생 끼리 무슨 망신이냐 하는 마음인듯 했다.
17세기 프랑스의 수학자 슈발리에 드 메레는 도박에 관한 확률 이론으로 돈을 많이 땄지만 한 가지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메레(Mere)는 1654년 주사위 게임에서 가장 큰 숫자인 6이 나올 확률은 주사위를 4번 던져야 한번 나온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나 주사위 2개를 가지고 게임을 할 때 둘 다 6, 쌍6이 나올 확률은 얼마인가 하는 것을 계산하지 못해 돈을 잃게 되었다.
그러자 메레는 친구인 파스칼(Pascal)에게 이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부탁했다.
파스칼은 여러 가지 확률 공식을 연구한 끝에 주사위 2개를 가지고 게임할 경우 쌍6이 나올 확률은 25라고 대답했다.

그래서 유성우 2승, 권익선 2승, 오민준 1승 1패가 되었다.

“머리 좀 식히고 합시다.”
권익선이 제의했다.
“위로 공연 같은 것 없어요?”
오민준도 한마디 했다.
“잠깐 우리 영지 노래 한 곡 들읍시다.”
방문을 빼꼼히 열고 오빠들의 심각한 결투를 호기심 가득 찬 얼굴로 구경하고 있던 영지에가 갑자기 타켓이 되었다.
한수지보다 두 살 아래인 한영지는 노래 솜씨가 뛰어났다.
그래서 모임이 있을 때면 의례히 한차례 부르곤 했다.
“영지야, 할 수 없다. 나와.”
정말 할 수 없이 한영지가 나와 노래를 한곡 불렀다.
넬라 판타지아였다.
아름답고 정열적인 목소리였다. 
“영지는 음대에 가야해.”
“세계적인 성악가가 될 거야.”
모두 한마디씩 칭찬을 했다.
“자 그럼 다시 결투를 시작합니다.”
 문제가 계속 제시되었다.

- 고스톱 게임에서 선이 우승할 확률을 계산하라.
- 기원전 6,500년경의 유물인 ‘이상고’(Isango) 뼈에 새겨진 숫자 4를 기록하라.
- 김홍도의 그림 ‘씨름’에서 마방도를 설명하라.
-....

이외에도 기상천외한 문제가 나왔다.
모두 해답을 잘 보내 주었다.
두 시간에 걸쳐 피나는 대결을 한 결투가 끝났다.
“그럼 성적을 발표 하겠습니다.”
한수지가 핸드폰을 들여다보았다.
모두 대강 결과를 알고는 있었지만 그래도 긴장하는 눈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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