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스웨그에이지' 박정혁·문은수, "욕심? 누구보다 잘하고 싶어"
[인터뷰] '스웨그에이지' 박정혁·문은수, "욕심? 누구보다 잘하고 싶어"
  • 조나단 기자
  • 승인 2021.02.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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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상블에서부터 주연까지, 운이 아닌 실력으로 증명하겠다는 뮤지컬 배우 박정혁
아역 배우에서 성인 배우로, 노래와 연기 어느것도 놓치고 싶지 않다는 배우 문은수

2019년 초연과 지난해 재연 이후 관객들의 열렬한 호응에 힘입어 뮤지컬 <스웨그 에이지: 외쳐, 조선!>이 돌아왔다. 초연과 재연의 공연기간 보다는 다소 짧은 기간이지만 신예 배우들이 함께해 눈길을 끌고 있다. 

뮤지컬 <스웨그 에이지: 외쳐, 조선!>는 시조가 국가 이념인 가상의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자유와 행복할 권리를 위해 당당하게 자신들의 이야기를 외치는 백성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삼연엔 뮤지컬 배우 박정혁과 문은수가 새로운 단과 진 역할로 캐스팅됐다. 초연과 재연부터 무대를 이끌었던 양희준과 김수하는 삼연에도 이름을 올리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본지는 이번 작품을 통해 성장하고 있다고 말하던 배우 박정혁 그리고 문은수와의 인터뷰를 할 수 있었다. 이들이 바라보고 있는 뮤지컬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은 어떤 작품일까. 

다음은 배우 박정혁 그리고 문은수와의 인터뷰로 사진 촬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만 마스크를 벗었으며, 전후 진행된 인터뷰는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마스크를 착용하고 진행했음을 밝힌다.

사진 ⓒ 조나단 기자
사진 ⓒ 조나단 기자

 

Q. 반갑다. 우선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문은수 안녕하세요. 저는 이제 스물한 살이 된 배우 문은수입니다.

박정혁 안녕하세요 저는 <스웨그에이지:외쳐,조선!>에서 단 역할을 맡은 스물일곱 살  박정혁이라고 합니다.

Q. 이번 작품은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

문은수 처음에 연락이 왔어요. 그래서 오디션을 보려고 준비를 시작했죠. 그때 다른 작품의 연습을 하고 있어서 사실 정신이 없었어요. 그래도 연락이 왔기 때문에 정말 열심히 준비했거든요. 이 작품이 제 또래 친구들이 너무 좋아하고 저도 좋아했던 작품이었거든요. 그래서 진짜 열심히 준비해서 오디션을 보러 갔었죠. 사실 오디션을 보고 나서도 이게 잘 본 걸까라는 생각을 했었어요. 저 혼자 "아, 좋은 기회였다"라고 스스로 되뇌었던 것 같아요. 기대를 내려놔서 그런가 오히려 마음이 편해지더라고요. 아, 그때 엄마랑 아빠한테 전화해서 기대하지 말라고도 했었거든요. 그런데 잘 봐주셨는지 해보자고 연락이 와서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박정혁 이번 작품은 사실 단 역할이 아니라 앙상블로 참여했었거든요. 군대를 전역하고 지방 공연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서울 공연이 잡히게 됐고 정말 기적이 일어나서 이번 작품의 단 역할까지 올라오게 됐습니다. 정말 기적이 일어났다고 밖에 말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사진 ⓒ 조나단 기자
사진 ⓒ 조나단 기자

 

Q. 부담감은 없었나

문은수 제가 인생을 많이 살지는 않았지만 공연은 11살 때부터 시작했었거든요. 사실 처음에는 기억이 많이 나지는 않지만 떨림과 긴장감만 약간 있었는데, 이번에는 정말 역대급으로 많이 긴장했었던 것 같아요. 첫 공연 날 새벽 4시에 잠을 이뤘거든요. 긴장을 많이 했었죠. 진이라는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매력을 잘 보여줄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저를 잠들지 못하게 했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첫 공연의 무대에 올라가고 나서야 이게 뭔가 부담감이 없어지더라고요. 짧지만 그 기간 동안 노력했던 게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그렇게 첫 공연을 끝내고 나서 점점 부담감에 대한 생각 자체가 살아졌어요. 

박정혁 사실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앙상블로서 작품을 준비했던 것과 배역을 맡아서, 그것도 주인공으로 무대에 오르는 게 다르더라고요. 그래서 걱정이 많았어요.  첫 쇼케이스 때 스태프로 참여하고, 이후 초연 때는 소속사 배우로서 공연을 봤었거든요. 그리고 군대에 있을 때 말년 휴가를 나가서 재연 공연을 관람했어요. 이번 공연 전까지 앙상블로 참여해서 열심히 해겠다는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제가 이 무대에 주인공으로, 신인 배우가 단 역을 맡았다는 게 놀랍더라고요. 그래서 잘 해야 한다는 부담감과 압박이 저 스스로에게 불안감으로 족쇄를 채운듯한 느낌을 받았어요. 그래서 나, 박정혁이라는 사람을 어떻게 보여줘야 할까라는 걱정이 가득했었어요.

Q. 그런데 그런 걱정과는 다르게 많은 관객 및 평단에서 '기대된다'라는 평을 많이 남겼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부담감이 많이 해소됐을 것 같은데

박정혁 사실 공연 후기를 많이 보지는 않거든요. 그런데 좋은 평을 남겨주시는 것 같아서 정말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마지막 공연을 하는 날까지 계속 노력해서 더 발전시키고 싶습니다. 더 발전된 모습이 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Q. 첫 리딩은

문은수 제가 악보를 보는 게 빠른 편이 아니라서 첫 리딩을 나가기 전날 정말 잠 안 자고 밤새 봤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다 숙지를 하고 리딩에 참석했죠. 엄청 긴장하고 있었는데 감독님들이나 다른 배우님들이 다 너무 거리낌 없이 받아주셔서 정말 즐겁게 임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 뒤로도 많이 가르쳐주셨어요.

박정혁 저는 이제 형이나 누나들이 지겨워할 정도죠. 대부분 얼굴을 아는 편이기도 한데, 제가 정말 공연을 하루 앞둔 날 빼고는 다 모니터를 하거든요. 그래서 어느 날엔 "왜 왔니?"라고 감독님이 물으셔서 "아, 오늘은 작품상 받은 작품 한 번 감상하러 왔습니다"라고 답하기도 했고, "아, 오늘은 안무감독상 받은 작품을 보러 왔습니다"라고 말하기도 했죠. 소재가 떨어질 때까지 정말 쉬지 않고 공연을 보고 모니터링을 하고, 저와 같은 역을 맡은 희준 배우님과 호원 배우님의 무대를 보면서 제가 갖지 못한 부분들을 찾고 있어요. 저 정말 이 작품이 좋습니다! 다들 그냥 집에서 쉬라고 하는 데 저는 개인적으로 봐도 봐도 재밌더라고요. 누군가는 '체력 관리를 해라' '그만 쉬어라'라고 하는 데 저는 이렇게 공연장을 찾고 모니터를 하는 게 쉬는 거처럼 느껴져요. 회차가 많이 들어가지도 않아서 충분히 가능하지 않나 싶습니다.(웃음) 사실 그래서 감을 잃지 않으려고 공연을 더 찾아보는 것 같기도 해요. 그 공백이 느껴지지 않았으면 했거든요. 형들의 공연을 보면서 저도 스스로 리마인드하고 저만의 단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사진 ⓒ 조나단 기자
사진 ⓒ 조나단 기자

 

Q. 이건 좀 어려웠다, 힘들었다 했던 부분이 있다면? 

박정혁 사실 제가 처음 단이라는 인물을 연기했을 때 여성스러운 부분들이 계속해서 나오더라고요. 제 습관적인 부분인데 뭔가 눈을 내려본다던가 옆에서 숨어서 본다던가, 어떤 리액션을 하는데 있어서도 극이랑 조금 동떨어진 액션들을 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단에게 필요 없는 나를 깎아내려 가는데 집중했었던 것 같아요. 이게 가장 어려웠고 힘들지 않았나 싶습니다.

문은수 저도 약간 비슷한 것 같아요. 극 중 진이라는 캐릭터가 골빈당의 브레인이거든요. 엄청 똑똑하고 똑 부러진 성격에 리더십도 있는 인물이죠. 강인하고 단단해야 되는데 제가 처음 진을 연기할 때 그런 부분들보다 뭔가 그냥 아기 같은, 챙겨줘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는 코멘트를 받았어요. 제가 봐도 그런 모습들이 잘 안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정말 강인한 인물을 그려내기 위해서 많은 영화나 드라마를 찾아봤었던 것 같아요. 주체적인 인물을 그려내려고 했었죠. 그래서 매 연습마다 긴장을 많이 했었던 것 같아요. 그렇게 공부하고 연습하고, 물어나가면서 진이라는 캐릭터를 만들게 됐던 것 같아요.

Q. 서로가 서로를 바라본다면 어떤 이미지인가

박정혁 제가 봤을 때 은수는 진짜 어린 막냇동생 같은 느낌이에요. 자신의 고민이나 걱정을 주변 사람들에 물을 수 있는 용기도 있죠. 아, 다는 아니라고요? 네, 그래서 저는 은수가 가지고 있는 고민을 알 수 있었고 그래서 챙겨줄 수 있는 부분들을 챙겨 줄 수 있었죠. 

문은수 일단 연습실에서 가장 많이 마주쳤어요. 같이 연습을 하는 전우이기 때문에 많이 의지를 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서로 의지를 한 만큼 도와주려고 노력하지 않았나...(웃음)

박정혁 사실 서로 막 쉽게 마음의 문을 여는 스타일은 아닌데 생각보다 잘 맞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서로의 문제나 좋은 점들을 지적하고 받아들이고 고쳐나가지 않았나 싶어요. 그리고 사실 저희가 초반에 연습을 시작했을 때 공연이 얼마 남지 않아서 영상을 보면서 장면을 익혔었거든요. 그러다 보니 저희가 서로 소통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었어요. 그래서 둘이서 많이 연습을 했었고 다른 배우 형, 누나들도 정말 많이 도와주셨어요. 희준 형은 제가 연습하는 걸 보고 노트에 하나하나 다 체크를 해서 넘겨줬을 만큼 정말 많은 도움을 줬었죠. 

문은수 저도 정말 대본을 쉴 틈 없이 읽고 또 읽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수하 언니가 많이 봐줬었죠. 제가 찾아나아가야 할 길들에 대해서 많이 조언을 해주셨었어요. 제가 연습을 하고 있으면 직접 와서 부족했던 부분, 놓치고 있는 부분들을 집어주셨었죠. 정말 너무 감동을 받아서 정말 최선을 다하고 있지 않나 싶어요. 물론 모든 공연에서 다 최선을 다하지만요. 

사진 ⓒ 조나단 기자
사진 ⓒ 조나단 기자

 

Q. 인생에서 좌절을 경험했던 적이 있을까, 있다면 나를 다시 일으켰던 게 뭐였는지도 궁금하다

문은수 전 아역 배역으로 데뷔를 했었거든요. 아역에서 청소년, 그리고 성인 배우로서 무대에 오르기까지 정말 많은 고민이 들었던 것 같아요. 뮤지컬이라는 게 너무 좋아서 시작을 했는데 하면서 내가 이걸 계속해야 될까라는 고민이 있었거든요. 사실 이런 말 하기엔 뭐 하지만 커가면서 더 많은 경험을 해봐야 하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이걸 내가 계속 해나갈 수가 있을까라는 고민을 많은 선배님들 선생님들에게 조언을 구했죠. 선생님들의 많은 조언들을 듣고 그걸 저 스스로 체화시키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던 것 같아요. 마지막에 들었던 생각은 결국 내가 좋아하는 일이니까 끝까지는 가보자는 거였죠. 

박정혁 저는 사실 노래가 좋아서 노래를 하기 시작했는데, 변성기가 거의 3년 이상 가더라고요. 그 과정에서 제 목도 많이 망가졌었어요. 특히 고등학교 3학년 때 입시를 해야 되는데 목소리가 안 나올 정도였죠. 병원에 가보니 이 성대로 노래를 할 수 없을 거라고 하더라고요. 그래도 할 거면 판소리를 해야 될 거라는 이야기를 들었죠. 정말 힘들었어요. 저에게 있어서 가장 큰 탤런트를 잃어버리게 된다는 거였으니까요. 최후의 최후까지 보류를 하다가 입시가 다가와서 목을 풀어주는 그런 약을 성대에 맞고 입시를 다녔죠. 그리고 대학교 수시 시험에 붙자마자 성대 수술을 했어요. 문제는 수술만 하면 괜찮아질 줄 알았는데 수술 중에 근육을 건드려서인지 원래처럼 목소리가 안 나오더라고요. 노래를 부르려고 수술까지 했는데, 정작 하고 나서 나아진 부분이 없다 보니 음이탈이 계속 나고 정말 모든 걸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좌절을 했었던 것 같아요. 이럴 거면 차라리 목에 주사라도 맞으면 내 목소리를 낼 수 있었을 텐데, 수술을 왜 했을까라는 생각도 했었죠. 그런데 정말 다행인 게 그런 저에게 주변에 많은 교수님들과 선생님들이 붙잡아주셨어요. 그렇게 포기하지 않고 트레이닝을 해서 수술하기 전보다 더 건강한 목소리를 찾을 수 있게 됐습니다. 정말 좌성에 좌절을 거듭했던 저를 잡아주셨던 모든 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진 ⓒ 조나단 기자
사진 ⓒ 조나단 기자

 

Q. 관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을까

박정혁 마스크를 쓰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작품만이 줄 수 있는 흥이 있습니다. 힘든 시기 힘겹게 공연을 보러 와주신 만큼 후회하지 않을 공연을 만들고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여러분이 주시는 응원과 눈빛만으로도 저를 비롯하여 무대에 오르는 수많은 배우들과 창작진들 이 힘을 얻고, 에너지를 충전해 나가고 있다는걸 말씀드리고 싶어요. 코로나가 빨리 없어져 모두가 다시 마스크를 벗고 공연하고 공연을 볼 수 있는 날을 기원합니다. 

문은수 저도 같은 것 같아요. 정말 우리 작품이 배우와 관객들의 선을 넘어서 웃고 떠들고, 춤추고 소리칠 수 있는 공연이었잖아요. 그런데 코로나로 인해서 이런 부분들을 다 못하게 됐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관객분들이 더 강렬한 눈빛으로 저희를 바라봐 주세요. 정말 많은 힘이 됩니다. 정말 정말 감사하고 많이 보러 와주셔서 행복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마지막 공연까지 정말 최선을 다해 공연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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