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인사이드윌리엄' 한재아, "전형적인 줄리엣 틀 깼어요"
[인터뷰] '인사이드윌리엄' 한재아, "전형적인 줄리엣 틀 깼어요"
  • 조나단 기자
  • 승인 2021.02.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창작뮤지컬 매력 느껴, 많은 작품 만나고 싶어"
배우로서 성장 중인 한재아와 연극열전의 도전 창작극 '인사이드 윌리엄'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작품될 것"

㈜연극열전의 첫 창작 뮤지컬 <인사이드 윌리엄>이 오는 3월 2일 대학로 아트원씨어터에서 공연될 예정이다. <인사이드 윌리엄>은 지난 2020년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신작 창작뮤지컬 부문에 선정된 작품이다. 

이번 작품은 2004년 단일 프로젝트 <연극열전>을 시작으로 2020년 <연극열전8>까지 시대를 관통하는 주제 의식이 담긴 다양한 연극 신작의 개발 및 레퍼토리 구축에 힘써 온 연극열전의 새로운 도전이다. 2018년부터 개발을 시작, 2019년 유료회원을 대상으로 진행 된 자체 리딩공연을 통해 수정보완 과정을 거쳤고, 2020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주최하는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신작 창작뮤지컬 부문에 선정되어 관객과 만나게 됐다. 

뮤지컬 <인사이드 윌리엄>은 ‘어쩌면, 셰익스피어 명작 탄생 비화?’라는 신선한 발상을 유쾌하게 풀어냈다. 작품은 ‘명작, 이대로만 따라 하면 쓸 수 있다’라는 작법서에 맞춰 집필 되고 있던 셰익피어의 <햄릿>, <로미오와 줄리엣>의 대본 속 캐릭터들이 원고 밖으로 빠져 나온다는 재치 있는 상상력에서 시작된다. 평론가와 관객 모두에게 인정받는 해피엔딩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셰익스피어’와 작가보다 더 강력한 의지로 자신들의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캐릭터’들의 만남을 통해, 잃어버린 자신의 조각을 찾아가는 모두의 여정을 따뜻하고 유쾌하게 담아냈다.

사회가 정한 ‘인생 성공 가이드’를 따라야 한다는 압박 속에서 살고 있는 현대인의 현실을 비유적으로 담아낸 뮤지컬 <인사이드 윌리엄>은 명작의 주인공 대신 아무도 읽지 않는 평범한 ‘내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남는 줄리엣과 햄릿, 자신의 욕망을 당당히 드러내고 좇아가는 로미오, 그리고 그들과의 만남으로 세상이 원하는 결말 대신 ‘내’가 원하는 결말을 찾아가는 셰익스피어를 통해 ‘특별하지 않아도 충분히 가치 있는 삶’의 의미를 전한다. 

본지는 이번 작품에서 줄리엣 역을 맡은 한재아 배우를 만날 수 있었고, 그를 통해 이번 작품에 참여한 소감을 비롯해 맡은 캐릭터 '줄리엣'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그가 그리고 있는 줄리엣은 어떤 인물일까. 지난해 뮤지컬 <그리스>의 샌디, <어쩌면 해피엔딩>에서 클레어를 열연한 신예 한재아가 이번 작품을 통해 어떤 성장을 할지 기대된다. 

한편, 다음은 그와의 인터뷰로 사진 촬영을 제외한 모든 장소에서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마스크를 쓰고 진행했음을 미리 밝힌다. 

사진 ⓒ 조나단 기자
사진 ⓒ 조나단 기자

 

 

Q.  반갑다. 본지와 첫 인터뷰다.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한재아 안녕하세요. 저는 28살, 배우 한재아라고 합니다. 

Q.  이번 작품은 어떻게 참여하게 됐을까

한재아 처음으로 작품을 할 수 있겠냐는 연락을 받았어요. 정말 정말 감사하게도 연락을 해주셔서 작품에 참여할 수 있게 됐죠. 대본도 너무 좋고, 노래도 너무 좋은 작품이라서 좋았습니다. 진짜 재밌고 즐거운 마음으로 연습하고 있고 관객분들도 즐기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사진 ⓒ 조나단 기자

 

Q.  어떤 작품일까. 

한재아 간단하게 이야기를 하자면 셰익스피어가 로미오와 줄리엣, 햄릿 등의 작품들을 집필하고 나서의 이야기가 시작 부분이거든요. 그런 작품들이 있는데 어느 날 창문이 열러 바람에 대본들이 섞이게 돼요. 햄릿과 줄리엣의 대본들이 서로 엉켜버리게 된 거죠. 그 대본들을 다시 정리하는 과정에서 어떠한 공간에 있는 로미오와 햄릿, 줄리엣이 나오게 되고 서로가 어떤 캐릭터로서의 삶을 살아가는 게 아니라 자기 본인의 삶을 살기 위해서 고군분투하는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Q.  원작이 가지고 있는 힘이 대단한 두 작품인데, 어떻게 이번 작품에서 원작과는 다른 매력을 찾을 수 있을까

한재아 전형적인 줄리엣의 모습도 있겠지만, 줄리엣이 아닌 진짜 나라는 사람의 삶을 찾아나가려는 모습도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어떤 상황이나 사실에 대해서 각 인물들이 그 상황을 인지하게 되는 순간 변화가 시작되죠. 여러 관전 포인트들이 있어서 보면서 찾아나가는 재미도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웃음)

Q.  첫 리딩 시작했을 때 소감은

한재아 사실 매번 첫 리딩은 어렵고 무섭고 떨려요. 약간 뭔가 이렇게 해야지라고 생각하고 가더라도 매번 새로운 상황들이 생기더라고요. 그런데 저희 첫 리딩 때는 호중 배우님이 너무 재밌고 유쾌하게 풀어주셔서 엄청 즐거웠던 기억이 있어요. 

Q.  로미오와 줄리엣은 영화나 드라마, 소설, 공연 등으로 재창작된 부분들이 많다. 이번 작품에서도 원작의 느낌을 그대로 따라가게 되는 걸까

한재아 작품 속 대본에 충실했던 것 같아요. 대본에서 그리고 있는 캐릭터를 중심으로 생각하고 준비를 했던 것 같고, 그 과정에서 원작에서 파생된 다른 작품들에 대한 관심을 최대한 줄였던 것 같아요.

​사진 ⓒ 조나단 기자

 

Q.  유리아 배우와 같은 역할을 맡았다.

한재아 정말 좋아요. 없으면 안 되는 인물이랄까요. 처음에 유리아 배우님이랑 같은 역할이라고 들었을 때 가슴이 엄청 뛰더라고요. 정말 나이스다고 생각했죠.(웃음) 정말 옆에서 보고만 있어도 배울게 너무나 많아요. 그동안 사실 저는 어느 정도의 틀만 생각했었거든요. 그런데 그 틀이 필요 없다는 걸 언니를 통해서 배우게 됐죠. 사실 언니가 그동안 창작 작품들을 많이 해왔던 만큼 보는 관점이 또 다르시더라고요. 그래서 정말 많은 걸 보고 배울 수 있었어요. 기회가 된다면 저도 진짜 창작극들을 많이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사실 정말 쉽지 않다고 들었고 이번 작품을 하면서도 쉬운 게 없다는 걸 배웠죠. 

Q.  어려웠던 부분들이 더 있었을까

한재아 사실 연습을 하면서 어렵다거나 힘들었던 부분들은 크게 없었던 것 같아요. 일단 연습실 분위기가 엄청 좋거든요. 다른 배우님들이 정말 너무 잘해주세요. 연습을 하면서 '아, 그냥 행복하면 좋은 게 나오는 거구나'라는 생각도 했을 만큼 즐거웠거든요. 그래서 그냥 저에 대한 걱정만 있을 뿐 어렵거나 했던 건 없었습니다.

Q.  긴장감은 안 드나

한재아 사실 무대에 대한 긴장감은 없는 편이에요. 오히려 연습을 할 때가 더 긴장돼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무언가를 한다는 것에 대한 공포감이 약간 있고, 내가 생각한 대로 그림이 안 나오면 어떻게 하나라는 고민들이 있죠. 

Q.  이번 작품에서 두 명의 로미오, 셰익스피어, 햄릿을 만나게 됐다

한재아 정말 다들 너무나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죠. 우선 셰익스피어 역을 맡은 호중 배우님이랑 아영 배우님 두 분이 이번에 젠더 프리로 캐스팅되셨는데 느낌이 같으면서도 달라요. 어떤 장면들에서 한 분은 뭔가 감싸 안아 주면서 절 위로하고, 다른 한 분은 제 상처를 보듬어 주고 치유해 주거든요. 두 분의 해석이 너무나도 달라서 만약에 공연을 보러 오신다고 하면 보는 재미가 남다를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다른 배우님들도 정말 너무 연기도 잘하고 캐릭터들도 남다르거든요. 오히려 제가 이들에게 맞춰주지 못할 수도 있다는 고민만 생겼던 것 같아요. 그런데 이런 걱정이 무색하게 제가 뭔가 막히면 먼저 와서 풀어주셔서 정말 너무 좋은 사람들을 만난 것 같다고 말하고 싶어요. 

​사진 ⓒ 조나단 기자

 

Q.  이번 작품을 준비하며 만들었던 줄리엣이 내 앞에 서있다면 어떤 느낌을 받을 것 같나

한재아 원작의 줄리엣, 그리고 이번 작품에서 제가 만들고 있는 줄리엣이 조금씩 다르지만 같은 부분들도 있거든요. 만약 이 작품 속 줄리엣이 제 앞에 나타난다면 전 이런 말을 하고 싶어요. "네가 하고 싶은 걸 더 해봐"라고요. 사실 저도 어렸을 적부터 집이 엄청 보수적이었거든요. 그리고 뭔가 정해진 목표를 위해서만 달려가야 했어요. 물론 이후에는 제가 하고 싶었던 일을 찾게 되었고, 그 일을 하고 있지만 어렸을 적엔 부모님이 원하는 길을 따라갔었거든요. 그래서 만약 정말로 줄리엣이 저를 찾아온다면, 그리고 그가 제가 말한 걸 실천에 옮길 수 있다면 저는 그렇게 말하지 않을까 싶어요. 사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이런 감정들 때문에 제가 더 집중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제가 말한 그대로를 이 친구도 느끼고 바뀌게 되거든요. 전 개인적으로 줄리엣이 이 작품에서 가장 주도적인 인물로 변해가고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연기를 하면서도 저도 모르게 조금씩 긍정적으로 변해가고 있지 않나 싶어요. 그리고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에 있어서도 과거에는 마음을 쉽게 열지 않았는데, 이 작품을 하면서 먼저 다가가기도 하고 어떤 상황에선 제가 먼저 마음을 열 수 있겠더라고요. 그래서 연습할 때는 뭔가 어려웠지만 하면 할수록 되게 재밌게 임하고 있어요. 공연을 보러 오실 관객분들도 이런 부분들을 생각하시면 새롭게 보이는 게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덧붙여서 개인적으로 학생들이나 가족분들이 많이 공연을 보러 와주셨으면 좋겠어요. 부모님들도 많은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말로 하기에는 그렇게 크게 감응이 오지 않을 수도 있지만 정말 따뜻한 작품이고, 정말 즐겁게 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Q.  앞으로 이 작품, 이 배역을 꼭 해보고 싶다 하는 게 있을까

한재아 사실 개인적으로 배우로서 꼭 해보고 싶은 건 <맨 오브 라만차>였었거든요. 그런데 이건 제가 앙상블로 참여를 해서, 두 번째로 꼽은 건 <지킬앤하이드>요. 이 작품이 우리나라에서 되게 유명하고 알려진 작품이잖아요. 그래서 배우로서 한 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고, 다음으로는 제가 정말 재밌게 봤었던 <번지점프를 하다> <키다리 아저씨> <레드북>이요. 그리고 제가 성악을 전공했으니 기회가 된다면 <팬텀>도 도전을 해보고 싶어요. 너무 전형적인가요?(웃음) 사실 한 작품에서 여러 모습들을 보여주는 캐릭터를 맡아보고 싶기도 해요.

Q.  조만간 연락들이 오지 않을까

한재아 그러면 정말 너무 좋을 것 같아요. 그런데 연락이 올까요?(웃음) 욕심일 수도 있지만 저는 이런 평을 받기 자존심이 상하고 싫거든요. 뭐냐 하면 "아, 얘는 이거 밖에 못하는구나"라는 말이요. 그래서 많은 이미지를 보여줄 수 있고, 이런 캐릭터도 소화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고, 보여주겠다는 욕심이 생기고 있어요. 아직 데뷔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많은 관객분들이 믿고 보실 수 있는 배우가 되기까지 계속해서 노력하겠습니다.

Q.  공연을 보러 올 관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을까

한재아 정말 따뜻한 극이 보고 싶다 하시면 공연장에 와주시길 바랍니다.(웃음) 그런데 사실 뭔가 명확한 메시지를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관객분들은 다 다르게 받아들일거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이것만은 말씀드릴 수 있어요. 정말 처음부터 끝까지 화려하지는 않지만, 너무 가볍지도 않고 무겁지도 않습니다. 그리고 충분히 울림을 줄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많이 와주세요! 마지막으로 음악이 진짜 너무 좋습니다. 눈과 귀가 즐거우실 거라고 믿고 있어요! 

Q.  올해 나만의 목표가 있을까

한재아 사실 연초에 세우는 목표는 다이어트? 정도 있는 것 같아요. 연초가 되면 빼야지라고 생각을 하기는 하는데, 중순이 넘어갈때쯤 잊게되죠. 사실 운동도 걷는거 정도는 좋은데 뭔가 정하고 운동을 하는건 좋지 않아요.(웃음) 그래도 제가 작년부터 필라테스를 시작했는데 올해는 이걸 꾸준히해서 다이어트를 좀 했으면 좋겠어요. 사실 제가 편식도 심하고 튀긴 음식이랑 빵이랑 인스턴트 음식을 너무 좋아해서 조금이라도 건강해졌으면 좋겠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