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추리소설 ‘천재들의 비극’] 제39화 - 수학문제로 다시 결투를
[과학추리소설 ‘천재들의 비극’] 제39화 - 수학문제로 다시 결투를
  • 이상우 추리작가협회 이사장
  • 승인 2021.02.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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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남사친의 두뇌결투는 무승부로 끝나고, 다음 결투는 출제와 심판을 모두 한수지에게 일임하기로 합의 했다.
이번 주제는 수학으로 정하고 오민준도 참여하기로 했다.
지난번의 대결은 영어 단어였지만, 이번은 모두가 전공하고 있는 수학이기 때문에 더욱 흥미로운 대결이 될 것 같았다.
수학은 네 명의 동급생 중 한수지가 가장 우수했다.
경시 대회 때마다 한수지가 수석을 독차지했다.
수학의 공식이나 이론뿐 아니라 수학에 얽힌 에피소드도 많이 알고 있었다.
그래서 TJ에서는 한수지를 ‘수학의 여왕’이라고 불렀다.
한수지는 이틀 동안 아무도 만나지 않았다가 3일째 되는 날 세 사람에게 문자를 보냈다.

-2차 명예 결투 공고
1. 참가자 - 권익선, 오민준, 유성우 (이상 가나다 순)
2. 결투 내용 - 수학 전반
3. 출제 및 심판 - 한수지 
4. 일시 및 장소 - 내일 15시 정각 한수지 집 거실
5. 무기 - 모바일 폰 1개
6. 승자 1명 선발 - 동창회장 파티에 한수지와 동행한다.

문자를 받은 세 사람은 모두 야릇한 긴장감을 느꼈다.
한수지가 수학 실력이 특출하다는 것은 그들도 모두 알고 있었다.

결투의 날 오후 3시.
세 사람이 동시에 한수지의 집에 들어섰다.
“아니, 오늘 무슨 날이니? 너희들 웬 일이냐?”
놀란 것은 한수지 어머니였다.
“어머니, 오늘 결투가 있어요.”
권익선이 웃으면서 답했다.
일행 중 가장 넉살 좋기로 이름난 친구였다.
그는 빨간 셔츠에 흰 바지, 그리고 옛날 서부극에 나오는 것 같은 카우보이모자를 쓰고 있었다.
어떻게 보면 괴상하고 튀는 모양이었다.
유성우는 검정 셔츠에 회색 양복을 입었다.
오민준만 양복에 넥타이까지 맨 정장 차림이었다.
세 친구 가운데서 베스트 드레서를 뽑자면 오민준이었다.
“한수지, 네가 풀지 못하는 문제를 내지는 않겠지?”
권익선은 자신만만했다.
유성우는 하얀 블라우스와 검정 미니스커트를 입은 한수지에게 빙긋 웃음을 지어 보였다.
권익선과 오민준도 설레는 표정이었다.
한수지는 흰 얼굴에 흰 블라우스를 받쳐 입으니 더욱 청초한 한 떨기 꽃처럼 보였다.
유성우는 이번 결투에서 꼭 이겨 한수지의 파트너가 돼야겠다고 다짐하며 입술을 깨물었다.
“자 그럼 모두 편안한 자세로 앉으세요. 내가 저 벽에 빔으로 문제를 쏠 거예요. 답은 모두 모바일로 나한테 보내 주세요.”
“몇 문제를 냅니까?”
오민준이 정중한 말투로 물었다.
일부러 분위기에 맞게 경어를 썼다.
“열 문제를 냅니다. 한 문제당 시간은 5분입니다. 정답이 정확하게 있는 것이니까 채점 시비는 없을 겁니다.”
그 때 어머니가 키위 주스 넉 잔과  크래커를 가지고 왔다.
“뭘 하는지 모르지만 주스 마셔 가면서 해요.”
“어머님 고맙습니다.”
예절 바른 오민준이 일어서서 인사를 했다.
“이번에 오빠들의 명예 결투에 수학을 택한 것은 저대로 이유가 있어서입니다. 수학은 모든 이론의 기초입니다. 또한 모든 사람의 꿈입니다.”
“수학이 모든 사람의 꿈이라고?”
권익선이 피식 웃었다.
“그렇습니다. ‘수학의 악마’라는 저서를 낸 엔첸스 베르거 교수는 수학은 ‘비현실적인 꿈과 추상적인 수학이 교차함으로써 인류의 모든 꿈을 가능하게 한다’고 했습니다. 저는 이 말에 완전 동의합니다.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학문인 수학의 승자는 단연 인생의 승자일 것입니다. 그런 뜻에서 이번 결투의 테마를 수학으로 정한 것입니다.”
한수지의 설명에 모두 긴장 되었다.
“자, 준비 되었습니까?”
“옛.”
모두 핸드폰을 꺼내 들고 빔을 쏘고 있는 벽을 쳐다보았다.

-문제1.
지도를 그릴 때 영역별로 다른 색깔을 쓴다면 몇 가지 색깔이 필요한가? 또 누가 결론을 냈는가?
숫자와 사람 이름을 대시오.

“헉!”
“헐~”
“이것도 수학인가?”
세 남자가 모두 제 각각의 반응을 보였다.
수학의 역사에서 유명한 일화를 묻는 문제였다.
5분이 가까워지자 모두 한수지에게 해답 문자를 보냈다.
“아니, 이럴 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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