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증막터뷰] 뮤지컬 '그럼에도불구하고' 서정·조은서·김경진
[한증막터뷰] 뮤지컬 '그럼에도불구하고' 서정·조은서·김경진
  • 조나단 기자
  • 승인 2021.02.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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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창작집단 DDO(또)의 레퍼토리 첫 번째 창작 뮤지컬 <그럼에도 불구하고>가 지난해 리딩 쇼케이스 이후 6개월 만에 공연 소식을 전했다. 

뮤지컬 <그럼에도 불구하고>는 이화여자대학교 중앙 뮤지컬 동아리 '이뮤'(EMU) 출신 배우들이 모인 창작 집단으로 다수가 이화여대 학부생 및 출신자며 일부 외부 인력이 참여했다. 창작극 <그럼에도 불구하고>는 학교 공연으로 제작된 작품으로 여성 창작집단 DDO(또)는 많은 부분들이 수정·보완해 본 공연에 올리게 됐다. 

이 작품은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 쯤 생각해보는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 '내 생애 최고의 순간, 그때로 돌아가고 싶다'라는 상상을 무대로 옮긴 작품이다. 누구나 꿈꾸는 특별한 순간을 꿈에서 다시 만날 수 있는 마법같은 약이 생긴다면 어떤 선택을 하게될까. 

본지는 본 공연에 앞서 연출진, 작가, 음악감독, 그리고 전 출연진과 짧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고, 본 공연이 시작하기 전까지 작품과 관련된 짧은 이야기와 작품을 임하는 배우들과 연출진의 각오를 들어볼 수 있었다. 

이들이 바라본 뮤지컬 <그럼에도 불구하고>는 어떤 작품일까. 그리고 개막을 앞두고 있는 작품은 어떤 모습으로 관객들과 만나게 될까. 다음은 "매 공연이 힘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공연을 올리고 있다"는 이들과의 릴레이 인터뷰다. 인터뷰는 정부의 사회적 거리 두기와 관련해 일부 공간을 빌려 진행한 인터뷰로 방역수칙을 지켜 진행했음을 미리 밝힌다. 

좌측부터 엑스 역의 김경진, 시에나 역의 조은서, 에델린 역의 서정
좌측부터 엑스 역의 김경진, 시에나 역의 조은서, 에델린 역의 서정

 

Q.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조은서 안녕하세요 저는 시에나 역을 맡은 조은서입니다.

김경진 저는 엑스 역할을 맡은 김경진입니다.

서정 안녕하세요. 배우 서정입니다.

Q. 한 분은 데뷔작이라고 들었다. 이 작품 어떻게 알게 됐고 참여하게 됐을까

김경진 처음 말해보는 건데 좀 오그라들 수 있는데 처음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연을 할 멤버를 찾는다는 공고를 발견하게 됐는데 그때부터 뭔가 느낌이 왔어요. 작품에 대한 매력을 느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오디션을 보게 됐고 참여할 수 있게 됐습니다. 오디션 현장조차도 정말 재밌고 즐겁게 할 수 있었어요. 그리고 본 공연에 들어와서 참여를 하게 되고 보니 공연에 대해 더 큰 매력을 느끼지 않았나 싶어요. 어떻게 보면 데뷔작을 고대하고 있었는데 굉장히 좋은 작품과 연출, 배우들을 만나 수 있었습니다.

조은서 저는 시에나라는 역할에 대해서 추천을 해주셔서 참여할 수 있었어요. 굉장히 매력적인 역할이더라고요. 사실 대본을 읽고 나서는 엑스라는 인물도 저한테 되게 매력적으로 느껴지긴 했지만 시에나 라는 캐릭터가 조금 더 도전해보고 싶은 역할이어서 마음에 듭니다.

Q. 서정 배우님도 맡은 배역에 대해서 소개하자면 

서정 제가 맡은 에델린은 극 중 드리머라는 약을 처음 고안한 사람이고 그로 인해 죽음을 맞이한 인물이거든요. 극 중에서 계속해서 로즈를 과거의 기억 속으로 데리고 가고, 또 어떻게 보면 끌어당기는 인물이기도 합니다. 크게 보자면 저는 과거를 상징하는 인물인 것 같습니다. 

조은서 제가 맡은 인물은 갈등의 인물이라고 생각해요. 어떻게 보면 극 안에서 갈등의 시발점이 되는 인물이거든요. 

김경진 제가 맡은 인물은 사실 현실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인물이에요. 극에서 드리머라는 약이 사람들에게 행복했던 기억을 찾게 해주고, 그 기억을 계속해서 꿀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약이거든요. 엑스는 그 약의 일종의 부작용으로 인해 생겨난 인물이에요. 환각 속 인물이죠. 그래서 대본을 읽으면서 되게 오묘한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Q. 첫 리딩 때 다들 기대감, 설렘과 불안감이 교차했을 것 같은데

서정 저 같은 경우에는 사실 현장의 분위기에 취했다고 해야 할까요. 새롭고 되게 설레더라고요. 초연과 대본이 많이 바뀌긴 했지만 여전히 그 텍스트를 읽어나가는 배우들의 모습에 기분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김경진 저는 사실 낯을 많이 가리거든요. 그래서 처음 리딩 때는 제가 뭘 어떻게 읽었는지 기억이 안 날 정도였습니다.

조은서 저는 처음 리딩을 갔을 때 긴장을 많이 했었어요. 오디션 때 정해진 텍스트만을 가지고 상상해서 연기를 했던 것과 다르게 전체 대본을 읽고 나서 그려지는 캐릭터가 조금 달랐거든요. 해석해 볼 수 있는 면들이 많았었고 그래서 재미와 동시에 약간 더 긴장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작품이 가지고 있는 힘과 노래가 굉장히 좋았어요. 그래서 더 열심히 작품에 임하게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Q. 각 인물을 해석함에 있어서 중점을 두려고 했던 부분이 있을까. 어떤 상황에서도 이 부분만은 흔들리지 않았으면 하는 부분은?

조은서 제가 맡은 인물이 약간의 소시오패스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어요. 대놓고 표현하지는 않지만 이 인물이 가지고 있는 서사를 채우기 위해서 많은 자료들을 찾아봤었던 것 같아요. 너무 강하게 표출하지 않아도 짧은 대사나 행동에서 그런 부분들이 보일 수 있었으면 했거든요.

김경진 저는 계속해서 찾아 나가고 있는 것 같아요. 제가 맡은 역할은 모든 인물들에게 영향을 주고 있거든요. 각 인물들과 연계되는 과정에서 이 인물들이 저를 어떠한 의미로 받아들이는가에 대해서 매번 고민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계속해서 고민하고 캐릭터를 만들어 나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Q. 만약 현실 속에서 드리머가 생긴다면, 영화 <매트릭스>에서처럼 현실로 갈 수 있는 빨간약을 먹고 고통스러울 수도 있는 현실을 마주할지 아니면 파란 약을 먹고 꿈속 세계에 머물고 싶은지

서정 저는 치료의 목적이 아니고 VR 체험이라고 생각한다면 파란 약, 즉 드리머를 복용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마침 오늘 아침에 옛날 꿈을 꿨었거든요. 아주 행복했던 시절이었고 그래서 한 번쯤은 보러 갈 수 있겠다 싶었어요. 

김경진 저는 꿈을 굉장히 자주, 잘 꾸거든요. 굉장히 강렬하게 생각하는 게 있으면 그게 반드시 꿈으로 나오는 편이에요. 드리머가 없어도 굳이 필요성을 느끼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그리고 부작용이 있다는 존재를 알고 있다면 드리머를 선택하지 않을 것 같아요. 

조은서 제가 만약 극 중 인물처럼 누군가를 너무 사랑한다면, 그리고 그가 안타까운 사고로 돌아가셨었다면 찾고 싶은 마음은 있어요. 그런데 계속해서 그 꿈을 꾸려고 하지는 않을 거예요. 왜냐하면 꿈에서 깨고 나왔을 때 현실을 마주할 자신이 없거든요. 그게 저한테 되게 안 좋게 다가올 것 같아서 저는 사용을 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Q. 평소에도 다들 기억을 잘 하는 편일까

서정 저는 엄청 빨리 잊어버려요. 엄청 파란만장한 삶을 살다 보니 안 좋은 기억들을 빨리빨리 잊어야지 하다 보니까 습관화가 된 게 아닐까 싶어요. 그런데 안 좋은 건 나쁜 기억들을 빨리 잊어버리는데 좋은 기억들도 가끔 잊어버린다는 거죠.

조은서 저는 되게 잘 기억했어요. 그런데 너무 세세한 기억들로 인해서 언젠가 되게 상처를 받았던 적들이 있어서, 안 좋은 기억들을 빨리 잊어버리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그런데 뭔가 잊어버리려고 해도 머릿속 한 편에 남겨져있더라고요. 

김경진 저도 비슷한 것 같아요. 그런데 저는 언젠가 어릴 적에 어떤 기억들에 대해서 저 스스로 스트레스를 받고 상처 입혔다는 걸 자각한 뒤로 안 좋은 기억들을 내버리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그런데 부작용으로 다른 일도 잊어버린다는 게 흠이랄까요?

조은서 진짜요?

김경진 네, 친구들이 왜 이렇게 기억을 못 하냐고... 

Q. 마지막으로 공연을 보러 올 관객들에게 우리 공연은 어떤 공연이다 소개해보자면

서정 제 입으로 말하기 뭐 하지만, 종합선물세트라고 말하고 싶습니다.(웃음) 사실 저는 우리 작품 같은 뮤지컬, 연극을 보고 싶었는데 왜 아무도 만들어주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었거든요. 그래서 "그래, 아무도 만들지 않으면 우리가 만들면 되지"하고 시작했던 거거든요. 그래서 우리가 만든 작품에 대한 애정이 깊어요. 관객분들도 평소 이런 작품에 대한 기대감, 갈망이 있으셨다면 우리 작품을 통해 조금이라도 해소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말은 이렇게 했지만 우리 작품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메시지는 힐링, 치유 그리고 사랑이거든요. 어떤 분이시던지 충분히 이해하고 느끼실 수 있으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추운 겨울이 지나가고 있는데 우리 작품을 통해서 잠시나마 따뜻함을 가져가셨으면 좋겠습니다.

김경진 좋은 말씀을 다 해주셔서, 저는 조금만 더 얹을게요.(웃음) 앞에서 말했던 것처럼 좋은 점들이 너무나 많은데 여기에 덧붙여서 음악도 정말 좋거든요. 음악을 감상하려는 마음만 가지고 오셔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공연이라 자신합니다!

조은서 열심히 준비하고 만들고 있는 작품입니다. 열심히 준비한 만큼 잘 보여드리겠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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