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증막터뷰] 뮤지컬 '그럼에도불구하고' 서정·정윤서 작가
[한증막터뷰] 뮤지컬 '그럼에도불구하고' 서정·정윤서 작가
  • 조나단 기자
  • 승인 2021.02.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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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창작집단 DDO(또)의 레퍼토리 첫 번째 창작 뮤지컬 <그럼에도 불구하고>가 지난해 리딩 쇼케이스 이후 6개월 만에 공연 소식을 전했다. 

뮤지컬 <그럼에도 불구하고>는 이화여자대학교 중앙 뮤지컬 동아리 '이뮤'(EMU) 출신 배우들이 모인 창작 집단으로 다수가 이화여대 학부생 및 출신자며 일부 외부 인력이 참여했다. 창작극 <그럼에도 불구하고>는 학교 공연으로 제작된 작품으로 여성 창작집단 DDO(또)는 많은 부분들이 수정·보완해 본 공연에 올리게 됐다. 

이 작품은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 쯤 생각해보는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 '내 생애 최고의 순간, 그때로 돌아가고 싶다'라는 상상을 무대로 옮긴 작품이다. 누구나 꿈꾸는 특별한 순간을 꿈에서 다시 만날 수 있는 마법같은 약이 생긴다면 어떤 선택을 하게될까. 

본지는 본 공연에 앞서 연출진, 작가, 음악감독, 그리고 전 출연진과 짧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고, 본 공연이 시작하기 전까지 작품과 관련된 짧은 이야기와 작품을 임하는 배우들과 연출진의 각오를 들어볼 수 있었다. 

이들이 바라본 뮤지컬 <그럼에도 불구하고>는 어떤 작품일까. 그리고 개막을 앞두고 있는 작품은 어떤 모습으로 관객들과 만나게 될까. 다음은 매 공연이 힘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공연을 올리고 있다는 이들과의 릴레이 인터뷰다. 인터뷰는 정부의 사회적 거리 두기와 관련해 일부 공간을 빌려 진행한 인터뷰로 방역수칙을 지켜 진행했음을 미리 밝힌다. 

 

Q. 자기소개

서정 안녕하세요. 저는 뮤지컬 <그럼에도 불구하고>에서 극작 등등을 맡은 서정입니다.

정윤서  안녕하세요. 저도 뮤지컬 <그럼에도 불구하고>에서 극작을 맡은 정윤서라고 합니다.

Q. 작품의 시작은

서정  사실 이뮤라는 이화여대 뮤지컬 동아리 출신인데, 동아리를 벗어나서 프로극을 지향해보자 해서 시작했어요. 그런 동아리라서 그런지 OB들을 모집하게 됐고, 그중에서 창작진 자원 받아서 하고 이뮤에도 이제 구성이 있어요 기획, 홍보, 스태프 배우진 따로 있어서 그대로 가져와서 적용시켜서 만들게 됐어요.

Q. 리딩 공연으로 처음 봤던 것 같다

서정  저희가 회비를 내서 운영을 하고 있는 집단이라 예산을 가져오기 위해서 여러 가지 방법을 모색하고 있었어요. 그 일환 중 하나로 공모전에 참여하게 됐고, 아주 운 좋게 당선이 됐죠. 지난해 리딩 같은 경우에는 초연에서 받았던 피드백을 토대로 어떻게 하면 더 관객들이 보고 싶어 하는 극이 될까 고민하면서 준비했었어요. 

정윤서  덧붙이자면 리딩 공연은 저희가 부족한 점을 어떻게 해야 보완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각색했던걸 처음 관객분들에게 보여주는 자리였어요. 그리고 많은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고, 관객분들의 관심을 집중시킬 수 있었던 자리가 됐죠.

Q. 어떤 피드백을 받았을까

서정  사실 정말 날것으로 보면 되게 전형적이라는 피드백을 많이 받았어요. 그런데 그걸 여성 배우들이 모여서 만든 작품은 많지 않으니 그런 점에 대해서는 되게 새롭다는 이야기들이 있었죠. 여성 서사극에 대한 관객들의 관심이 있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달을 수 있었어요. 어떤 관점에서 보자면 이런 작품을 기다리고 있던 관객분들이 있다는 걸 알 수 있었기 때문에 모든 피드백을 감사하게 받았습니다.

Q. 힘 있는 여성 서사극이 한두 작품씩 나오고 있는 것 같다

정윤서  사실 저희는 여성 서사극을 만들어야지 하고 시작한 건 아니었어요. 그냥 다 여성이기 때문에 우리가 무대에 오를 수 있는 극을 만든 거였죠. 다들 동아리를 졸업하고 또 모여서 작품을 만들었던 거라서 다들 하고 싶은 걸 하자는 분위기였어요. 그래서 모두의 아이디어가 다 담겨있지 않나 싶어요. 본 공연까지 더 좋은 작품이 될 수 있도록 조금씩 각색을 하고 있습니다. 

서정  우리 모두 자기의 목소리를 낼 수 있고, 그걸 내고 있고. 자기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작품이고 싶었던 것 같아요. 

Q. 이번 작품의 메인타이틀은 뭘까

서정  연출진이 가장 많이 하게 되는 고민인 것 같아요. 무엇을 관객들에게 전해야 할까라는 질문이 나올 때 결국 회복, 치유, 힐링이 나오더라고요.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에서 얻을 수 있는 회복과 치유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사실 사람이 살면서 상처받는 것도 사람한데 받는 거고, 그 상처를 또 보듬어주는 건 또 다른 사람한테 받는 거잖아요. 그걸 말하고 싶었어요. 서로를 위해주고 배려해 줘서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가자?

정윤서  모두 각자 상황이 있고, 상황에 맞게 선택을 하잖아요. 그 선택에 대해서 어떻다고 말하기보다는 우리는 그게 옳다 아니다 말하기보다는 어떤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하던 괜찮다고 말해주고 싶었던 것 같아요. 앞으로 생각할 수 있는 그런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어요. 

Q. 글을 쓸 때 가장 힘들거나 어려웠던 부분은 뭘까

서정  글 쓰는 거겠죠?(웃음)

정윤서  인간으로서의 한계를 느꼈어요. 연출님들과 각색을 계속 해오고 오랫동안 만들었던 극이라 완벽해지고 있지만 많이 변경도 되고 있거든요. 만들어지는 과정이 길어지다보니 첨가가 되거나 삭제되는 부분들이 있어서 저 스스로의 기억력을 꺼내는게 가장 힘들더라고요. 어떤 장면에서 변경이 됐던 부분을 혼자 까먹는다던가. 그런 일들이 있어서 기억하는 게 가장 힘들었던 것 같아요.

서정  아무래도 저도 오랜 기간 동안 준비했던 작품이다 보니까 피드백을 받으면 단순하게 그 장면만 수정되는 게 아니라 그 장면과 연결되는 부분들을 다 체크하고, 맞춰나가야 되니까 한 줄만 바꿔지는 게 아니라서 어려웠던 것 같아요. 그 줄기를 잘 따라가야 하니까, 어디가 문제라고 하면 해결하겠다고 말하고 밤새 고민해서 만들어갔죠. 그 합의점을 찾는 게 힘들었던 것 같아요. 

Q. 이 작품이 관객들에게 어떻게 다가갔으면 좋을까

정윤서  앞서 말했듯이 여성 서사극이라는 관점에서는 관객분들이 새롭고 흥미롭게 다가가실 거라고 생각해요. 저도 여성 관객 중 한 명으로서 공연을 볼 때마다 아쉬움이 남았었거든요. 그런 지점에서 저희 극은 여성 캐릭터들의 서사가 다채롭게 그려졌기 때문에 보는 재미가 있지 않나 싶어요. 그만큼 저희도 부족함 없이 잘 해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고, 잘 해내고 싶어요. 그리고 아까 말했던 힐링, 그리고 그냥 따스한 느낌을 많이 얻어가주셨으면 좋겠어요.

서정  저희도 그냥 사랑 이야기 중에 하나거든요. 모두가 똑같은 사랑을 하고 있지 않듯이 작품 속에서도 다양한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어요. 누군가는 시기와 질투를 또 다른 누군가는 늘 서로를 생각하고 상대방을 보듬어 줄 수 있는 사랑을 하고 있죠. 그런 모든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어요. 그리고 그 안에서 오는 안락함과 따듯함, 포근함 등을 받아 가셨으면 좋겠어요.

Q. 극 중 드리머라는 약이 등장하는데, 가장 행복했던 기억 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면?

정윤서  저는 드리머를 그리고, 쓰고 있으면서 사실 제가 먹으면 언제로 갈까에 대해서는 생각을 안 해봤어요. 

서정  저는 한때 뮤지컬 배우를 그만둬야겠다고 생각을 했을 때가 있었어요. 그래서 그만뒀는데 그래도 지금까지 저를 지지해 주시는 분들이 있었고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말없이 떠나는 건 예의가 아니가 싶어서 친구들이랑 작게 콘서트를 했던 적이 있어요. 친구들끼리 하는 미니 콘서트 겸 저 스스로에게는 약간 은퇴 공연 같은 콘서트였죠. 그런데 정말로 생각지도 못하게 저희끼리 하려고 시작했는데 이걸 준비하고 있다는 걸 주위에서 듣고 동기들이 하나둘씩 연락해서 와서 스태프로 참여해서 도와주더라고요. 그래서 그 콘서트도 무사히 웃으면서 끝낼 수 있었어요. 그때 아 내가 좋은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구나를 느꼈었죠.  그래서 다시 시작했던 것 같아요. 

 

Q. 글은 언제부터 쓰기 시작했나

정윤서  저는 동아리에 들어갔을 때 처음에는 무대 팀에 있었어요. 무대도 만들어보고 조명도 해봤거든요. 그러다가 다른 걸 해보고 싶었어요. 처음엔 글에 도전해볼까 싶었는데 아직은 이르겠다 싶어서 다른 데로 눈을 돌렸어요. 그런데 음악이나 의상을 보니까 제가 패션이나 음악이 크게 다가오지 않더라고요. 혼자 글을 조금씩 쓰고 있다가 언젠가 연출님이 새 작품을 하겠다며 글을 보내주면 극으로 만들어보겠다고 하신 거예요. 그래서 주위 몰래 제 작품을 보냈는데 알고 보니 저만 보냈더라고요. 그렇게 시작하게 됐습니다. 

서정  전 동아리 활동하던 시절에 가족뮤지컬 극단에 있을 때 시작했어요. 그때 대표님이 저보고 글을 하나 써보라고 해서 그냥 써봤었거든요. 그런데 잘 돼서 공연으로 올릴 수 있었고, 지금도 계속 공연이 되고 있어요. 

Q. 작품서 가장 좋아하는 대사는?

서정  저는 작가님이 우리 프로그램에 '약학자의 선서'를 넣어줬는데 그게 정말 멋있어요. 그리고 제가 불러서 더 좋습니다.(웃음)

정윤서 사실 너무 많은데, 그중 몇 개를 꼽자면 "과거와 현재의 무게축이 수평을 이룰 만큼의 시간"이요. 이브라는 캐릭터가 어떻게 희망을 스스로 찾고 앞으로 나아가는 방법이 담겨있는 대사라서 마음에 와닿은 것 같아요.

Q. 가장 좋아하는 장르가 있을까, 써보고 싶은 장르는?

정윤서  저는 추리요. 그런데 쉽지 않을 것 같아요. 그런데 쉽지 않아 보이더라고요. 사실 저는 로맨스는 정말 관심이 없어서 못할 것 같아요. 사실 이 작품도 처음에는 셜록 홈즈를 보고 떠올렸어요. 그래서 학공할때 혹시 폭포를 만들어 줄수 있겠냐, 폭포에서 누굴 떠밀거나 떨리려 내려가는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요청하기도 헀죠.(웃음)

서정 저는 정말 많아요. 저는 여성 뱀파이어물이나 여성을 주인공으로 하는 화랑 이야기도 써보고 싶어요. 그리고 이번 작품에서 이과 탑을 찍었으니까 다음 작품은 문과 탑을 찍어야 하지 않나 싶더라고요. 그래서 문학을 다루는 이야기도 쓰고 싶기는 해요. 그런데 더 많이 공부를 해야 할 수 있지 않나 싶더라고요. 재밌을 것 같아요.

Q. 올해 이것만은 해보고 싶다 하는 게 있을까

정윤서 저는 전체 회식이요. 가능할까요? 고기 먹고 싶습니다. 

서정 건강한 사회가 된다면, 먹을 수 있지 않을까요. 저는 다음 극을 쓰고 싶어요. 이분들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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