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제인' 문진아, "이 시대 살아가는 모든이에게 위로 전하고파"
[인터뷰] '제인' 문진아, "이 시대 살아가는 모든이에게 위로 전하고파"
  • 조나단 기자
  • 승인 2021.01.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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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제인' 서 제인 에어로 분한 배우 문진아
"울림 있는 작품, 고전 문학이 가진 힘이 아닐까 싶어"
"정말 힘든 시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기내 공연 보러오는 관객들이 잠시나마 위로를 받길 바라"

뮤지컬 배우 문진아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2020년에 뮤지컬 <봄을 그대에게> <또 오해영> <풍월주> <머더 발라드> <듀엣> 등으로 꾸준하게 관객들과 소통을 해왔던 그가 2021년 첫 공연으로 연극을 선택했다. 왜일까. 그녀가 선택한 연극 <제인>은 동명의 소설 <제인 에어>를 연극으로 재탄생 시킨 작품으로 공연제작사 엠제이스타피시가 이희준 작가와 김운기 연출과 손잡아 제작했다.

연극 <제인>은  비바람이 불어도 다시 일어서는 여성 '제인'의 삶을 이야기할 예정이다. 문진아 배우는 각박한 환경 속에서도 자신의 인생을 개척해나가는 주체적인 여성 '제인' 역을 맡았다. 그가 어떤 울림을 전해줄지 관심이 집중된다. 

다음은 그와 함께한 인터뷰로 공연과 관련된 내용이 일부 포함되어 있음을 미리 전한다. 인터뷰의 경우 정부의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마스크를 착용한채 진행하였으며, 사진을 촬영할 때만 마스크를 벗고 찍었음을 전한다.

사진 ⓒ 이미지훈스튜디오
사진 ⓒ 이미지훈스튜디오

 

Q. 반갑다. 본지와 첫 인터뷰다. 

문진아  안녕하세요. 연극 <제인>에 캐스팅된 배우 문진아 입니다. 반갑습니다. 

Q. 오랜만에 연극 무대로 돌아왔다. 

문진아  맞아요. 작년에 뮤지컬 작품만 쭉 하다가 이제 연극을 해야겠다고 생각을 했을 때 이 작품에 대해 들을 수 있었고 참여할 수 있었어요. 시기도 맞았고 제가 너무 사랑하고 존경하는 희준 작가님이 제의를 해주셔서 다른거 재고 뭐 그런 거 없이 바로 하겠습니다 했었던 것 같아요.  

Q. 제의가 들어왔던 걸까 

문진아  네, 여자 2인 극인데 괜찮겠냐고 물어보셔서 "네! 지금도 2인 극을 하고 있어요"라고 답했죠. 지금 작품도 대사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지만, 한 번 겪고 나니까 적응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해보겠습니다"라고 바로 답했어요.  

Q. 최근 작품들 보니까 배역에 대한 허물을 벗고 있는 것 같다. 

문진아  정말 감사하게도 좋은 작품들을 계속 만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지금 하고 있는 <듀엣>이라는 작품도 처음엔 2시간이 넘게 긴 호흡을 이어가는 게 쉽지 않았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이 또한 가능해지더라고요. 지금 작품을 연습하면서도 많이 배우고 있어요. 뮤지컬은 여러 가지 볼거리를 노래와 춤으로 전달한다면, 이번 작품은 대사와 연기로 전달해야 하는 거잖아요. 여기에 집중해서 관객들이 극에 잘 들어오실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Q. 원작이 가지고 있는 힘이 남다르다  

문진아  사실 고전 소설을 예전에는 많이 읽지 않았었거든요. 이번에 작품을 하면서 원작 소설을 다시 읽게 됐는데 어렸을 때 이 작품을 읽었더라면 나의 삶에 어떤 영향이 있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던 것 같아요. 그 정도로 파급력이 있는 작품이었죠. 나의 삶에서 어떤 디딤돌이 됐을 것 같았어요. 되게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사진 ⓒ 이미지훈스튜디오
사진 ⓒ 이미지훈스튜디오

 

Q. 시대는 다르지만 지금에 있어서도 많은 울림을 주는 작품이 아닌가 싶다 

문진아  맞아요. 알고 보면 볼수록 그 안에 여러 가지 행동과 의미가 많이 다가왔던 것 같아요. 그게 고전의 매력이 아닌가 싶어요. 나이가 들고, 사회를 경험하고 나서 읽었을 때 내가 경험한 만큼 느낄 수 있는 새로운 정보와 의미로 해석되고 다가온다는걸요.  

Q. 작품 속 시대서는 여성이라는 성별에 차별이 있던 시기였다 

문진아  맞아요. 제인 에어라는 인물은 태풍을 견디고 걸어나가고 있죠. 어떻게 하면 이렇게 다사다난하고 모진 풍파가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걸음 내딛는 모습에 감동을 얻고, 용기를 얻었던 것 같아요. 이 인물을 연기함에 있어서요. 연습을 하면서 정말 이 사람처럼 살아봐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던 것 같기도 하고요. 그래서 매일매일 연습하는 게 힘들면서도 기다려지고, 재밌는 것 같아요. 

Q. 원작 <제인 에어>가 가지고 있는 힘이 대단하다. 연극으로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문진아  연극의 형식은 원작과는 조금 달라요. 제인이 과거에서부터 현재까지 오는 과정을 이야기하고 있거든요. 자신이 겪어온 삶을 이야기하면서 관객들과 감정을 공유하고 소통하려고 해요.  

Q. 제인은 어떤 인물일까 

문진아  어떤 일에서든 의욕적이고, 자신의 삶과 사랑에 있어서 되게 주체적이고 사회적인 여성이죠.  

사진 ⓒ 이미지훈스튜디오
사진 ⓒ 이미지훈스튜디오

 

Q. 그런 제인에게도 사람이라면 가질 수밖에 없는 어떤 공포감이 있을까? 사람이나 형상, 상황, 분위기 등 여러 형태의 공포라는 게 있는데 

문진아  거의 비슷한 것 같은데 사랑을 되게 받고 싶어 하는 인물이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어느 정도 사랑을 받고 싶어 하는 욕구와 사랑을 하고 싶어 하는 욕구가 굉장히 강하죠. 원작에서의 제인 도 똑같이 사랑받고 싶어 하는 모습을 보여요. 나한테 마음을 확실히 열어주는 사람한테 더 많은 사랑을 주려고 하지만, 사랑한다는 표현 자체를 하는 방식은 서툴죠. 극 중에서도 제인은 이런 이야기를 들어요. "너의 사랑은 너무 진지하고, 심각하다"라고 말이죠. 그만큼 표현을 하는 데는 서툰 인물인 것 같아요. 많이 받아보지 못했기 때문에 표현하는 것도 서툴지 않았나 싶습니다.  

Q. 나, 문진아는 어떤가  

문진아  약간 비슷한 구석이 있기는 하죠.(웃음) 뭔가 어떤 사랑에 대한 결핍 같은 게 있어요. 그래서 연기를 하면서도 가끔가다가 튀어나오더라고요. 사랑을 받고 싶어서 애쓰기도 하고 어떤 면에서는 맹목적인 사랑을 건네기도 하죠. 어떤 상황에서 상대방을 챙겨줬을 때 상대방이 그걸 알고 뭔가 표현을 더 해주면 거기에 대해서 더 고마워하고 하는 모습이 실제 저랑 비슷한 부분들인 것 같아요. 그리고 약간 질투심도 있는데 이런 부분도 비슷하고요.(웃음)  

Q. 연습하면서 힘들었던 부분이 있을까 

문진아  최근에 뮤지컬을 많이 하다 보니까 어떤 표현을 할 때 한 넘버 안에서 그걸 다 표현해내잖아요. 집중적으로. 그리고 음악이 저를 도와주는 부분들이 있어서 어떤 상황과 감정을 표현하는 데 있어서 관객들에게 더 간결하고 정확하게 이야기를 할 수 있었거든요. 그런데 연극에선 그 부분들이 다 사라지고 오롯이 저의 독백만으로 관객들에게 이야기를 해야 했어요. 처음 대본을 읽고 나서 혼자 연습을 하는데 정말 긴 독백 속에서 감정이 휘몰아쳐요. 이걸 어떻게 표현해야 하고 이야기를 전달해야 할지에 대해서 고민을 되게 많이 했었던 것 같아요. 그 독백이 가장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놓을 수가 없었어요. 그 독백 자체가 제인이었거든요.  

Q. 그래도 힘든 걸 이겨냈을 때 오는 성취감이 있지 않나 

문진아  맞아요. 맞습니다. 저 스스로도 여러 감정을 얻어 가는 것 같아요. 어느 날은 대사가 저를 위로해 주는 느낌을 받기도 했고요. 그리고 지금 이 시대, 이 시국에 정말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힘들고 지친 그들에게 응원과 위로를 전하고 있는 대사들이 있어서 공연을 관람하러 오시는 관객분들에게 위로와 응원을 전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너무 좋은 시간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연습을 하면서 우연 배우가 제 독백을 보고 그런 이야기를 했어요. "언니, 지금 이 독백을 할 수 있다는 게 정말 너무 대단한 기회다. 그리고 언니도 너무 대단한 사람인 것 같다"라고 말해주더라고요. 그 말이 정말 큰 힘이 됐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래, 내가 잘해볼게. 열심히 해서 보여줄게"라고 답했죠.(웃음) 

사진 ⓒ 이미지훈스튜디오
사진 ⓒ 이미지훈스튜디오

 

Q. 캐릭터를 구성하는 과정에서 중점을 두려 했던 부분이 있을까 

문진아  전 작품을 할 때 딱 대본 안에서 캐릭터를 찾고자 해요. 물론 그 이외에 것도 분명히 중요하고 필요한 부분들이 있겠지만, 일단 텍스트 안에서 그 캐릭터에 대한 설명을 다 해주고 있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래서 내가 하는 말들을 비롯해 상대 방이 나를 표현해 주는 말들을 꼼꼼히 살펴봐요. 그리고 그 안에서 제가 맡은 인물에 대한 캐릭터를 구축하죠. 연습을 하면서 이 부분들을 쌓아 나가고, 털어내면서 한 인물을 만들어가고 있지 않나 싶어요. 

Q. 연습실 분위기가 굉장히 좋다고 들었다. 

문진아  맞아요. 정말 너무 좋아요. 정말 너무 감사한 일이고 재미있는 순간들이 많았어요. 사실 처음에 약간 어색하고 다들 서먹서먹했었거든요. 그런데 어느 순간 다들 정말 풀어졌죠. 연습 중간중간 연출님이 말릴 수 없을 정도로 정신없는 상황들도 있었기도 했어요.  

Q. 같은 배역을 맡은 임찬민 배우는 어떤 느낌일까 

문진아  뭐랄까 그런 속담이 생각나는데 말이죠. 작은 고추가 맵다?(웃음) 처음에는 되게 어리게 봤었거든요. 그런데 생각보다 나이고 있고 어떤 면에서는 말투나 행실에서 저보다 언니인 것처럼 느껴지더라고요. 그래서 가끔 언니라고 부르고 싶기도 해요.(웃음) 그래서 되게 매운 느낌이랄까요. 

Q. 상대 배역을 맡은 이후 배우나 우연 배우는? 

문진아  제가 정말 두 사람을 처음 봤을 때 이렇게 말했어요. "너희 둘은 정말 연예인 같아"라고요.(웃음) 후는 뭔가 정말 요즘 시대에 맞는다고 해야 할까요. 더 각광받고 좋아하는 이미지의 여성상인 것 같고, 되게 동양적인 미인상에 키도 되게 크고 매력적이거든요. 되게 선한 매력을 가지고 있어요. 우연이도 비슷한 매력을 가지고 있는데, 여기에 정말 말과 행동을 일치시키는 행동파랄까요. 언행일치를 확실하게 하는 아이인 것 같아요. 사실 제가 여러 작품을 맡아오면서 약간 분위기를 띄우거나 까불까불하면서 장난을 많이 치는 편인데 이 작품을 맡고 연습을 하면서 오히려 차분해지더라고요. 너무 신기해서 내가 언니라서 그런가 생각도 해봤었는데, 다른 데서도 나는 언니였었더라고요. 그래서 생각해 보니 우연이가 제가 할 역할들을 다 하고 있는 걸 확인할 수 있었죠. 정말 성격이 너무 좋고, 분위기가 다운될라 치면 먼저 일어나서 분위기를 이끌어주고 재미있게 해주거든요. 그냥 보고만 있어도 예쁜 아이랄까요. 원래도 예쁘지만 하는 행동이나 연습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그냥 부잣집 예쁜 딸 같은 느낌을 받아요.(웃음) 되게 매력적인 친구들을 만난 것 같습니다.  

사진 ⓒ 이미지훈스튜디오
사진 ⓒ 이미지훈스튜디오

 

Q. 최근 나에게 가장 와닿은 대사는? 

문진아  "힘들지만 나 자신을 미워하면 안 된다는 걸 아는 것만 해도 나는 꽤 괜찮은 사람이야"라고 나 자신, 스스로를 위로하고 격려하고 응원해 주는 말이 있어요. 다른 사람이 다 나를 떠나고 힘들지만, 그런 나를 일으켜 줄 수 있는 사람은 다른 누군가가 아니라 나 자신이라는 이야기를  해줬을 때 많이 다가오더라고요. 관객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인 것 같아요. 정말 힘들고 지쳐있을 때 자신을 미워하면 안 된다는 걸 아는 것만 해도 당신은 진짜 괜찮은 사람이란 걸 말해주고 싶어요. 괜찮은 사람이라는 말 어감이 되게 좋은 것 같아요. 평상시에도 되게 듣고 싶은 말이라서 이 대사가 되게 와닿았던 것 같아요. 

Q. 작품에 대해 하나도 모르는 상태에서도 확실히 와닿는 것 같다.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말이 아닐까 싶다. 

문진아  확실히 지금의 여러 책들에서도 많은 울림을 전달하고 있지만 고전 문학이 가지고 있는 울림이 있는 것 같아요. 시대를 타지 않는다랄까요. 분명 작품 속 시대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가 다르지만 우리는 이 책을 읽으면서 공감하고, 울고, 웃는 것처럼요.  

Q. 나에게 연극 <제인> 어떤 작품이 될까 

문진아  개인적으로 저는 이번 작품의 대본은 버리지 못할 것 같아요. 모든 작품의 대본이 다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보고 연습하지만 이번 작품은 정말 엄청 너덜너덜해졌거든요. 되게 많은 걸 썼고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죠. 이 대본을 보면서 무수히 많은 리딩을 하면서 많은 눈물을 흘렸어요. 그 모든 게 담겨있는 대본이라서 제 책상 한 편에 고이 모셔두지 않을까 싶어요. 되게 좋은 선생님 같은 작품이 될 것 같습니다. 인생에 대해서 한 번 더 생각해 보고 배우로서도 많은 생각을 가지게 만들었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저 스스로도 여러 잡생각들을 딱 정리해 주었던 부분들이 있기 때문에 배우 문진아를 성장시킨 작품이 아닐까란 생각을 하고 있어요.  

Q. 그럼 공연이 끝나고 나서 짧게나마, 이 작품이 성장의 밑거름이 됐는지 물어보겠다. 

문진아  재미있겠네요! 그런데 그때 가서는 또 다른 생각이 들 것 같아요. 작품을 하면서 경험하고 느끼면서 얻는 부분들도 있거든요. 꼭 물어봐 주세요.(웃음) 

Q. 마지막으로 관객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나 

문진아  개인적으로 연극 <제인>을 많은 분들이 관람을 해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각자가 가지고 있는 힘듦이라는 게 있잖아요. 언젠가 제가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는데 컵홀더에 이런 문구가 써져있더라고요. "수고했어"라고요. 이 한마디. 우리가 살면서 느끼는 어떤 힘듦과 어려움이 있을 텐데 이 작품에서 제가 혹은 다른 배우들이 위로를 받을 수 있는, 가장 듣고 싶어 하는 말을 해줄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어떤 응원의 말일 수도 있고 위로를 해주는 말일 수도 있어요. 저는 그럴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제가 위로를 받았거든요. 그래서 정말 힘든 시기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연을 보러 와주신 분들이 모두 위로를 얻어 가시고, 마음의 평안을 찾아가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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