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영 나선 정의선 회장과 발목 잡는 '리스크'
글로벌 경영 나선 정의선 회장과 발목 잡는 '리스크'
  • 조나단 기자
  • 승인 2021.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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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회장은 올해 취임 100일을 맞이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남다른 경영을 선보였던 정의선 회장은 회장 취임 이후 대규모 투자를 집행하며 그룹의 체질 개선을 비롯해 미래 먹거리 탐색에 나섰다. 특히 미래 성장 동력으로 인공지능(AI)를 비롯해 로보틱스, 도심한공모빌리티(UAM), 차세대 배터리 등을 손꼽았다. 

 

 

 

 올해 정의선 회장은 싱가포르를 첫 해외 순방지로 점찍었다. 싱가포르에 글로벌 혁신센터(HMGICS)를 공사 하고 있으며 해당 공사 현장을 방문하겠다고 밝혔다. 싱가포르 주롱혁신단지에 공사하고 있는 해당 시설은 고객이 직접 체험을 할 수 있는 시설을 비롯해 연구개발 및 업무 공간, UAM 이착륙장, 다차종 소규모 전기차 시범 생산시설 등이 포함되어 있는 결집체다. 

정의선 회장은 첫 해외 순방을 통해 현장을 점거하고 현지 자동차 업계 관계자 및 전문가 등과 글로벌 협업을 논의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외에도 정의선 회장은 회장 취임 이후 신사업에 신규 인사를 대거 등용했다. 지난 연말 인사에서 신규 임원의 30%를 UAM·자율주행·수소연료전지·로보틱스 등 신사업과 연구개발(R&D) 분야에 대거 발탁해 미래 산업에 대한 기틀을 마련했다. 

다만 일각에선 정의선 회장이 앞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으며, 최근 계속해서 발생하는 잡음 또한 빠르게 해결해야 된다는 의견이다. 정의선 회장은 앞서 정몽구 명예회장의 숙원사업이었던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건립은 당초 105층 1개동에서 70층 2개동 또는 50층 3개동으로 설계 변경을 추진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2018년 추진 도중 무산된 지배구조 개편도 문제가 지적되고 있는 상태다.

사진 ⓒ 뉴시스
사진 ⓒ 뉴시스

현대모비스 '800억' 투자한 맵스, 한달만에 '리콜'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성장을 앞두고 있는 현대자동차그룹 자회사 현대모비스(조성환 대표이사 사장)가 800억원을 들여 자체 제작한 시스템이 먹통인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프로그램은 현대모비스가 2년간 제작한 데이터 기반 통합정보시스템으로 올해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현대모비스의 데이터 기반 통합정보시스템 '맵스'(MAPS)는 올해 초부터 운영을 시작했으며,  현대차그룹 차량의 사후서비스(AS)부품 공급 효율성을 향상하기 위해 제작한 시스템이다. 올해 물류센터를 비롯해 국내 3만 5000여개 부품대리점과 정비업소, 해외 200여개의 국가에 1만 6000여개소 등에서 10만여명 이상이 부품을 구매, 물류, 품질 관리 서비스에 돌입한 상태다.

그러나 서비스를 시작한지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인터페이스 속도 지연, 프로그램 오류 등 문제가 연이어 터져 논란이 일었다. 이에 지난 20일 현대모비스는 맵스의 사용 중단을 공지했다. 이에 따르면 "맵스가 오류를 일으켜 다시 이전 시스템인 스마트로 복귀하겠다. 2월 1일부터 기존 시스템으로 복귀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조성환 사장은 빠른 시일내로 맵스 프로그램을 재검토할 예정이며 대내외 신뢰를 조속하게 회복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와 관련해 맵스의 출시가 이른 것이 아이냐는 지적과 800억원을 투자했음에도 불구하고 문제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업계 전문가는 현대모비스는 올해 주요 고객사이자 모회사인 현대차와 기아가 차세대 배터리 기반 전기차 출시와 더불어 전동화 매출 등이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전기차 플랫폼 'e-GMP'의 핵심 부품사인 현대모비스는 미국의 애플과의 협업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최근 주가도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상태다. 

현대모비스의 시가총액은 전년도 동기대비 50% 가까이 증가해 현재 33조 1266억원(코스피 12위)에 달한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고른 실적을 달성했으며 올해 또한 긍정적인 전망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큰 이변이 없다면 올해 좋은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는 업계의 전언이었지만 새해 초부터 발생한 '맵스' 프로그램 문제는 현대모비스로서는 뼈아픈 문제로 다가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 관계자는 "현대모비스 조성환 사장이 이번 문제에 대해서 빠르고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올해 현대모비스는 중대 기로에 놓여있다. 오랜 기간 연구개발과 관련해 경험을 쌓아왔던 만큼 이번 사태를 무난하게 해결하고 시장의 신뢰를 회복 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고 했다.

정의선 회장, 야심작 '제네시스 GV80' 빨간불? 

현대차가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출시한 제네시스 GV80에서 건강에 유해한 톨루엔이 검찰되면서 정의선 회장의 체면을 구겼다. 

제네시스GV80은 정 회장이 2019년 준대형 세단보다 중형과 SUV가 인기인 유럽시장을 겨냥해 내놓은 야심작이다. GV80을 앞세워 올해까지 SUV를 포함해 총 6종의 제네시스 라인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국토교통부는 국내에서 제작·판매된 4개사 7개 차종을 대상으로 진행한 신차 실내공기질을 조사 결과, 현대차의 제네시스 GV80이 톨루엔((Toluene) 권고 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권고기준(1,000㎍/㎥)보다 1.7배 넘게(1,742.1㎍/㎥) 검출됐다.

실내 공기질을 위협하는 유해물질은 폼알데하이드, 톨루엔, 에틸벤젠, 스티렌, 벤젠, 자일렌, 아르롤레인, 아세트알데하이드 등 8개이다. 

현대차의 제네시스GV80에서 발견된 톨루엔은 외부 도장 작업하면서 건조시간 단축을 위해 사용된 도료의 톨루엔 입자가 차실 내로 유입 됐을 것으로 추정한다.

톨루엔은 자동차 내부에 사용된 마감재에서 방출되는 휘발성 유기화합물이다. 톨루올(toluol), 메틸벤젠(Methylbenzene), 페닐메탄(phenylmethane)로 불리는 시너 냄새가 난다.

이번 제네시스GV80에서는 톨루엔이 1,742.1㎍/㎥가 발견됐다. 건강에는 별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새차를 구입했을 때 나는 특유의 냄새와 머리가 아프거나 눈이 따가운 것과 같은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톨루엔이 2000ppm이상일 때는 건강에 치명적일 수 있다. 중추신경계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두통, 우울증, 피로, 균형감각 상실, 일시적 건망증 등을 비롯해 임산부의 경우 태아장애에 대한 위험성이 증가한다고 한다. 

국토부는 ‘신규제작자동차 실내공기질 관리기준’(국토교통부 고시)에 따라 해당 차종의 제작사에 동일한 사항이 재발되지 않도록 시정조치를 권고했다.

차실 내 공기질 오염방지를 위한 작업공정 개선, 오염발생 가능성 및 유의사항 등에 대한 현장 작업자 교육 실시 등이다.

이창기 국토교통부 첨단자동차과장은 “신차의 휘발성 오염물질은 출고 후, 2~3개월이 지나면 대부분 사라진다"면서 "신차 구입 초기에도 국민이 쾌적하고 보다 나은 운전환경에서 차량을 이용할 수 있도록 신차의 실내공기질을 철저하게 관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동차 제작사의 자발적인 이행노력을 지속적으로 촉구하기 위해 실내공기질 권고기준을 초과한 차량에 대한 사후관리 개선방안 등을 포함하여 관련고시를 개정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조사에는 해외에서 제작한 뒤 2~3개월의 운송 기간을 거쳐 국내에 출고되는 수입차는 조사에서 제외됐다. 

정부는 지난 2011년부터 매년 새로 판매되는 새차를 대상으로 폼알데하이드와 톨루엔, 벤젠 등 8개 항목을 조사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한국판 뉴딜 친환경 미래차 현장방문 일환으로 지난해 10월 30일 울산광역시 북구 현대자동차 5공장을 방문,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으로부터 친환경 미래차 관련 설명을 들은 뒤 박수를 보내고 있다.@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한국판 뉴딜 친환경 미래차 현장방문 일환으로 지난해 10월 30일 울산광역시 북구 현대자동차 5공장을 방문,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으로부터 친환경 미래차 관련 설명을 들은 뒤 박수를 보내고 있다.@뉴시스

현대차 '안전불감증' 지적, 중대재해법 '정의선 회장 리스크' 될까

현대자동차그룹(정의선 회장)이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협력업체 직원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현대자동차에서 3일 오후 1시 30분께 울산시 북구에 위치한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조업재개를 앞두고 청소 작업을 하던 협력업체 직원 김 모 씨(53)가 기계에 끼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김씨는 공장 내 철근 원재료인 철스크랩을 처리하는 프레스기계를 청소하다 몸이 끼면서 가슴을 크게 다쳐 병원으로 이송되던 중 사망했다.

이날 현대차는 신정 연휴를 끝내고 4일부터 조업을 재개하기 위해 장비 등의 유지보수를 담당하던 하청업체에 작업장 청소 작업을 지시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사고를 일으킨 기계는 차량 원자재인 철스크랩(고철)을 압축하는 장비이다. 김씨는 청소작업 도중 무인공정으로 작동하던 장비에 가슴을 눌린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에 있던 협력업체 조장과 회사 쪽이 김씨를 발견해 곧바로 울산대병원으로 이송했다. 하지만, 김씨는 사고 40여분 뒤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가 난 작업장의 출입문은 잠금장치가 있어 정상적으로 잠금을 해제하고 출입문으로 들어가면 센서가 작동해 설비가 멈추는 안전장치도 설치돼 있다.

하지만 사고 당시 출입문이 그대로 잠겨진 것으로 미뤄 작업자가 편의상 안정규정에 어긋난 방법으로 작업장에 들어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경찰은 공장 관계자와 동료 직원들을 상대로 사고 직원의 공장출입과 작업과정 등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앞서 현대차 울산공장에서는 2016년 프레스 작업을 하던 노동자 김아무개씨가 중장비에 끼여 숨지는 등의 사고가 빚어진 적이 있다.

노동계는 이번 현대차 사망사고는 인재라는 점을 강조한다. 재발 방지를 위해 중대재해법에 따라 정의선 회장을 비롯한 책임자가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동자 A씨는 "중대재해기업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 산업재해로 매년 2400명이 희생된다. 악순환을 이제 끝내야 한다. CEO 등 책임자 처벌이 이루어지지 않는 한 악순환은 계속될 것이다. 현대차 노동자 사망에 대한 책임을 CEO에게도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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