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종결권 거머쥔 경찰, 한샘 비자금·부정 청탁 첫 타깃 수사
수사종결권 거머쥔 경찰, 한샘 비자금·부정 청탁 첫 타깃 수사
  • 강영훈
  • 승인 2021.01.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찰, 불법 비자금·부정청탁 본격 수사...언론사, 기자, 경찰, 공무원에 전방위 로비
내부제보자 제보가 단초...여직원 성폭행, 대리점 갑질 논란 잊혀지자 마자 비자금 수사
한샘 강승수 회장
한샘 강승수 회장

경찰의 날선 칼날이 국내 가구업체 1위인 한샘(강승수 회장)을 향했다. 한샘은 불법 비자금 조성과 부정청탁 의혹을 받고 있다.

7일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서울 상암동에 위치한 한샘 본사 21층 대외협력실, 예산담당 부서, 서버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경찰은 광고비 집행 문건을 비롯해 언론인, 공직자 등을 대상으로 부정청탁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관련 문건, 전산 자료 등을 확보했다.

한샘은 2018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페이퍼컴퍼니’로 의심되는 4개 광고대행사에 44억원이 넘는 돈을 각종 대금 명목으로 지급했다. 이 중 일부를 비자금으로 빼돌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광고대행사 중 일부는 한샘 상무과 팀장이 전현직 사내이사로 등재돼 있다. 법인 주소지와 영업지가 일치하지 않는 등 실체가 불분명한 회사로 확인됐다. 이 유령회사들과 맺은 계약서에 회장의 서명이 들어가 있다. 이 점에서 경찰은 회사의 윗선이 개입했을 것이라고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한샘은 자사에 불리한 기사를 막기 위해 언론사 임원과 기자, 경찰을 비롯한 공직자 70여명과 유착 관계를 맺고 최대 수천만원 상당의 가구와 인테리어 할인 혜택을 제공했다는 부정 청탁 의혹을 받고 있다.

한샘의 임원이면서 광고대행사 사내이사인 이모 상무는 회장님의 재가를 언급했다.

이모 상무는 "(광고대행사 계약은)회장님이 승인했던 거고, 그래서 저는 그냥 간편하게 생각했던 것"이라며 "제가 진짜로 (광고대행사에)관여를 안했다"고 말했다.

한샘은 지난해 4월부터 코로나 여파로 대대적인 비용절감, 비상경영에 들어갔다. 하지만 광고대행사에 들어간 협찬지원금을 오히려 늘었다.

한샘은 지난해 10월말 비자금조성과 부정청탁 의혹이 불거진 뒤 "회사 차원의 비자금 조성은 사실이 아니다. 직원, 개인 차원의 비리가 있는지 면밀히 조사중"이라며 회사 최고위층 개입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한샘은 조창걸 명예회장이 1973년 창업했다.  부엌가구와 인테리어 전문 제조ㆍ유통 기업이다.  조창걸(15.45%), 최양하(2.89%), 강승수(0.65%), 이영식(0.25%), 안흥국(0.09%),최철진(0.02%), 오상우(0.01%), 황인철(0.01%), 윤신현(0.28%), 이창욱(0.00%), 노정현(0.00%),김용하(0.01%),김덕신(0.00%),조창식(0.07%), 조은영(1.32%), 박정복(0.91%), 김미례(0.06%), 천정렬(0.00%), 조원준(0.52%), 한셈넥서스(0.52%), 한샘드뷰연구재단(5.52%), 한셈INC(0.74%)등이다.

조창걸 명예회장(15.45%)이 최대주주이다.  73년 창업한 뒤 1994년 이후 경영일선에 물러난 뒤 소유ㆍ경영 분리를 통해 경영하고 있다.  2019년 한샘을 떠난 최양하 전 회장은 1994년 대표에 취임해 28년째 한샘을 이끌었다. 2019년 대한항공 법무팀 출신의 강승수 대표이사 겸 회장에게 경영바톤이 넘어왔다. 강 회장의 임기는 22년 3월 22일까지이다. 

한샘은 여직원 성폭행 사건과 대리점 갑질로 논란이 됐다. 2017년 한샘 한 여직원이 동료 직원에게 성폭행을 당했고, 회사가 성추문을 덮으려고 회유, 협박했다고 주장하면서 불매 운동까지 번졌다.  2019년에는 공정위로부터 대리점법 위반 혐의로 제재를 받았다. 2015년 1월부터 2017년 10월까지 판촉행사 비용을 대리점에 일방적으로 부담시킨 대리점법 위반 혐의이다. 이후 한샘은 행정소송과 함께 중소기업과 상생 전략을 통해 정면돌파에 나섰다.

경찰이 한샘 본사에 대해 압수수색에 나서면서, 날선 경찰의 칼날이 어디로 향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경찰은 지난해 11월 수사에 착수했다. 이미 관계자들 업무상횡령 등의 혐의로 입건했다. 이날 압수수색으로 가져 온 압수물 분석을 마친 뒤, 윗선 관련자를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