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증막터뷰] '아마데우스' 백석광 "짜릿한 즐거움과 위로 전하는 작품"
[한증막터뷰] '아마데우스' 백석광 "짜릿한 즐거움과 위로 전하는 작품"
  • 조나단 기자
  • 승인 2021.01.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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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의 형식과 틀을 파괴했다. 지금까지 인터뷰는 틀을 짜인 형식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한국증권신문 조나단 기자의 [한증막터뷰]는 배우의 성장과 성공 과정을 추리적 기법으로 막 나가는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한다. 코로나19 시대에 맞게 비대면 방식과 '5인 이상 집합 금지'를 지켜가며 진행하고 있다. 형식과 틀을 파괴하는 인터뷰인 만큼 기자의 개인적인 견해가 포함되어 있다. 기자의 개인주의와 자유주의를 강화하는 측면이다. 연극 <아마데우스>의 모차르트 역을 맡은 백석광 배우에 서면 인터뷰를 요청했고, 답을 들을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인터뷰를 게재한다.

배우 백석광은 데뷔 16년차 배우다. 지난해 연극 <조지아 맥브라이드의 전설>에서 처음 그를 볼 수 있었고, 이후 연극 <죽음의 집> <와이프>에서 그가 그리고 있는 세계를 잠깐이나마 엿볼 수 있었다. 그는 지난해 7월 '제56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연극 <와이프>로 남자 최우수연기상을 받았다. 

그리고 지난해말 연극 <아마데우스>에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역으로 캐스팅 된 백석광 배우는 그만이 그리고 있는 새로운 모차르트를 그려냈다. 다음 인터뷰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대면 인터뷰를 진행하기 힘든 가운데, 코로나 방역단계에 맞추어 방역수칙에 의거해 질문에 대한 답변을 받아 서면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했음을 밝힌다.

사진 ⓒ PAG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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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본지와 첫 인터뷰인데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백석광 : 안녕하세요. 연극 아마데우스에서 모차르트 역할을 맡은 배우 백석광입니다. 코로나19 거리 두기 단계가 높아져 극장이 잠시 닫힌 가운데 이렇게 한국증권신문의 인터뷰를 통해 인사드릴 수 있어 기쁩니다.  

Q. 이번 작품은 어떻게 알게 됐으며, 참여한 계기는 무엇인가. 

백석광 : 아마데우스에 관한 첫 기억은 기괴한 웃음소리였습니다. 어릴 적 비디오 대여점에서 영화 아마데우스를 빌려보았는데 톰 헐스의 기괴한 웃음소리가 오랫동안 귓가에 맴돌더라고요. 이후 연극에 입문하면서 이 작품이 희곡이었다는 사실에 놀라고 피터 셰퍼의 다른 작품들까지 찾아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지나 연출님께 <탈(TAAL)>이란 작품 이후 10년 만에 연락을 받았습니다. 반가운 마음에 선뜻 제안을 수락하였는데 제 성격과는 다른 모차르트 역할을 맡기셔서 조금 놀랐습니다. 

Q. 백석광 배우가 생각하는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는 어떤 인물인가. 

백석광 : ‘음표가 보이는 광인, 음악이 들리는 천재’라고 생각해요. 어린 시절, 사회성을 갖기 이전부터 박수갈채를 받으면서 성장했기 때문에 작곡가로는 화려하지만, 인간적으로 부족한 부분이 많았을 것 같아요. 희곡에도 적혀있듯이 경우에 맞지 않게 터져 나오는 웃음들이 바로 모차르트의 성격을 잘 나타내주는 거 같습니다. 

Q. 연습 중 혹은 공연을 하면서 어려웠던 점이 있었을까. 

백석광 : 연습 초반에 연출님께서 초연과 부러 다를 필요가 없다는 말씀을 하셨어요. 그만큼 대본의 각색과 미장센, 동선이 탄탄한 작품이라 배우로서 기존 작품을 익혀 나가는 데 힘을 쏟았습니다. 다만 요동치는 코로나19 확진자 수로 인해 공연이 취소될까 늘 마음 한구석이 불안했습니다. 아마 현재 많은 분들이 이러한 불안감을 가지고 생활하실 텐데 어서 상황이 나아져서 다시 극장에서 관객분들을 만나 뵙고 싶습니다. 

 

사진 ⓒ PAG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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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모차르트 캐릭터와 실제 성격과 비교해보자면? 어떤가 닮은 부분 혹은 완전히 다른 부분이 있을까. 

백석광 : 정반대예요. 실제 저는 조용한 리스너 타입이랄까요? 수다스럽고 충동적인 모차르트와는 대척점에 있는 거 같아요. 그래서 모차르트를 연기할 때 잠시라도 다른 삶을 살 수 있어 더욱 재밌습니다.  

Q. 모차르트처럼 머릿속에 모든 곡, 모든 음표가 가득 차 있다면, 보고 듣고 느끼는 모든 곳에서 영감을 얻을 수 있다면 어떨 것 같나. 

백석광 : 너무 피곤할 거 같아요. 모든 음표가 머릿속에 차 있는 만큼 세상과 주변 사람들과 단절되어 외로울 것 같습니다. 우리는 천재의 고통 덕분에 영원한 아름다움을 느끼지만, 막상 그 인생을 겪으라고 하면 쉽게 견뎌내지 못할 거 같아요. 

Q. 최근에 가장 꽂힌 대사가 있다면? 

백석광 : “그와 그녀의 생각들을 한 데 모아 신께 들려드리는 것. 그것이 음악이에요.” 

Q. 연극 <아마데우스>에서 빠지면 안 되는 장면이 있다면? 

백석광 : 모차르트와 살리에리의 마지막 레퀴엠 장면입니다. 두 인물이 작품 내내 평행선을 따라 달리다 종국에 잠깐 겹쳐져 함께 음악을 만들어내는 순간입니다. 복잡한 감정들이 마침내 고름처럼 터져 나와 살리에리는 용서를 구하고 모차르트는 죽음으로 향하는 이 장면은 아마데우스의 백미라고 생각합니다. 

사진 ⓒ PAG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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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이 작품을 통해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은지, 관객들이 어떤 메시지를 받았으면 하는지. 

백석광 : 이 작품은 모차르트를 죽음으로 내몬 살리에리의 인생을 통해 자신과의 화해를 목격하게 합니다. 천연덕스러운 모차르트에게선 짜릿한 즐거움을, 살리에리의 끝없는 반추의 몸부림을 통해 위로를 나눌 수 있길 바랍니다.  

Q. 올 한 해, 2020년을 돌아보면 몇 점짜리 한 해를 보냈나. 

백석광 : 10점. 어려운 시기를 잘 이겨내라는 의미로 제 스스로에게 만 점을 부여해 보았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익숙했던 공연 환경이 바뀌니, 마치 모든 것이 리셋된 기분입니다. 돌파구를 찾을 수 없는 막막함 속에서 연극과 배우라는 직업을 깊게 생각해 본 한 해였습니다.  

 

사진 ⓒ PAG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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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코로나가 끝나면 가보고 싶은 곳, 혹은 해보고 싶은 일이 있다면 

백석광 : 공연을 준비하며 다 같이 제대로 식사를 못 한 것이 늘 마음에 걸렸어요. 아마데우스 팀 모두 모여 마스크를 벗고 함께 회식을 하고 싶습니다. 

Q. 2021년 목표가 있을까.  

백석광 : 먼저 아마데우스를 완주하고 이번 해에 취소되어 2021년으로 옮겨진 공연들을 무사히 올리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언택트 시대에 배우로서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볼 생각입니다. 

Q. 마지막으로 1년 후, 2021년 12월 어느 날 즈음에 나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백석광 : "마스크를 쓰고 있을까? 벗고 있을까? 상황이 어찌 되었건 간에 늘 미소와 여유를 잃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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