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직접 투자보다는 펀드 선호
주식직접 투자보다는 펀드 선호
  • 장종수 기자
  • 승인 2005.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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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투기 아닌 합리적인 투자 정착 기대 주가 1000시대, 신중한 투자 경향 보여 주가가 네 번째로 1000시대에 돌입한 지난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대신증권 본사 1층 객장에는 투자자들이 많지 않았다. 불과 10여명이 앉아있을 뿐이었다. 성능이 뛰어나고 편리한 인터넷 거래가 정착되어 투자자들을 직접 객장에 나오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해도 생각만큼 객장 분위기는 달아오르지 않았다. 그 이유에 대해 이 회사의 한 직원은 “주가가 많이 오르고 있지만 투자자들이 직접 투자하는 것보다는 적립식 펀드에 대해 문의를 많이 한다”고 말했다. 펀드의 인기를 새삼 느끼게 하는 대목이었다. 다시 주가 1000시대를 맞이하면서 투자자들이 어떤 투자 방식을 선호할지에 대해 증권가의 관심이 쏠려있다. 각 증권사의 영업 전략도 다소 혼란스럽기까지 하다. 갑작스럽게 주가가 상승하면서 고객들이 어떤 방식으로 투자를 할지 분명하지 않기 때문이다. 주식시장이 살아나는 조짐을 보이기 시작한 지난해 말 이후 현재까지 나타난 변화는 우선 주식투자의 외형적인 증가이다. 한국증권업협회에 따르면 주식투자자의 추이를 알 수 있는 활동 계좌가 크게 늘고 있다. 2월말 현재 활동계좌수는 676만여 개로 지난해 12월보다 12만 6133개가 늘었다. 자산운용협회의 자료를 보면 올들어 이달 3일까지의 주식형펀드의 설정 잔액을 보면 모두 9조8760억원으로 올들어 1조3240억원이 늘었다. 이같이 외형적인 주식투자의 증가는 그만큼 주식투자의 저변이 확대되고 있다는 것을 뜻하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그러나 이같이 전체 빵의 크기가 커지는 측면도 있지만 내적으로도 많은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이계원 미래에셋 강남센터지점 지점장은 “ 직접 투자도 늘어나지만 그전과 같이 직접 투자 일변도의 투자는 많이 줄었다. 펀드 가입을 통한 간접투자 비중이 커진다”고 말했다. 이 지점장은 “과거에 직접 투자와 간접 투자의 비율이 8대 2 정도로 직접투자의 비중이 압도적이었다면 최근에는 간접 투자가 30에서 40%에 이를 정도로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병찬 동원증권 압구정 지점장은 “주가가 상승하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자금에 여유가 없는 것 같다. 큰 자금이 증시로 유입되지는 않고 주로 적립식 펀드에 대한 문의가 많다”고 말했다. 이 지점장은 “투자자들이 과거와 같이 ‘뇌동 매매’를 하지는 않고 심사숙고하여 투자를 하는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 이같은 투자자들의 투자 경향에 대해 업계에서는 그동안 펀드에 대한 교육과 홍보의 효과가 나타나서 새로운 투자문화가 정착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조심스런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국증권업협회는 그동안 협회가 역점적으로 전개해 왔던 ‘주식으로 저축하자’는 캠페인 등 홍보 효과가 나타나면서 투자문화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고 보고 있다. 과거 주가 상승기에는 개인투자자들이 직접 투자에 나서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최근 개인투자자들이 많이 투자하는 코스닥보다는 유가증권시장(거래소시장)을 중심으로 주가가 올라가면서 투기적인 개인들보다는 안정적인 장기 투자를 선호하는 투자자들이 많이 늘어나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강창희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소장은 “최근 투기적인 거래에서 간접투자로 투자문화가 전환되고 있는 추세가 뚜렷하다 재작년까지만 해도 주식투자는 일확천금을 노리는 투자가 주를 이뤘으나 지금은 조금 낮은 수익이라고 하더라도 안정적인 투자를 추구하는 투자자들이 많다”고 전했다. 그동안에는 투자자들이 주먹구구식으로 투자를 한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최근에는 포트폴리오를 짜서 투자하려는 신중함도 보이고 있다고 강소장은 전했다. 이에따라 앞으로 새로운 주가 1000시대는 종전과는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자들의 무모한 투기적 거래보다는 우량주에 대한 장기 투자나 간접 투자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이에따라 펀드의 인기도 계속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우량 주식의 물량 부족 현상도 건전한 투자 문화의 신호로 평가되고 있다. 증권업계는 이같은 투자 문화의 변화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장종수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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