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내견 거부 사태' 삼성과 롯데, 엇갈린 기업윤리
'안내견 거부 사태' 삼성과 롯데, 엇갈린 기업윤리
  • 조나단 기자
  • 승인 2020.12.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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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롯데마트 잠실점에서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안내견을 교육하던 훈련사와 예비 안내견의 출입을 한 매니저가 막으면서 언성을 높인 것이다. 해당 사건은 현장에 있던 목격자들에 의해 공개되며 논란을 일으켰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롯데마트는 1일 즉각 사과문을 게재했다. 그러나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롯데 불매운동'이라는 게시글이 올라오는가 하면 '삼성화재 의문의 1승'이라는 게시글이 범람했다. 한 전문가는 이와 관련해 "이번 사태는 일반인들에게 안내견에 대한 인식 및 존재와 필요성을 알게만들어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태에서 매니저가 막았던 안내견은 실제 안내견이 아닌 '예비안내견'으로 '퍼피워킹' 중이었다. 퍼피워킹은 생후 7주된 강아지를 1년 동안 자원봉사자의 집에 위탁해 사회화 하는 과정을 뜻한다. 퍼피워커는 시각장애인이나 청각장애인의 안내견이 될 강아지를 일정 기간 동안 자원봉사자의 집에서 훈련을 시키는 자원봉사자를 말한다. 

예비안내견들은 1년간 퍼피워킹을 진행하며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법과 품행 등을 익히며, 1년후 안내견 학교에 돌아가 담당 훈련사와의 훈련을 받게된다. 이후 시각장애인과 함께 생활하며 가장 잘 맞는 안내견이 결정되면 분양되게 된다.

국내에서 시각장애인을 위한 안내견을 양성하고 분양하고 있는 곳은 삼성화재 안내견 학교와 한국장애인 도우미견협회 단 두 곳 뿐이다. 그나마도 한국장애인도우미견협회는 청각장애인 도우미견을 위주로 양성하고 있는 상황이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삼성화재 안내견학교는 애견가로 유명했던 故이건희 전 삼성그룹회장이 적극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1993년에 설립됐다. 이후 시각장애인 안내견 육성과 훈련 프로그램을 만들어 250마리에 달하는 안내견을 분양 보냈으며, 현재 60마리 정도 활동 중이다. 이는 한 기업의 오너의 취미가 공익의 차원으로 승화시킨 예로 손꼽힌다. 

사진 ⓒ 온라인커뮤니티게시판 화면 갈무리
사진 ⓒ 온라인커뮤니티게시판 화면 갈무리

 

한 관계자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일반인들의 인식의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예측했다. "안내견에 대해 좋지 않은 시선이나 영향이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오히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일반인들에게 인식의 변화가 생긴 것 같다. 안내견의 존재와 필요성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가 나오는걸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예비 안내견에 대해 걱정하는 시민들이 많았다. 다행히도 리트리버는 성격이 좋아 회복 탄력성도 높은 편에 속한다. 현재 공개된 기죽어보이는 사진 때문에 걱정하는 시민들이 많았는데 곧 기운을 차릴 수 있을 것"이라며 "퍼피워킹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주고 경각심을 가진것만 해도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이번 안내견 거부 사태와 관련해 '배려가 존재하는 선진 사회로 한 걸음 나아가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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